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집중적으로 함께하며 그들이또 다른 사람들을 제자로 삼을 수 있도록 성장시키시는데 모든 사역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부활 이후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들에게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명령을 남기시고 승천하신다. 이 명령은 당시의 제자들에게만 남기신 말씀이 아니라 세대를 초월하여 그 이후에 예수님을 따르려는 모든 제자들에게 주신 명령으로서, 다가올 세대와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주신 가장 위대한 위임 명령이다.
일단은 나도 예수님처럼 12명의 제자를 삼아야겠다 결심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의 전도는 평생을 함께할 제자를 얻겠다는 각오로 나가게 되었다. 마 28:19-20의 말씀을 따라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도록 훈련시켜서, 함께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을 지켜내겠다는 마음으로 나가게 되었다.
유학의 길은 그만두었지만 당시에도 여전히 신학교에서 히브리어 강의를 하고 있었다. 수업시간에 짬이 날 때면 수업을 듣는 전도사님들에게 빌 3:8과 마 28:19-20 말씀을 간증하곤 하였다. 자주 수업시간에 그들에게 후렴구처럼 외쳤다.

“전도사가 전도를 하지 않으면 무슨 전도사입니까?”

나처럼 자신이 예수님을 제대로 믿는 사람인지, 또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고민하던 전도사님들은 자신들도 양육을 받고 싶다고 내게 청해왔다. 그렇게 당시 신학대에서 양육하던 전도사님들이 30~40명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 전도와 양육이 너무나 행복하여 Th.M 논문을 쓰지 못하고 대학원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 나는 재직하던 K 교회에서의 교육 목사 자리를 그만두었다.
당시 K 교회 상황은 담임목사님께서 그룹 성경공부를 교회 전체 형제자매에게로 확대하여 본격적으로 몇 년간 모든 교인에게 제자훈련을 시키고 계셨다. 이를 통해 내가 처음 부임할 당시 10명 남짓이었던 청년부 인원이 나중에는 5~60명으로까지 부흥했고전체 교인 수가 150명으로 증가했다. 실제 청년들의 삶이 변화되고 훈련되며 풍성해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예수님의 방법이었던 제자 사역의 파워가 정말 강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평신도들이 이런 체계적인 훈련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원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목사님은 교회 내에서 획기적인 기획 하나를 실행하고 싶어하셨는데 바로 새벽예배를 대신하여 그 시간에 경건의 시간(Quiet Time)을 하는 것이었다. 사실 경건의 시간은 제자 훈련의 모든 것으로 불릴만큼 예수님의 제자로 삼을려는 사람들은 필수적으로 훈련하는 부분이다.
새벽예배는 목회자가 전해주시는 말씀을 일방적으로 듣는 것이지만, 경건의 시간은 자신이 스스로 말씀을 직접 보고 적용하는 것이라 제자 훈련을 받는 평신도들이 말씀을 잘 알고 시야를 넓히고 그 말씀을 삶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평신도들이 성경을 직접 보면서 경건의 시간을 하는 것은 성경을 잘못 해석할 위험이 있지 않느냐 할지 모르겠지만, 성경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함께하며 지도해 준다면 말씀을 삶으로 가져가는데 있어서는 가장 좋은 훈련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청년들 대부분은 담임 목사님의 의견을 환영하였다. 공식적으로 새벽예배가 아니라 경건의 시간 위주로 자신들의 경건한 삶을 훈련하는 것에 대해 무척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장년부는 비록 경건의 시간이 유익하더라도 새벽예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력히 반대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분들은 70~80년대 우리나라 교회 부흥의 주역들이다. 당시의 교회 부흥은 거의 새벽예배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의 교회는 직분에서나 재정 운영 능력에서나 교회에 다닌 관록으로도 장년부에 실세가 있는 법이다.
결국 장년부 제직들의 반대로 제자 훈련을 좀 더 교회 전체에 유익하게 적용하려던 담임 목사님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다음호에 계속>

김명진 목사
(빛과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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