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하면 SONY, TOYOTA 등과 같은 전자산업이나 자동차 산업 회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10년의 경제 침체 기를 겪은 이후에 일본에서 주목을 받게 된 기업 은 의외로 의류 회사였다. 우리나라조차 인건비 문제로 1980년대 이후에는 손을 떼다시피 한 경 공업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 은 정말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009년 미국 <포브스>지는 주식회사 유니클로(UNIQLO) 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을 일본 최고의 부 자로 선정하였다. 일본의 부호 명단에 매년 이름 을 올리는 모리빌딩의 모리 미노루 사장이나 소 프트 뱅크를 창시한 재일교포 손정의 사장도 아닌 불황업종이라고 여겨지는 의류산업의 야나이 회장이 부의 정점을 찍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줄곧 1위의 자리를 고수해 오고 있다. 필자가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있을 때 처음 유 니클로가 마트에 등장했던 일이 기억난다. 백화 점도 아닌 할인마트 한 구석에 새로운 매장이 생 겼는데, 흔하디 흔한 목폴라, 후드티 같은 기본적 인 아이템들이 색상별로 줄지어 전시되어 있었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모든 옷의 가격이 990엔 (한화 만원 정도)이었다는 사실이다. 가장 비싼 외 투의 경우에도 2990엔 (한화 3만원 정도)이었다. 당시 일본의 물가는 살인적일만큼 높아서 아무리 싸구려 옷이라도 5000엔이 넘었었다. 그래서 일 본에서는 옷을 살 엄두도 못 내었는데, 가격이 싸도 너무 싸다보니 중국산 의류가 싸게 들어왔나 보다 무시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초저가 브랜 드로 시작한 유니클로가 오늘날 왜 세계가 그토록 열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을까? 일본 의 끊임없는 경제 불황에도 유니클로가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며 승승장구한 비결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하겠다.

첫째,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를 한 기업에서 하는 SPA(Speciall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제조 소매업) 업태를 잘 활용하여 소비 자에게 저가격,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다. 백화점은 위탁판매 형태여서 마진이 30%밖 에 안 되지만, 유니클로는 직영을 하기 때문에 50%나 된다. 따라서 그만큼 품질에 충실할 여유 가 생긴다. 또한 연구개발과 상품기획은 일본에서 생산은 중국 등지에서 판매는 일본에서 하므로 다른 기업들처럼 엔고(円高)가 불리하게 작용 하지 않고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였다.

둘째, 유니클로는 철저히 좋은 원단만을 고집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충실히 한 다는 점이다. 고기능성 원단의 의류를 주력상품 으로 내 놓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하다는 것이 유 니클로의 무기이다. 유니클로의 간판이기도 한 ‘플리스(Fleece)’라는 폴리에스테르 소재 방한복 과 흡습 발열 소재인 ‘히트테크(Heattech)’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30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셋째는 철저한 현장중심주의를 관철시킨 점이 다. 현지의 상권, 지역 환경을 철저히 분석한 뒤 점장으로 하여금 현장에 가장 적합한‘자주 독립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실제로 무엇이 왜 잘 팔리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넷째는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과 교육 시스템에 있다. 이러한 경영 마인드를 증명하듯이 정규직 을 안정적으로 채용한 점과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을 실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 전략에 있어서도 남녀를 불 문하고 모든 연령층과 폭넓은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추구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상품을 만든다는 점이다. 레드 오션인 패션시장에 생활필수품으로서의 기능성을 추구함으로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 한 유니클로의 사례를 통하여 우리나라도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에게 정직 한 기업을 일구어 나간다면 새로운 성공신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운산 기자  webmaster@n491.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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