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시여, 단군이시여
나를 써 주소서, 나를 밀어주소서!” 허망한 외침

연이은 실패에 나는 마음이 가난해졌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해 ‘나는 언제든지 신앙을 버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악해질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구나’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다시금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게 견고한 신앙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졌다. 그 후로 대학을 다니며 나만큼이나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젊은 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대학 졸업 후에 취업이나 준비하며 하루하루 살다가 갑자기 죽어버리면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일까 하는 허망함에 자주 시달렸다. 그 생각들을 신앙으로 해결할 수 없다 보니 군대에서 맛 들이기 시작했던 술을 끊을 수가 없었다. 괴로운 마음이 들면 그것을 잊기 위해 술을 찾다 보니 어느새 매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렇게 방황하는 동안 교회 내에서 신앙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 교회 내에서 신앙이 견고하다고 알려진 분들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사실 내가 여쭤본 질문들은 어찌 보면 성도라면 답을 알고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서로 묻지 않는 그런 질문들이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구원받는 믿음이란 무엇인가?
하나님은 왜 나를창조하셨을까?
사람은 마음속의 죄를 극복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 수 있는 것일까?
과연 죽음의 허무함과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그분들의 대답은 신기하게도 다 똑같았는데 ‘기도해라’ 아니면‘성경 읽어라’ 였다. 그 두 가지를 다 해 보았지만, 거기에 성령 체험까지 더해 보았지만 신앙의 무너짐을 경험했던 나에게 그것은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좀 더 선명한 확신이 필요했다. 그러나 내가 다시 질문할라치면 이번에는 ‘너 시험 들었니’라는 질책이되돌아왔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뚜렷하게 해결되지 않는 신앙의 고민 때문에 나 자신의 젊음이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올바른 신앙을 갖게 해 주시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들을 올바로 이끌어주고 싶다고.
날로 커져만 가던 고통에 가까운 의문들에 대해 나는 최후의 보루로‘혹시 신학교에 가면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결국 신학교에 가기 위해서 대학 졸업 후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신학 대학원 입시를 준비했다. 형제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막내 아들이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오매불망 잘 살길 원하셨던 어머니는처음엔 나의 신학교 입학에 대해 식음을 전폐하며 반대하셨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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