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단 회복의 몸부림

총회 분위기가 분주해지고, 무엇인가 새로운 움이 트려고 하는 기운이 솟구치고 있다. 그 이유는 신임 총회장 권석원 목사(천안교회)가 성결교단의 구령 열정을 되살리기 위해 전국 지방회 순회 성결인대회를 새롭게 주창하며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송윤기 목사(교단 총무)가 제103년차 총회에서 교단 역사상 최초로 교회성장프로젝트 『MISSION2030 정책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총회본부 각 국·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교단 전국 교역자들이 모여 <2009목회자 성령컨퍼런스(성결촉진대회)>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이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정책기획실(팀장 김춘백 목사)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교단 회복의 이유와 필요성

이토록 성결교단의 회복을 위해서 몸부림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권석원 목사는 “구령의 열정이 살아 있던 성결교회의 전통을 살리고 진정한 성결과 부흥을 위해 필요한 목회자의 영성회복과 성령 충만한 사역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이러한 분위기 고취를 위해서 전국 각 지방회 별로 성결인대회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부산서지방회는 5월초 성결인대회를 통해 성결교회의 부흥을 다짐하고 장기기증 등 대사회적인 사랑실천을 약속한 바 있다”면서 “이 행사를 통해 성결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고취되었던 모범을 배워 전국 지방회가 성결인대회를 개최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송윤기 목사(교단 총무)는 “초창기 성결교회는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전도하던 성령운동교단이었다”면서 “성령운동이 식어진 성결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성령운동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10월에 실시될 성령컨퍼런스 행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해석들을 분석해 보면 성결교단이 무엇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해석을 할 수가 있다.

교단 회복의 걸림돌

그런데 문제는 권석원 목사와 송윤기 목사의 해석대로 교단 분위기가 굳어진 이유가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이 작업이 중요한 점은 요한계시록 2장 4절부터 5절까지 말씀에서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말씀한대로 원인 분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0년 전 마가의 다락방처럼 성령 강림 사건은 단회적이지만 역동적인 역사는 연속성을 갖고 있기에 모쪼록 권석원 목사가 야심적으로 내놓은 성결인대회와 송윤기 목사와 김춘백 목사가 정열적으로 준비하는 성령컨퍼런스가 성공하길 기대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중세시대의 교황 무오설과 교회 권력의 남용에서 우려되는 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금력과 권력이 응집되면 영성적으로 역동적일 수 없는 조직의 폐쇄성이 생길 수 있고, 그 힘을 움직이는 실력자들의 권한이 강해져서 인간의 판단과 해석이 중심이 될 소지가 있다.

그러므로 마치 광야교회에서 금송아지를 만들고 ‘출애굽 시킨 신’이라고 고백했던 모습이 되살아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인간의 조직이 굳어지면 성령이 역사할 수 없다. 이러한 모습은 중세교회에 있었다. 당시에는 ‘해석되어야 하는 성경’에서 ‘해석되어 버린 성경’으로 바꿔 버렸다.

해석의 오류

‘해석되어 버린 성경’으로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해석학이란 어떤 문제에 대해 “이런 것이 있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개과정이나 심화과정, 특별히 고민스러운 부분을 캐려 애쓰는 작업이다. 해석학(hermeneutics)이라는 말의 유래는 고대 희랍신화에서 신의 말씀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던 헤르메스(Hermes)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인간이 신과 다른 언어를 사용했기에 신의 이야기는 인간이 이해 가능하도록 해석되어 전달되어야 하였던 것이다.

성경해석학도 마찬가지이다. 성경 해석이 필요한 것은 근본적으로 성경이란 해석되어야 하는 말씀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데 이 해석은 서양 고대의 사상 전개 과정에서, 특히 헬레니즘 시대와 아우구스티누스를 거치며, 교회가 주도하는 해석으로만 점차 받아들여져 갔다. 중세에 들어서서는 교회가 정한 규준이 성경 해석을 마침내 좌우한다. 중세 로마 가톨릭을 경유하면서 해석되어진 성경이 되어 버렸다. 성당에서는 이미 해석된 성경을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유지했다.

이러한 권력을 쥔 사람들의 관점과 해석의 오류를 극복하지 않고는 어떤 행사를 요란스럽게 하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볼 때 하나님의 은총을 갈구하는 신령한 직분의 사람이 왜 판단과 해석의 오류를 남기면서 불의한 편에 서는 것일까?

개인 윤리적 해석으로의 변화

기원전 388년에 멸망한 민주국가 아테네까지는 인간의 ‘행복’을 ‘공동체’ 안에서 찾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의 행복을 공동체 안에서 찾았던 철학자들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말이 이를 반증한다. 우리가 대한민국 여권을 반납하고 공동체에 소속되지 않은 채로 행복할 수 있을까? 매우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행복이라는 것은 정치적 공동체를 떠나서는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후 400년 이상 지속된 헬레니즘시대에 접어들어서는 공동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여전히 행복을 원하지만 예전 같이 공동체에서 찾을 수 없자 개인적인 윤리를 추구하게 된다. 사회 공동체가 무너지자 마음을 다스려서 행복해지려고 했다. 세상이 정치에서 윤리로 넘어간 것이다. 그 시대에 에피쿠로스학파, 스토아학파, 회의주의 학파 등이 등장했다. 즉 스토아학파가 말했던 ‘아파테이아(apatheia)’는 정념이나 외계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초연한 마음의 경지를 추구했는데, 이는 파토스(열망, 욕망)를 없앤 상태를 행복으로 본 것이다.

결국 다함께 행복해지는 것보다 자신의 수양을 통해서 행복해지려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이번 휴가 기간에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다시 읽어 봤다. 초대 교회 당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년 11월 13일~430년 8월 28일)는 고대 세계에서의 성경 해석이 중세 전통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 서있던 인물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젊은 시절에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마니교의 신도였다. 또한 신분 차가 나는 여성과 아이를 낳으며 동거하기도 했다.

『고백록』은 아우구스티누스가 40세 초반에 신부로 재직할 때 저술을 시작했고, 70세 사망할 때까지 자기의 삶을 진솔하게 고백하며 30년 이상 고민을 하면서 쓴 것이다. 이 책의 핵심 고민은 “인간이 스스로 노력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이었다.

이 책에서 행복을 가로막는 요인은 악이라고 보았다. 뿌리 깊은 악을 근원적인 악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악은 어디에서 오는가?”라고 질문하면서 “악한 신에서 올까?” “아니다”. “육체와 물질에서 올까?” “아니다”. “인간 자신에서 온다”고 봤다. 그러면서 악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행복은 어떻게 오는가?” 악은 인간 자신 때문에 생겼듯이 인간 스스로 악하다고 봤다. 이러한 악의 근원적 성격 때문에 인간은 신의 은총이 필요하다고 봤다.

은총론을 강압적으로 강요

그러나 당시의 펠라기우스(Pelagius) 등은 “인간의 자유로운 결단으로 행복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들을 비판하면서 교회의 행정력까지도 이용하여 비난한다. 418년 북아프리카 공의회는 펠라기우스의 입장을 배격하고, ‘은총에 의한 행복관’을 공식 견해로 표명한다. 이는 사상사에서 보면 중세의 시작쯤에 해당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래서 고대의 마지막 인물이자, 동시에 중세 최초의 인물로 평가된다.

이러한 선례가 성경은 하나의 기준에 의해서만 해석되어 후속 세대에 전달되는 세대 전승의 도구가 됐다. 그래서 중세 로마 가톨릭의 성당은 해석된 것을 공부하지만 개혁된 교회는 스스로 느낀 것을 중시하며 체험을 중시한다.

진정한 성결교단의 변화

인간은 권력을 갖는 순간 자신의 해석을 강요한다. 그러나 성경은 ‘역사 속에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여러 인물들이 자신의 역사적 상황에서 신앙을 지켜가며 신앙고백을 한 기록이다. ‘해석되어 버린 성경’으로 교권을 쌓으면 굳어진 조직이 되지만 ‘해석되어야 할 성경’으로 대하면 역동적인 교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바벨탑은 무너뜨리시지만 갈릴리 민중을 만나며 생명을 위해 해석을 하던 조직은 2000년이 지나 많은 열매를 맺었듯이 세워 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겨자씨를 큰 나무로 사용하실 것이다. 성결교단은 겨자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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