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23 수 18:15
상단여백
HOME 독자기고 특별기고
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8)아이들의 어리광을 타고 넘은 복음...
  • 정원영 목사
  • 승인 2019.07.10 16:46
  • 호수 450
  • 댓글 0
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임자도 복음 전파는 일가친척들 가운데 모인 5명의 여인과 마을의 느티나무 아래로 펼쳐진 찬양과 말씀의 향연을 타고 모여든 몇몇 여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임자도 민어 파시에서 대성공 거두어 지역의 유지로 자리 잡은 남편의 명성 때문에 복음전파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기독교는 서양종교이고 경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풍토가 이곳 섬마을에도 전해져 있던 터라 밤늦게 모이는 아낙들을 동네 남정네들이 곱게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을 남정네들 사이에 부인 단속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였다. 문 전도사를 만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남정네들이 하나둘 늘어가며 복음의 문은 난관을 맞이한다. 그러나 문 전도사에게는 섬 전도의 큰 경험이 이미 있는바, 장석초 목사와 함께 압해도를 부흥시켰던 그때의 일을 접목함으로 전도의 돌파구를 뚫어냈다.
섬 생활은 육지와 다른 점이 많다. 남자들이 바다에 나간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과 같다. 지금이야 일기예보가 있지만 그때는 일기예보도 없을뿐더러 들을 수 있는 라디오도 없던 시절이다. 바다 일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이다. 그래서 연인들은 남편에게 순종적이고 또한 바다에 나가기 전에는 어장에 나가는 남편에게 부정 탄다며 말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가 복음의 거대한 장애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문준경은 섬 생활의 또 다른 면모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섬은 대부분의 생필품을 육지에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부족하고 아이들과 여인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기도 했다. 의류와 약품 그리고 아이들의 군것질거리가 이런 것들이었다. 문 전도사는 압해도에서처럼 아이들의 옷가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재봉틀 한 대를 친척 집에서 빌렸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만들고 또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이들 옷을 먼저는 복음을 듣기 위해 모여든 아낙네들의 아이들에게 입혀주었다. 그것도 공짜로 입혀주니 금세 소문이 났다. 아이들이 새 옷을 입고 달려 나가 문 전도사님이 주셨다고 하며 자랑하기 시작했다. 문 전도사님의 성경 공부를 하러 가서 엄마가 받아왔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은 금세 집으로 달려갔고 엄마들을 졸라댔다. 남편의 윽박이 아이들의 어리광을 이겨낼 수 없었다. 마치 도르가가 여인네들과 아이들의 속옷과 겉옷을 지어 입혔던 그 헌신과 같은 모습이었고 사람들의 마음을 감화시켰다. 이런 문 전도사의 헌신은 섬 전체의 활기로 찾아왔다. 덩달아 남정네들도 예쁜 옷을 차려입은 아이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서양종교라는 막연한 반감이 무너지고 복음의 문이 쉽게 열리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던 작은 부인 소복진은 형님의 이런 열심에 힘을 더하여 주었다. 남편 정근택에게 형님께 재봉틀 하나만 마련해 드리자며 살며시 운을 떼었다. 평소에 아내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가지고 있던 남편 정근택은 목포를 다녀오던 길에 재봉틀 하나를 사다 주었다. 그리고 약품 몇 가지와 각설탕 몇 봉을 사다 주었다. 매일 매일 바쁜 사역으로 지쳐가던 문준경은 이런 남편의 도움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또한 하나님의 도우심의 섭리를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 이렇게 임자도의 복음전파는 힘을 얻게 되었고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마음이 문준경에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임자도에 첫발을 내딛던 그때, 자꾸만 눈에 들어오던 마을 오른편 언덕이 자꾸만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은 왜 그곳을 자꾸만 바라보게 하셨을까? 그저 신실하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의 예비하심이 어떻게 드러날까 하는 설렘이 오늘도 미소를 불러온다. 주님의 은혜가 감사할 따름이다. 

정원영 목사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정원영 목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