서울신학대학교 제13대 총장 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

1. 외경의 집회서 서문 (Ecclesiasticus : Ben Sirach, 약 B.C. 132)에 저자인 지저스 벤 시락(Jesus ben Sirach)의 손자가 그의 할아버지께서 “율법서와 예언서, 그리고 열조들의 다른 책들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그 결과로 자기 자신도 지혜와 배움의 귀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라고 하여 B.C. 150년 이전에 벌써 구약성서는 이미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의 세 부분으로 존재하여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성문서(the Writings)의 내용이 정확히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언급이 없다. 

2. 요셉푸스(Josephus of Jerusalem : A.D. 37∽95)의 Contra Apionem: 유대인 역사가 요셉푸스는 알렉산드리아의 문법학자인 Apion에게 보낸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a. 정경의 성서는 모세 시대에서부터 에스라(Ezra)까지의 기간에 신적 문서 22권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여진 것으로 B.C. 5세기, 즉 페르시아의 아닥사스다 1세(Artaxerxes of Persia B.C. 465~423) 통치 때 정경(Canon)에 선정된 책이어야 한다.
b. 이 글들은 누구도 변경할 수 없으며, 아무런 가감도 할 수 없다.
c. 유대인들은 이 글들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알고 지켜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 글들을 위해 생명까지 바쳐야 한다.
즉, 여기서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아닥사스다 왕 1세 이후에 기록된 책은 신적 권위의 책으로 인정할 수 없고 정경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22권의 책은 유대인 성서 24권과 같은 것이나, 예레미야서와 예레미야 애가서를 한 권으로, 그리고 사사기와 롯기를 한 권으로 계산한 분류이기 때문이다. 요셉푸스에 의하면 구약성서의 정경화 시기가 에스라 시대, 즉 B.C. 450~400년 경이라고 볼 수 있다.

3. 탈무드경의 Baba Bathra 14b~15a(A.D. 2세기 경) : 이는 유다스 학카도쉬(Judas Hakkadosh)가 기록한 것으로 여기에 히브리성경 목록 24권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구약의 39권과 같은 것으로 율법서 5권, 예언서 8권, 성문서 11권인데 사무엘 상하, 열왕기 상하, 역대기 상하 등을 각각 한 권으로 계산하고, 12소예언서를 한 권으로, 에스라와 느헤미야서를 한 권으로 포함시켰다.
이 탈무드 논문에 “모세가 자기 책을 썼고…에스라는 자기 자신의 책을 썼으며, 자기 시대까지의 역사를 역대기서에 기록했다”고 되어 있다. 늦은 연대에 속한 책도 이미 에스라 시대에 마무리 지은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4. 구약의 제일 마지막 역사책인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 역대기서 등의 내용에 B.C. 400년 이후의 사건에 대한 기록이 없고, 포로후기 작품인 학개, 스가랴, 말라기서 등의 예언서에도 B.C. 400년 이후의 사건 기록이 없다고 보며, 그 언어적 용어 사용도 포로귀환 직후의 기록을 증거한다고 본다.
그 밖에 제롬(Jerome : A.D. 340~420)도 ‘Prologus Galeatus’란 책에서 구약 정경 22권을 언급(현 39권 동일)했고, 예수님도 구약성서를 율법서, 예언서, 시가서의 3부분으로 언급하셨다(눅 24 : 27, 44).

결론적으로 말하면, 위의 구약 정경의 세 구분에 대한 유대인 전통적 증거와 성서 외의 증언들, 그리고 성서 자체의 증언들을 볼 때 이미 유대인 사회에서는 구약성서 기록이 B.C. 400년 이전에 완료되어 정경 속에 포함되어 존경과 삶의 기준이 되어왔다. 그러다가 그 후에 외경과 위경들이 쏟아져 나와 유대인들 사이에 많이 읽혀지고 성서와 혼돈되는 경향이 있어지자 A.D. 90년 얌니야(The Council of Jamnia)회의에서 다시한번 24권(현 39권)의 책을 확인하고 ① 추가불가 ② 제거불가 ③ 변경불가를 영원한 의무로 결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회의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것들이 성서 기자들에 의해 쓰여질 때 이미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졌고 믿었던 것이다. 회의에서의 확정은 이 사실을 단순히 시인하고 수락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얌니야 회의는 유대교 교권자들의 회의가 아니라 학파, 회중들의 집회였고 거기서 경전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J.P. Lewis).

A.D. 70년 예루살렘의 멸망과 더불어 성전이 파괴되고 성전예배가 상실되자, 유대인들은 그들의 안전과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성경에 집착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기독교의 부흥으로 인한 그들의 종교적 정체성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자 그들의 경전에 주목하게 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전해진 히브리 정경을 더욱 확실하게 승인하게 되었다.

정경성의 궁극적인 근거는 바로 정경성과 영감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어느 책이 영감되었다면 바로 정경이다. 만약 어느 책이 영감되지 않았다면 그 책은 정경이 아니다.

<다음호에 계속>

최종진 박사(구약학)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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