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목사의 교회 이야기 (5)

2000년 3월 1일 지하실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2억 3천에 교회를 구입했다. 2000년 3월 IMF로 사람들의 마음과 삶의 고단함이 너무 심해서 가정과 일터가 무너지는 소리가 한국 강토를 어둡게 했던 시절이다.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엄습했던 시대였다. 교회를 구입하기 위해서 은행 대출과 카드대출과 가족들에게 빌려서 구입을 했다. 교회를 구입했지만 문제는 교회를 유지할 비용이 없었다. 그때부터 대출이자와 교회 운영비와 생활비를 위해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교회를 구입하고 10일 만에 입주하였다.
그해 3월 말경에, 1990년대 교육전도사 시절 4년간 사역했던 교회의 목사님과 사모님이 찾아오셨다. 시무하시던 그 교회에서 은퇴를 했다는 것이다. 교회를 힘들게 개척하고, 잘 세웠던 교회였다. 그런데 은퇴식도 없이 교회를 나왔다는 것이다. 후임자 문제로 교회와 갈등을 빚어서 자신의 삶을 드렸던, 생명과 같은 교회에서 아름다운 환송식 없이 쓸쓸하게 나왔다. 그 목사님 내외는 가슴의 상처와 아픔과 분노와 섭섭함을 가지고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목사님은 처참한 심정으로 자녀들에게도 갈 수가 없었다. 우선 자신의 마음의 고통을 해소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 부부를 찾아오셨던 것이다. 목사님 내외와 우리 부부는 함께 울었고,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그때 그 목사님이 말씀하시기를, “최 목사님 우리 부부가 예배드릴 곳이 필요해! 이 교회 근처에 집을 얻고 이 교회를 섬기고 싶은데 그래도 되는가?”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여셨다.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싶다는 말을 아주 어렵고 조심스럽게 하시는 목사님의 마음이 공감되자 너무도 가슴 아프고 안쓰러웠다. 교회 근처에 작은 전세방을 얻어 지내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방승태 목사님... 친부모처럼 우리 부부를 늘 보살펴주시던 고마운 분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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