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창세기 50:24-25

 요셉은 창세기와 출애굽기를 이어주는 인물이다. 요셉이 애굽에서 산 기간이 모두 93년, 그 중 노예로 13년을 살았고 총리대신으로 80년을 지냈다. 13년 동안 훈련받고 80년을 보람 있게 마음껏 현장에서 뛰었으니 복된 인생이다. 쉽지 않고 짧지 않은 고된 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겪어낸 요셉은 참으로 신앙인의 본보기다.

 요셉이 죽으면서 남긴 말은 두 가지인데 예언 하나와 부탁 하나다. 창세기 50장 24-25절에 그 내용이 나온다.

“나는 죽으나 하나님이 너희를 권고하시고 너희를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 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 … 하나님이 정녕 너희를 권고하시리니 너희는 여기서 내 해골을 메고 올라 가겠다 하라.”

 요셉은 이스라엘 민족이 나중에 애굽에서 떠나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 땅은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맹세하신 땅’이다. 실제로 요셉이 세상을 떠나고 약 300년 뒤에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을 탈출하여 가나안 땅으로 올라간다.

 요셉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구원사의 신앙 전통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애굽에서 총리대신으로 80년을 살면서, 그러니까 굉장한 권력과 부귀를 누리고 살면서도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꿈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대개 편해지면 신앙이 약해지고 소명을 잃어버리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 아닌가. 요셉의 예언에서 우리는 요셉이 평생 마음에 무엇을 품고 기도하며 살았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하나님의 약속과 그 성취 아닌가!

 요셉의 부탁은, 이스라엘 민족이 나중에 애굽에서 떠날 때 자신의 유골을 가져가서 약속의 땅에 묻어달라는 것이다. 약속의 땅에 대한 신앙이 요셉의 삶에 체질화되고 세포 속에까지 내면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요셉은 이 부탁을 하면서 자손들에게 맹세를 하게 만든다. 유골로라도 약속의 땅에 가고 싶은 요셉의 열망이 묻어난다!

 실제로 나중에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나가면서 요셉의 유골을 메고 간다. 요셉의 유언이 얼마나 철저하게 전해졌으면 후손이‘칼같이’그 유언을 집행하는가. 그것도 300년 뒤에 말이다! 역사의 시간 흐름과 그 안에서 가치 있는 것이 어떻게 전해지는가를 요셉은 잘 알고 있었다. 역사적 식견이 깊은 것이다.

 세상을 떠나면서 요셉이 남긴 두 가지 유언, 곧 예언과 부탁은 사실 같은 내용이다. 땅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요셉의 예언과 부탁에 각각‘맹세하다’는 말이 사용된다. 요셉이 약속의 땅에 대한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는가를 알게 하는 표현이다. 증조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주신 약속, 특히 땅에 대한 약속과 연관해서 요셉이 얼마나 철저한 신앙적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예언과 부탁에 또 공통적으로 사용된 단어가 있다. ‘권고하다’는 말이다(개역성경 24, 25절). ‘보살피다, 돌보다,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다’는 뜻이다. 25절에는‘반드시’이라는 말이 앞에 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반드시 돌아보실 것이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약속하신 땅에 반드시 이르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기필코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요셉은 지금도, 아니 지금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10대 소년이었을 때 요셉은 꿈을 꾸었다. 그 때부터 요셉의 별명은 꿈꾸는 사람이었다. 인생길을 걸으면서 그 꿈을 잊지 않았다. 그 꿈의 성취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었다.

 그런데 보라! 지금 세상을 떠나면서 요셉은 또 꿈을 꾸고 있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약속의 땅을 내다보며 꿈을 꾸면서 세상을 떠나고 있다!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이 얼마나 확실한지 모른다. 요셉의 확신은 자신의 신념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 하나님이 반드시 돌보실 것이기 때문에’꿈이 이루어진다고 확신하고 있다.

 세상을 떠나는 요셉의 모습은 대단히 아름다웠을 것이다. 꿈을 꾸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나이가 들어 얼굴엔 주름이 많이 잡히고 기력은 약해졌지만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우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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