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2세기를 맞아 교단이 발전하기 위해 지역별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기사를 대서특필한 신문보도의 서두는“교단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도 교회협가입 본부 건물 재건축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연 그것은 가능한것일까?

 어떤 사안이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으리라. 지역별 간담회를 열어 교단 발전에 관한 여론형성에 힘을 쓴 임원들의 노고에 치하한다.

 그러나 교단 발전이란 말을 쓸 때 그 내용이 무엇인가를 먼저 정의해야 한다. 중세 카톨릭 교회가 설교자 테첼을 이용하여 베드로 성전 건축은 카톨릭의 영원한 발전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그러나 종교개혁자 루터는 그‘발전’이란 개념에 회의를 가짐으로 종교개혁의 불길이 타오른 것이다.

 특별히 교회협 가입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신학적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신학의 기초를 아는 자는 누구나 에큐메니칼 신학과 복음주의 신학의 차이를 알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그 차이를 지적하고 우리 교단 신학이 양자를 통합하는데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그것이 아니면 왜 교회협에 가입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단지 세계화라는 애매한 용어로 얼버무리는 것은 성숙한 교단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다.

 둘째는 이념적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 민족적으로 미증유의 이념적 진통을 겪고 있다.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교회협의 주류는 촛불집회를 적극 지지하는 행진을 강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결인들은 회의적이다. 그런데 교회협에 속한 한 대학교수는 TV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세의 호렙산 가시덤불에 불타오르던 그 불이 지금 이 나라 광화문 광장에 활활 타오르고 있
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서 신학적으로 무리한 적용이라는 것 정도는 성결교회 목사들은 다 안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회협에 가입을 주장하려는 시도는 교단 발전에 대한 발상이라기보다 교단 해체나 분열의 우려가 깊다. 그러므로 몇몇 지도자들의 생각에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신학적 논의와 이념적 정리들의 단계를 거쳐서 후폭풍이 없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지금은 때가 아니다. 중요한 문제를 여론 몰이로 가려는 태도는 아주 무책임한 태도라 하겠다.

 셋째로 교회협의 핵심정신은 교회 일치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형제교단인 예성과의 일치에 실패했다. 교단지도부는 그 실패를 단지 상대편에 원인을 돌리고 그 문제는 다시 논의할 필요 없이 교회협에 가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교회협은 북한에 대해서 어떤 난관이 있어도 협상의 길을 다시 뚫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형제교단 예성과는 다시 논의할 필요는 없는가, 교회일치는 가까운 촌수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필자의 이런 주장에 반대하면 이는 속이 좁거나 의사가 없거나 화해의 정신의 흐름을 모르는 소치이다. 대승적으로 예성과의 합일을 일구어내지 못한다면 교회협에 가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런지 모른다. 고작 몇몇 사람들이 국제회의에 가서 피같은 재정이나 날리고 다닐 것이 분명하다. 차제에 교단 지도자들이 해외 출장하는 횟수를 총회에서 제한하는 결의를 하여 모범을 보이기를 바란다.

 교단의 정체성 강화와 교회협 가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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