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부터 2006년까지의 경험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나의 교회는 무엇을 가르치는가’라는 자문을 하면서 열린 마음과 태도로 각자의 신앙과 분쟁 과정에서 겪은 자신들의 상처들을 나누게 되었다(정해선. 2002: 78). 갈등을 치유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갈등 당사자들이 경험한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문제들은 들추어내야 한다.
분쟁과 관련하여 교회들의 반성과 자각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신앙인이라 하면서도 개인의 이기적인 신앙과 종파주의에 의한 정치 현상을 따르면서 남겨놓은 흔적들이 아직도 깊은 골로 남아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교회 지도자들과 평신도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종교인의 대다수는 분쟁에 소극적이었다. 가톨릭 신자들은 분쟁의 장기화로 분쟁에 더 이상 대처할 기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급진적 경향의 소수만이 분쟁을 주도하였다. 프로테스탄트의 대부분의 신자들은 분쟁을 관망하며 북아일랜드가 종교적으로 분절되도록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이러한 자기 성찰을 통하여 다시는 이 땅에 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다음 세대에 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5) 성직자간의 만남
정치인들의 만남처럼 성직자간의 만남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성직자들 역시 대부분은 분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소수의 성직자들이 정치적 현상에 몰입되어 분쟁의 당사자 역할을 한 것이다. 성직자간의 만남의 대상은 당연히 분쟁 당시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양대 축을 이루던 교회들과 성직자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서로 다른 종교적 자리를 하는 성직자들이 자리를 같이 하기는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분쟁 해결에는 적극적인 성직자들이 만날 수 있었다.
쿡스타운 성직자 포럼(Cookstown and District Clergy Forum)은 어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유롭고 편안하게 모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상호 중재를 할 수 있는 지역 목회자들이 편안하게 만나며 4일간의 모임을 기획하였다. 종파를 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정당 구별 없이 의원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하여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ISE의 소장인 맥매스터(Johnston McMaster) 목사의 주도적인 역할로 공식 모임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모임의 공동 이상, 목적, 그리고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5개월 동안 세 가지의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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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