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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20)또 다른 조력자
  • 정원영 목사
  • 승인 2019.06.11 16:50
  • 호수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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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 (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 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문준경은 청강생으로 경성 성서학원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은 결코 작지 않았다. 쉽지 않은 청강생의 길을 열어주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이었을까? 다시 한 번 문준경의 마음을 확인하시기를 원하셨을까? 길은 열렸지만 여전히 어렵고 고달픈 길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청강생이기에 앞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출석을 부르지만 자신의 이름은 불려지지 않았다. 또한 기숙사에 입사할 수도 없었다. 
서울로 상경할 때 남편 정근택과 의논 하였다. 남편 정근택은 둘째 부인을 얻은 것이 항상 미안했다. 등선리 한 집에서 두 부인을 함께 있게 할 수는 없었다. 가문의 법도가 그랬다. 남편 정근택이 오면 둘째 부인을 위해 문준경은 증동리 본가로 갔다가 돌아오곤 했다. 이런 와중에 첫째 문심과 둘째 숙영이 태어 났고 서너 해가 지나갔다. 더 이상 이렇게 생활 할 수는 없었다. 첫째 부인도 둘째 부인도 안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임자도로 둘째부인과 아이들을 데리고 이 거하기로 결정한다. 첫째 부인에게는 아버님께 물려받은 등선리 집과 땅을 주었다. 그러나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서울로 공부하러 가겠다고 하는 아내에게 용기를 주었다. 학비도 책임져 준다고 하였다. 그러나 기숙사에 들어갈 수 없었던 문준경에게는 학업뿐 아니라 생활 자체가 어려웠다.
“내가 기억하지요. 큰어머니가 집에 오셨었어요. 신앙심이 참 좋으셨어요. 저도 큰 어머니 손을 잡고 북교동교회를 나갔었어요. 큰 어머니는 전도왕이라 불리셨지요. 정말 열심이셨어요. 낮에는 전도하고 밤에는 바느질로 옷을 만들어 돈을 벌었어요. 그 돈으로 구제품도 사고 약도 샀지요. 그리고 만든 옷들을 가져다가 아이들에게 입혀주시곤 했어요. 섬 지방에는 물자가 귀하고 약도 없으니 큰어머니가 가시면 대환영이었어요. 복음을 전하면 사람들이 새 옷을 입듯 빨려 들어갔어요. 대단했었어요. 그러던 중 어머니는 경성으로 가서 공부하실 생각을 하셨지요. 그때 아버지를 만나 의논하셨어요. 제가 직접 들었어요. 아버지는 공부하시겠다는 큰어머니께 해 보시라며 힘껏 돕겠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잘 몰랐어요, 그런 데 나이가 들고 보니 아버지의 마음을 알 것 같더군요. 아버지는 자식을 못 낳아서 부인의 자리를 내준 큰 어머니께 항상 미안해 하셨던 것이에요. 그래서 큰 어머니가 하시겠다는 일들은 싫은 내색을 안 하시고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학비와 생활비도 보태 주셨지요. 후에 전도사님이 되어 임자도와 증도에 교회를 개척하셨을 때도 많이 도우셨어요. 증동리에 있는 염산 마을의 논 6마지기 를 교회에 헌사 하셨어요. 그 땅을 교인 들이 함께 경작해서 교회 비용으로 쓰 셨지요.” 문준경의 마음이라 불린 큰 딸 문심은 이렇게 부모님들을 회상하며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님을 알지 못했던 때에 결혼하여 남편과 동거하였다. 그러나 자녀를 낳지 못해 아내의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다, 남편의 성공을 주신 하나님은 서남해 어디를 가든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대 재력가의 아내의 위상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부르셔서 장석초 김응조 이성봉 목사라는 걸출한 당대의 목회자들을 통 해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체험으로 무장시키셨다. 그리고 경성성서학원에 보내셨다. 그러나 남편의 조력에도 불구하고 청강생인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은 너 무 컸다. 삶의 자리였던 목포와 서남해 는 경성과 너무나 먼 곳이었기 때문이다. 가져온 돈은 쉬이 떨어졌다. 원입생 에 비해 생활비가 배나 더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 속에 하나님의 연단이 있었다. 문준경은 이 과정에서 기도 와 인내라는 또다른 훈련을 받게 된다. 문준경은 이렇게 준비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뿐이다. 

정원영 목사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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