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경순교기념관 관장 김헌곤목사

언더우드가 1891년 첫 안식년 기간 동안 미국으로 건너가 한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은 한국 선교에 대한 보고와 선교사 모집이었다. 언더우드의 호소에 남장로교는 한국에 선교사를 7명 파송하기로 1892년에 결의하고 1895년에 그 첫 열매인 유진 벨 선교사와 오웬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했다. 이때 유진 벨의 나이는 27세. 유진 벨은 1896년 첫 사역지인 전남 나주지역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목포로 옮겨갔다. 그는 1898년 1월 미국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백성에게는 복음 이외에 결코 희망이 없습니다. 그들은 상당한 기간 동안 정치적인 독립을 얻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목포 선교부를 설립하고 교회개척과 교육활동에 종사하게 된다. 그의 노력으로 목포 정명학교, 영흥학교 목포진료소가 설립되었다.

유진 벨의 부인 로티 벨은 딸 샬롯을 낳은 지 2년 되던 해인 1901년 4월에 병명이 밝혀지지 않은 풍토병으로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남편이 선교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로티 벨은 아들 헨리와 어린 딸 샬롯을 품에 안고 숨을 거두었다. 이때 유진 벨은 아내가 위독하다는 기별을 전주에서 듣고 목포로 달려왔으나 교통이 좋지 않아 아내가 숨을 거둔 지 4일이 지난 후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같은 해에 광주로 사역지를 옮긴 유진 벨은 성탄절에 오웬의 가족들과 주민을 초청하여 40여 명이 함께 예배드렸는데 이것이 광주지방 최초의 교회인 양림교회의 시작이다. 유진 벨은 이후 숭일학교, 수피아 여학교, 광주진료소를 설립하는 등 교육, 의료활동과 교회개척에 힘썼다. 사역의 현장은 항상 위기가 따르는 눈물의 질곡인가. 유진 벨은 그의 두 번째 부인 마가렛 벨이 1919년 3월 제암리교회 학살 사건을 조사하고 돌아오다가 병점역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자동차와 열차가 충돌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 슬픔과 아픔에 몸을 떨어야 했다. 조선 땅에 와서 선교한 귀츨라프 선교사, 토마스 선교사, 존 로스 선교사의 뒤를 이어, 유진벨은 두 번씩이나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 슬픔과 아픔과 고통을 경험했다.

그의 둘째 딸 샤롯 벨은 1912년에 군산에서 윌리엄 린튼을 만나 결혼하게 되는데 남편과 아들을 통하여 호남 지역에 700여 교회가 개척되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승리한 열매가 아닐 수 없다.(요12:24) 유진 벨은 한국에서 30년간 일하고 1925년 9월 28일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고, 유해는 양림동 호남신학대학교 뒷산에 안장되었다. 유진 벨과 린튼의 4대가 복음에 대한 거룩한 열정이 이 땅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고 있다. 유진 벨 선교사의 고난과 역경에서 포기하지 않은 열정은 오늘 그리스도인들이 따라가야 할 발자취이다.

김헌곤 목사  webmaster@n4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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