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징후와 예방 1”

자살(自殺)은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10대 사망원인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매일 3천명이상이 자살로 사망한다. 지속적으로 OECD 가입국 중 자살 1위국이라는 불명예를 지고 가는 대한민국, 2013년도 자살자를 살펴보면 14,427명으로 이는 작은 섬 하나의 인구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또한 자살을 시도하거나 미수에 그친 사람들이 자살한 사람들의 10배로 훨씬 많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자살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죽음으로 몰아가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살에 노출된 사람들이 가정과 친척, 혹은 지인이 없이 “홀로 있는가?” 이다. 그들 주변에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예방하지 못하였다.

문순희 박사

자살의 발생원인 및 자살을 선택하는 원인은 개인이나 사회 환경에 따라서 다양성을 띠고 있다. 뒤르켐에 의하면 개인이 사회집단과의 결속에서 소외될 때 그 결과 생기는 사회·심리적 고립현상을 ‘anomie’라 하는데 이 ‘아노미’야말로 현대사회에서 자살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자살현상의 책임이 사회에만 있다는 오해를 하게하는 결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모든 자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아서 안 된다. 또한 자살에 있어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90%정도가 정신과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사회·환경과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다양한 심리·정서적인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연약해진 마음과 낮아진 자존감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많은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노출되기도 한다.

정신과 의사인 클릭클리(Hervey Cleckley)는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를 감정분리(emotional detachment)를 하는 집단과 충동조절을 잘 못하는 집단 유형으로 나누었는데, 그는 감정분리를 특징으로 하는 전자의 집단을 정신병환자(psychopath)라고 불렀으며, 자살은 충동조절이 잘 안 되는 집단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자살자를 20년간 추적한 연구 조사에 의하면 정신분열병 환자의 50%가 자살을 시도하고 10%가 자살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정신질환의 노출은 감기증상처럼 흔한 정신적 증상이라 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1) 자살자의 특징

슈나이더만의 자살자 연구에 의하면 자살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1)자살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방식이라 생각한다. 2) 자살의 일반적인 목표는 의식의 단절이다. 3) 자살을 유인하는 자극은 견딜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이라 생각한다. 4) 자살자의 스트레스 원천은 심리적 욕구의 좌절이다. 5)자살에 수반하는 공통적인 정서는 절망과 무기력감이다. 6)자살자의 내적 태도는 자살하기까지 양면적이라고 한다. 7)자살자의 인지는 위축되어 있다. 8)자살자의 공통적인 활동은 도피하는 것이고 현실에서의 탈출이다. 9)자살의 대인행동은 자살의도를 알리는 의사소통이다. 10) 자살은 지속적인 대처양식이다.

2) 자살자의 징후

자살을 선택하게 하는 근본 원인은 우울증이다. 그러므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사회적 접촉을 회피하고, 일상적인 사회적 역할수행을 하지 않거나, 죽음에 대해 자주 언급하고 자신을 더 이상 돌아보지 않는다.

필자의 상담경험에 의하면 자살의 징후는 ① 주위사람들에게 자살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② 신앙생활을 안 하던 사람이 교회나 성직자를 찾아간다. ③ 유언장을 작성한다. 이유 없이 혼자 여행을 간다. 아끼던 물건을 내가 없어도 잘 보관하라며 나누어준다. 대부분의 자살은 충동적 행동이기보다는 고민하고, 숙고해서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결단까지 보통 1주-1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통계가 있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즉 위축되어 있거나, 식사량이 줄고, 말이 없어지거나 긴 글을 쓰고, 성생활을 중지한다. 불면증세가 있었던 사람이 편하게 푹 자거나 반대로 잘 자던 사람이 못 잔다. 마치 긴 여행을 떠나는 것같이 주변을 정리한다. 다음호는 자살 4 “자살의 징후와 예방 2”가 게재됩니다.

문순희 박사 (본지 논설위원)  webmaster@n4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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