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그를 방문하여 내일은 모시러오지 못한다는 사유를 말하고, 스스로 혼자서 교회에 나오라고 당부하였더니, 예배에 참석하였다는 말을 듣고 월요일에 가서,“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가장 사랑 하십니다”고 그를 위로 격려하였습니다.

  그의 삶이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가도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는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그의 집을 수 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여전히 방구석엔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쓰레기는 가득 널려있어 들어가 앉을 자리도 없고‘정상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인가?’를 의심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생활은 의욕이 없고 술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생활이 계속됩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초겨울, 집에 갔더니 텅 비었습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니 내가 올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내일 교회에 가기 싫어서 또 어디로 가버렸구나? 혼자서 실망 아닌 푸념을 하며 수소문 끝에 찾아가니 순천중앙병원에 입원하여 있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니‘이러고도 내가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한다고 말할 자격이나 있는가!’하고 스스로 뉘우치기도 합니다. 작년 1월 11일 교회로 모시고와 주일예배 등록 후, 213번째 만남이었습니다.

  ‘빌립전도훈련’교재 5권의 주제가‘일곱번 까지 다시 가라’인데, 저는‘한 사람의 영혼을 위하여’지금까지 200번이 넘게 찾아가 양육한다고 하였지만 아직도 신앙의 완전한 독립을 하지 못하고 방황 하고있는 그를 보면서 주님께서 우리의 모습을 보시고‘언제쯤이나 굳게 설테냐?’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 자신이 그를 향한 사랑과 정성이 얼마나 부족했기에 아직도 미완성인가?’하고 스스로에게 묻기도 하고 자성을 하며 오늘도 찾아 가곤 합니다. 병실에 가면 성경말씀을 찾아 묵상하고 기도하고 대화를 하며 환우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어느 날 병실의 벽에 걸린 달력이 철이지나, 지저분한 달력을 떼고 친구 목사님이 주신 달력을 집에서 가져다 걸었습니다. 달력 밑에는 교회이름, 목사님의 이름, 성경구절이 씌여 있습니다. 이를 보던 그분이 혼자서 목사님의 이름을 보고서‘내 친군데?’하는 중얼거림을 듣고 모른척하였습니다.

  고향의 친구인 목사, 장로와 모임이 있는데 어느 날 함께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병실에 붙인 달력 생각이 나서‘혹시 문덕호를 아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두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를 어떻게 아느냐고 깜짝 놀라며 오히려 되묻는 것입니다.
그는 사형언도를 받고 무기수로 감형되었다가 다시 30년 교도소 생활을 하다가 만기가 되어 출소한 지 이제 2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 목사님은 경목, 교도소 교목 등 활동을 하기 때문에 여러 번 찾아가 그를 교화하였으나 그때마다 온갖 악담을 하며거절하였고 아예 그를 상종하지 못할 인간 이하의 나쁜 사람으로 친구나 친척들도 상대를 하지 않으니 아예 접근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최근에 만기 출소하였다는 소식을 들은바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갑자기 강하게나오니 그를 만난 지 이미 213회째라는 말도, 지금 우리 교회에 나오고 있다는 말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인격적인 부분이기에 아무 것도 몰랐던 때처럼 여전히 만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나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일 따름이다’고 그를 찾고 그의 삶이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겨울이 되면 그의 몸은 더욱 힘들고 어려워 대부분 병원생활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12월 3일에 입원하여 이듬해 1월 14일에 퇴원하였으나 이틀 후에 다시 입원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주일이면 꼭 병원에 가서 외출 허가를 받아 교회로 모시고 와서 예배를 드렸고 2006년 1월 1일 신년축하예배를 함께 드렸습니다.

  우리 구역은 80세인 은퇴장로님 내외분이 밤이 되면 밖에 나가기 힘들어 장로님댁에서 구역예배를 드리는데 그가 입원해있는 병원과 가깝습니다. 병원을 방문하여 양육하면서 금요일이 되면 모시고 가서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기록하고 있는 신앙일기를 펼쳐들고 성도의 교제와 교회생활에 대한 양육을 하고 신앙인의 가정생활을 통해 사랑을 베풀고 영적성장을 위한 대화를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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