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조울증’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지체이다. 그리스도에게 속한 교회이므로 세상 사람이나 크리스천이나 누구나 교회의 온전성을 기대한다. 그러나 온전하기를 기대하는 그리스도의 몸의 구성원은 사실 병든 지체들이며, 고통당하고 있는 지체들이다.

 세상 가운데서 휘둘리며 상처받고, 병든 몸과 지친 영혼을 가지고 교회- 하나님의 집으로 모여든다.

 교회는 치유공동체의 특성을 거지고 있다. 상처받은 이들을 하나님의 품안에서 회복시켜 그들을 다시 세상 가운데로 돌려보내야 한다. 치유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가운데에서 빛을 발하며 소금의 맛을 내어 하나님 안에 있는 풍요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안에서 발생하는 구성원들의 아픔에 민감해야 하며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 분별할 수 있는 마음과 눈이 필요하다.

 k집사는 어떤 일이 맡겨지면 정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의 사람이다. 일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쳐 주변사람들이 따라하기를 힘겨워한다. 그 열심은 지나칠 정도며 과대한 자신감으로 인해 고집부리고 주변 사람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론 며칠 씩 밤잠을 설치며 일에 매달리지만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고,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정말 대단한 열성에 주위사람들은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연락도 없이 k집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연락을 해도 전혀 연락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집으로 찾아가도 문을 열지 않아 집에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주위에서는 이런 k집사의 태도 때문에 너무나 당황스럽다. 처음부터 일을 하지 말던가, 아니면 무슨 문제인지를 말해 주던가... 당황스러운 주위사람들은 벌려놓은 일을 적당히 마무리하게 된다. 그러던 며칠 후 k집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나타났다.

 도대체 왜 그런지 물어보면 이유 없이 우울하고 힘이 없고 입맛도 없고 살기 싫고 죽고 싶고 신경질만 나고 만사가 귀찮았고, 거기다 괜히 짜증이 나고 여기 저기 몸이 개운치 않아 잠적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k집사의 태도에 목사님을 비롯한 교회식구들은 계속 일을 맡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반복되어지는 그의 태도가 황당하지만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즐거운 일이 있을 때 즐거워하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슬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또한 건강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이 예전에 비하거나 혹은 사회 통념상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그 폭이 지나치고 자신의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부적절하다면 상황에 따른 기분을 조정하는 기능에 장애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기분이 저하되는‘우울(憂鬱)’상태를 지나면 기분이 들뜨는‘조증(躁症)’상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을‘양극성 장애’즉‘조울증’이라고 한다.

 특히 조증 상태가 되면 너무 기분이 들뜨고 힘과 정욕이 넘쳐나며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충만해져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우울증’은 그 동안 사회적 이슈로 인해 널리 알려져 있는 것에 반해‘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저조한 편이다.

 처음에는 우울증으로만 진단해서 약물치료를 했으나 후에 조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으나 우울증에 사용하는 항우울제가 조증상태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약물을 바꿔서 치료해야만 효과가 있다.

 조울병(양극성 장애)은 통상 쉽게 발견되기 어렵고, 20~30대에 주로 발병하지만 늦게 진단되어져서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고 다른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할 위험성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자살 및 사고의 가능성이‘우울증’보다 훨씬 높다.

‘조울병’환자들의 질병 경과 중에 가장 큰 특징은 조증상태이든 우울상태이든 증상 현상이 지나가면 매우 깨끗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병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자주 재발할수록 조증과 우울증의 주기가 짧아지고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이 떨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유지기 예방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교회 안에 이러한 문제를 가진 지체들을 우리들은 기도하라고만 한다. 그러나 이런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문제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도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심리내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과정을 갖도록 하며, 또한 현재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눌 수 있는‘돌봄의 집단’이 있다면 훨씬 더 감정기복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이 된다.

 오늘날의 교회는 물질을 나누는 데는 훈련되어 있지만 마음을 나누는 훈련은 아직 너무나 미미한 편이다. 우리 마음 가운데 계셔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치유의 은총이 마음의 나눔으로 풍성해 질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모 전정희
평촌이레교회 목사 사모
상담학 박사 수료
목회상담 전문가
비전사라21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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