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는 지난 5월 17일, NCCK,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성명서를 발표했다. NCCK는 “이번 선거는 지난 해 가을부터 타오른 촛불 민심의 승리이다”며,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는 앞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살려야 하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권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NCCK는 “특히, 200만을 넘어선 이주민에 대한 정책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도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였고, 이들 중 상당수가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기에 더욱 각별한 대책을 필요하다”고 했다.

  NCCK는 “문재인 정부는 우선적으로 이주민의 인권을 일상적으로 보호하도록 국가 정책의 기초를 정립하기 바란다”며, “이를 위해 첫째,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하고,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 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이며, 차별이 가진 폭력성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고 이를 없애도록 하는 첫걸음이다”고 했다. 이에 “이 법률의 제정을 통해 UN이 규정한 반인류적 범죄인 인종차별 행위가 범죄로 명시되고 처별 규정이 마련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정부가 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둘째, 3기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2017-2021, ‘인권NAP)이 즉시 수립되어야 하고, 이미 2017년부터 시행되었어야 하는 인권NAP는 아직까지 계획안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인권NAP의 이주민 분야에서 구체적인 인권정책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셋째, 제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2018-2022)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주민 당사자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야 하고, 이주민을 활용의 수단으로 보거나 착취와 차별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온 문제를 더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했다.

  또한 NCCK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9년 8개월 동안 직장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인권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고, 어차피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영역인 소위 ‘3D업종’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에게서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는 것은 잔인한 정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을 노예로 다루려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가진 노동자 권리를 정부가 즉각 보장해야 하고, 농업, 축산업, 수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잔업수당은 물론이고 산재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기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채 인권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훼손당하고 있는 이들의 문제는 즉각적인 대책을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NCCK는 “이주 여성들의 고통 역시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의 69.1%가 신체적 · 정서적 폭력과 성학대, 방임, 통제 등의 고통을 경험한 바 있으며, 여성 이주노동자의 10.7%는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들은, 결혼과 노동의 과정에서 입국한 여성들이 불안정한 체류자격, 사회로부터의 고립, 인권교육 부재 등으로 인해 인권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시급히 마련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앞으로도 우리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종교인의 양심과 신앙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들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 분명하게 개선되기를 바란다. 또한 앞으로 각 종단의 신도들에게 이주민들의 현실을 알리고 개선을 위한 기도와 활동을 추진하며, 국내 인권단체와 국제사회와의 연대 및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의 책임 있는 정책이 마련되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5월 17일

김광연  angel@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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