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 교단은 직접전도의 전통을 대단한 자랑으로 여겨왔으며, 교단의 중요한 정체성으로 여겨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간접전도와 사회선교 활동에는 관심이 미흡하였다. 그러나 성서의 가르침과 세계 선교 역사의 맥락에서 살펴볼때 선교에 대한 이해와 관점을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와 사회적 상황에 맞게 전도방식과 교단의 정체성에 대한 정직한 조명의 요청에 우리 교단은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07년 성결의 복음이 이 땅에 전해졌을때 이미 우리보다 먼저 선교를 시작했던 장로교, 감리교가 의료와 교육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초기의 우리 교단은 선교를 위한 자원 동원에 많은 제약과 한계가 있었기에 자원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교육과 의료같은 간접선교를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가 없었다. 또 초기 성결교회 지도자들은 강력한 체험적 신앙과 전도의 열정으로 거리에 나가 직접적인 복음전도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즉 당시의 성결교회는 시대적 상황 속에 장로교. 감리교와는 구별되고 차별화된 선교전략으로 직접전도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교단은 직접전도가 교단의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처럼 교육되어 왔고, 마치 이것이 우리 교단의 훌륭한 전통과 가치로 지나치게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간접전도 사역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이해되어졌고, 성결 가족 대부분이 특수전도의 중요성과 간접전도의 성격을 띠고 있는 사회선교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기에 사회운동이나 사회사업 등에는 소홀하였다.
그런데 우리 교단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해방과 함께 교단은 간접전도에 대한 충분한 준비 없이 교육과 사회사업 등에 적극 진출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직접전도에 치중했던 교단의 정책이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기를 거치면서 선교영역이 간접전도 활동으로 확대된 것이다. 이때 WRC(세계구호위원회)의 한국대표이며 선명회(현 월드비전)의 특별연락관이었던 OMS 선교사 엘마 길보른(E.Kilbourne)이 구호물자를 보급하는데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그의 역할을 통해 성결교회는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은 구호물자를 공급받게 된다. 다시 말해 구호물자 배급의 책임자였던 앨마 길보른을 통한 막대한 자원은 성결교회가 간접전도에 주력한 원천이 되었다.
하지만 각종 사회사업을 비롯한 간접전도가 활성화되자 성결교회가 강조해 왔던 직접전도 전통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여 교단 내에 갈등이 야기된다. 물론 당시 사회사업을 통한 성결교회의 부흥은 한국전쟁이 만들어낸 특수상황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간접전도가 직접전도를 대체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에 성결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을 느끼며 성결교회의 본래적 사명인 전도본위로서의 정체성이 다시 강조된다. 당시 교단내에 유행하였던 “고아원 밖에 해먹을 것이 없다”는 말에서 잘 나타나는 것처럼, 교단의 지도자들이 목회와 구령에 힘쓰기 보다는 사회사업에 빠져 교회를 방치하거나 그로 인해 물질적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간접전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으로 되어 갔다.
어느덧 반세기 이상의 긴 세월이 흐른 옛 이야기이지만, 우리 교단의 간접전도 사역에는 한국전쟁 이후 전후 복구사업의 중심에 있던 엘마 길보른의 역할과 공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성결교단은 엘마 길보른의 활동으로 1956년 5월 22일자로 20개의 시설, 재산 총액 52,048,150환으로 보건사회부 장관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사회사업 유지재단 인가를 받게 되고, 1958년에는 성결교회 관련 사회복지시설이 놀라울 정도로 확장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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