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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소사(小子小事)와 최 페치카
  •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 승인 2019.02.21 09:16
  • 호수 435
  • 댓글 0

2019년 발렌타인데이 날 서울은현교회 제직헌신예배에 나를 강사로 초청해주신 최은성 담임목사님을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김용일 전 서대문구의회 의원님과 함께 찾아뵈었다.

최은성 목사님은 마태복음 25장 40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와 누가복음 16장 10절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라는 말씀을 실천하는‘小子小事’의 목회를 하고 계셨다.

우선 담임목사실이 교회에서 가장 좋은 방이 아니라 가장 꼭대기 구석에 위치했다. 그렇지만, 그 방은 수많은 서적들이 쌓여있는 교수연구실 같았고, 예수님의 향기가 묻어나는 참 포근한 방이었다.

서울은현교회는 교회가 들어섬으로 인해 주변 집값이 하락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교회를 건축할 때 주변에서 흔히 보는 교회 건물 형태가 아닌 교회 건물 같지 않은 건물을 지었지만, 오히려 건축문화예술 전문잡지인‘공간 Space’에 소개되고, 해외에서도 교회 건물을 탐방

오기도 했다고 한다. 십자가도 건물 외벽에 매립되어 있다. 또한 인근 주민들에게 주차장도 개방하고 있다.

최은성 목사님은 지난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동부한인교회 부흥회에 갔다가 알게 된 러시아 항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선생을 소개해 주셨다. 아래 내용은 최은성 목사님의 2019년 2월 3일 주일 설교 내용 중 일부이다.

최재형 선생은 노비였던 아버지와 기생이었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가난과 멸시를 피해 연해주로 이주했으나 거기서도 너무 배고파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게 된 아홉 살의 어린 최재형을 무역선 선장인 ‘표트르 세묘노비치’가 발견하여 양자로 삼았다. 무역선 선장인 양아버지를 따라 6년간 여러 차례 세계를 일주하며 견문을 넓히고 무역을 배우게 되었다.

그는 탁월한 러시아어 구사능력과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시베리아 철도 사업에 참여하여 고려인들을 대거 채용하여 철도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고, 그 공로로 러시아 황제를 알현하고 훈장을 받았으며 고려인 최초로 러시아 크라스키노의 군수(郡守)에 임명되었다. 그는 군수로 받은 연봉 전액으로 우수한 고려인 학생들을 모스크바에 유학시켜 인재를 양성하였다.

또한 1904년 러일전쟁으로 연해주에 주둔한 러시아 군대를 위한 군수사업에 뛰어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모은 엄청난 재산을 털어 고려인을 위해 32개의 학교를 세웠고, 가난과 차별에 시달리는 동포들의 정착과 자립에 힘쓰며, 대동공보(大東共報)를 발간하여 고려인들의 계몽과 항일사상을 고취하였고 또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규합하여 최초의 독립군인‘동의회’를 조직하고 무장을 도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리에 크게 기여하였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한 거사에도 최재형의 지원으로 성공하게 되었고, 상해 임시정부의 재정장관에 임명되기도 하였다. 그는 러시아 한인사회의 제일의 인물이요, 시베리아 동포의 큰 은인으로 추앙되어 당시 연해주 일대에 사는 한인들은 하나같이 집집마다 최재형의 사진을 걸어놓았으며, 고려인들은 그를 따뜻한 난로, 태양 같은 사람이라 하여 최 페치카라고 불렀다.

노비와 기생의 아들로 태어나 얼어 죽고 굶어 죽을 최재형이 따듯하고 인자한 러시아 선장의 양자가 되어 최 표트르 세묘노비치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받은 은혜와 사랑을 누리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아직도 가난과 압제에 종노릇하는 동포들과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위대한 삶을 살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를 노비와 기생의 아들 최재형이 아닌, 러시아인 최 표트르 세묘노비치도 아닌, 동토의 시베리아 땅에 따스한 태양과 난로 같은 최 페치카로 칭송하며 기억한다.

동토(凍土)의‘따뜻한 난로’같은 삶을 산 최재형 선생은 온유하고 겸손한 성품을 지닌 예수님을 닮은 분이었다. 나는 과연 예수님을 믿는 티가 나는가? 참 부끄럽다.

최은성 목사님 방을 나서는데, 문 앞에 ‘위대한 사람일수록 평범한 하루를 충실하게 보낸다’는 에머슨의 말이 붙어 있었다. 오늘부터라도 하루를 충실하게 보내자. 오늘부터라도 주님의 제자로 이 차갑고 이기적인 세상에서 따뜻한 난로 같은 사람이 되도록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

하자. 그렇게 하루하루 小子小事의 삶을 살자.

(출처: 변호사 김양홍 장로의 네이버 포스트에서 일부 인용 게재)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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