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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신학박사(Ph.D.) 논문 연재(4)『마녀의 망치』와 ‘죽음의 알레고리’
  •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 승인 2019.10.11 15:26
  • 호수 459
  • 댓글 0

               

 저자: 전경숙 박사, 성공회대(Ph.D.) 한신대(M.Div.) 부산대 수학과

원제: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의 <네 마녀들(Four Witches)>에 표상된 기독교인문주의 연구”

인문주의자들은 르네상스의 이상인 “인간의 존엄”이 남성만을 위한 것처럼, “존엄한 남성”이 살아가는 기독교사회를 위해, 고대 그리스철학에서부터 내려오던 여성에 대한 이분법적 개념인 “선과 악” 또는 “성녀와 죄인”의 구분을 강화했다. 그들은 사회와 가정에서의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하고 성적인 질서를 칭송하려는 도덕화를 심화시켜나갔다.

1486년 출판된 『마녀의 망치』는 스콜라식 논쟁 방식을 취하여 당시 독일에서 유행하던 마녀 전설들을 담아낸 사법 지침서로 전체가 3부로 되어 있다. 저자들인 도미니크 수도회 출신의 크라머(Heinrich Kramer)와 스프렝거(Jakob Sprenger)는 특별사법관에 임명되자 마녀재판을 위해 서로 협력했다. 그들은 섬세한 여성이 스스로를 악마에게 종속시키는 마녀가 되기 쉽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마술이 악마의 힘에서 나온다고 주장한 아우구스티누스 등 교회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사상들을 예시하며 성적 충동의 책임을 여성과 악마에게 돌렸다. 이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도덕적으로 나약하여 악마의 유혹에도 쉽게 빠진다는 믿음을 강화시켰다. 1489년 법학 교수이던 울리히 몰리토(Ulrich Molitor)는 『여성 마법사와 점쟁이(De lamiis et phitonicis mulieribus)』를 출판하고, 1493년에는 독일어로도(Von den Hexen und Unholden) 출판되었다.

1494년 교황 인노켄티우스 8세(Innocentius VIII)는 귀신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자들이 득실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교령 수미스 데시데란테스(Summis desiderantes)를 공포했다. 이제 교황의 교령을 서문에 포함시킨 『마녀의 망치』는 마녀사냥을 위한 표준지침서가 되고, 마녀술을 부정하는 모든 이들은 이단으로 단정되었다. 전염병(페스트)과 백년전쟁(1337-1453) 그리고 교황청의 분열 등을 겪은 불안한 시기(Age of Anxiety)에 사람들은 혼란과 불안의 원인을 사탄과 악마의 영향으로 돌리면서 중세 말부터 시작되었던 마녀사냥은 18세기 중반까지도 이어지는 ‘마녀광란(witch craze)’ 사건이 되었다.

뒤러의 동판화 <폭력의 남자>는 수미스 데시데란테스가 공포되던 해 제작된 죽음과 관련한 작품이다. 미술사에서는 이 동판화를 파노프스키의 ‘죽음의 알레고리’로 해석한다. 화면 가운데 벤치에 퀭한 두 눈과 음탕한 수염과 입을 가진 남성이 죽음의 폭력을 행사하며 앉아있다. 여성은 오른발을 힘차게 뻗어 도망치려하지만, 그녀의 가슴 가운데서 내려오는 선, 오른쪽 허벅지 끝에서 그리고 발목 끝에서부터 드레스의 세 선들이 팽팽하게 당겨져 죽음의 왼손에 하나로 꽉 잡혀있다. 그런데 여성의 머리모양은 <네 마녀들>에서 왼편의 임신한 부인과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벤치 옆의 악덕과 파멸을 상징하는 죽은 나무 가지 위로부터 두 주인공의 머리 위로 두루마리 같은 커다란 현수막이 리듬감 있게 펼쳐졌고, 그 양쪽 끝에서 꼬불꼬불한 새순들이 돋아나고 있다. 뒤러는 폭력의 현장 위로 새순들을 묘사하여, 그리스도를 “연한 순이나 싹”(이사야 53:2)으로 예언한 성서의 메시지를 자신의 인문주의자 친구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시대 마녀사냥의 희생자는 대부분 주부였다!

전경숙 박사(성공회대 Ph.D.)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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