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주일예배에 저 혼자 교회버스를

타고 갈테니 이젠 데리러 오지 마십시오

   그래도 3월은 주일이면 꼭 모시고 교회로 와서 함께 예배를 드렸고, 금요일에도 꼭 모시고 와서 구역예배에 잘 참석하였습니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한 달 간을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날마다 방문하여 성경공부를 하며 양육을 하였습니다.

“주 여호와여 오직 주는 하나님이시며 말씀이 참되시니 이다. 주께서 이 좋은 것으로 종에게 허락하였사오니, 이제 청컨대 종의 집에 복을 주사 주 앞에 영원히 있게 하옵소서. 주 여호와께서 말씀 하셨사오니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사무엘 하 7:28-29)

   말씀을 묵상하며 그가 영적인 변화를 통해 지금까지의 삶에서 깨어나 하나님의 은혜로 기쁨과 감사의 삶이되기를 간구하였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전도활동을 계속하면서6월 2일 주일에 이문희(45) 딸 소리(중2),아들 소중(중1)가족을 전도하여 등록하고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7월 2일 맥추감사주일예배를 드리고‘오늘이 300번째의 만남입니다.’그도 감격하며 감사했습니다.7월 21일 그가 그토록 먹고 싶어 하던 복탕을 사드렸습니다.

   그는 매월 동사무소에서 입금되는 30여만 원의 생활보조비로사는 어려운 형편인데 매달마다 십일조헌금은 꼭 드립니다.7월 31일부터 8월 14일까지 그는 다시순천중앙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8월 5일은 저의 생일이었습니다. 내일 교회에 신고 가라고 여름신발(샌달)을 선물하고 그동안 양육하며 성경말씀을 묵상하도록 권유했는데, 그가 다시 읽기 시작하여 시편66편을 읽고 있었습니다.8월 28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하여 항암치료 중인 김광규 담임목사를 문병하였는데 이것이 그분과의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9월 1일 담임목사는14년 동안 섬기시던 승산교회를 두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장례예배를 드리는데 문덕호 성도가 참석하여 슬픔을 함께하였습니다.

   9월은 목회자를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보내는 초가을, 그와의 329회째 만남은 계속되었습니다. 주일 아침에 그의 집에 갔으나 찾지 못하고 병원 응급실에 가서 그를 만났습니다. 겨울을 대비하라고 두터운 이불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생활하면서 우선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의니 세탁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여 쓰던 것이지만 이곳저곳 수소문해서 구하여 세탁기를 집에 설치하였더니 퇴원 후에 이를 본 그는 무척 좋아했습니다. 입원 중에 있는 그를 모시고 10월 29일에 예배드렸는데 감사헌금을 드리는 그를 통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그의 삶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날이 그와 339번째의 만남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11월 3일 그의 집에서 구역예배를 드렸습니다. 오후에 따뜻한 장어탕을 준비하여 드린 후에 시간에 맞추어 갔더니 스위치고장으로 불을 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까스로 임기응변으로 불을 켜고 예배드리는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 간 자료(챠트)를 통해서 에스더9:1-10절 말씀을 가지고 자기의 민족을 위하여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묵상하였습니다. 그로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구역예배 챠트를 만들어 가지고 가서 둘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11월 5일 앞날 정책당회에서 60년 가까이 섬기던 모교회의 시무장로 사임을 하고 마지막 대표기도를 드렸습니다. 새로운 일꾼에게 봉사의 기회를 주고 사람은 물러날 때를 잘 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기에 이 일을 주장한 사람이 먼저 물러난 것입니다. 11월 24일 따뜻한 추어탕을 준비하여 방문하였습니다. 대화하는 중에 그가 “장로님! 주일예배에 저 혼자 교회버스를 타고 갈 테니 이젠 데리러 오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2004년 1월 11일 모시고 와 교회에 등록한 후, 2006년 11월 24일 까지 햇수로3년여 만에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입니다. 345회째 방문입니다. 내가 형제로부터 이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답니다. 이는 모시러 오기 싫어서가 아니라 신앙적인 독립을 하라는 뜻입니다. 엄마가 어린 아이가 유치원에 갈 땐 처음 몇 번은 데리고 가지요. 그러나 자기 스스로갈 수 있도록 그냥 놔둡니다. 신앙도 마찬가집니다. 아직도 그는 병든 몸으로 활동이 부자연스럽고 사는 것이 너무도 비참한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가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앙적인 성장을 하였다고 본인 스스로도 고백하고 주위에서도 말합니다. 주민센터에서 그의 통장으로 매달 입금되는 기초생활 보조금이 수입의 전부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십일조 헌금을 매달 마지막 주일에 드립니다. 눈이 침침하고 시력이 극도로 쇠약한 상태이지만 성경 일독을 하여 주보에도 게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틈나는 대로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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