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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생명 받은 이식자 보고 싶어”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캠프, 꿈이 현실 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와 한화생명(대표이사 차남규 부회장)은 11월 3일부터 4일까지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에서 ‘생명의 물결 1박 2일 캠프’를 진행했다. 이번 캠프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와 이식자 등 총 90여 명이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생명나눔의 추억을 쌓았다.


‘도너패밀리’는 지난 2013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결성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모임으로, 매해 소모임 및 연말모임 등 행사를 진행하며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식인들과 함께 떠나는 1박 2일 캠프는 모임 이레 처음 있는 일이다. 신장, 췌장 이식인들 모임의회장을 맡고 있는 송범식 씨는 이날 캠프에서 “유가족들에게 이식받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건강하고 활기차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우리의 밝은 모습이 조금이나마 가족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이 캠프에 함께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캠프는 도너패밀리와 이식인들이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레크레이션으로, 함께 박수치고 춤을 추며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모이는 자리 참석은 처음인 전수애(여, 41세) 씨는 “남편을 잃고 아이들을 혼자 키우느라 이런 모임에 함께할 여유가 없었다”며 “특히 11월 2일이 남편과의 결혼기념일이라 딸과 함께 이번 캠프에는 꼭 참석하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에는 이식인들이 마음을 담아 기증인의 이니셜이 들어간 팔찌를 제작해 와 유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팔찌를 걸어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시간을 통해 특별한 만남도 이뤄졌다. 바로 2014년 7월 15일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아들 정동윤(당시 29세) 씨를 가슴에 묻은 남기주(여, 64세) 씨는 같은 해, 같은 날, 아들과 같은 나이의 남성에게서 췌장을 이식받은 이식인 조은설(여, 40세) 씨를 만난 것. 조 씨는 “기증인 가족분과 이야기하는 도중에 제게 췌장을 기증하신 분과 모든 것이 똑같아 너무 놀랐다”며 “이 자리에 함께한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제게 생명을 주신 분의 가족들이라고 생각하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조 씨를 꼭 안아주며 “궁금했고 보고싶었다”며 “건강하고 행복해라”라고 말을 전한 남 씨의 모습에 함께 자리한 도너패밀리와 이식인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의 정보 공유가 금지되어 있어 가족의 장기가 누구에게 이식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이기에 남 씨와 조 씨의 만남은 더욱 특별했다.

남기주 씨(왼) 이식인 조은설 씨(오른)

이어 참석자들은 ‘괜찮아. 괜찮아’라는 심리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이튿날에는 1.3km가량 되는 영랑호 둘레길을 걸었다.


박진탁 이사장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생명나눔’이라는 공통분모로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현장이었다”며 “이번 캠프의 만남을 통해 장기기증인의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활발한 교류의 물고가 트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2018년 9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6900여 명이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16년도에 570여 명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는 400여 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8%인 약 142만여 명이 장기기증서약에 참여하여 미국, 영국 등에 비하면 참여율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아들의 이니셜이 새겨진 팔찌를 보고 있는 뇌사장기기증인 유가족 편무성 씨

양유라  2yr@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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