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보수파, ‘종교다원주의’‘종교혼합주의’‘용공주의’ 지적

WCC 부산 총회 보고서(2)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9박 10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란 주제로 제10차 부산 총회를 열고 선교 선언을 채택하고 모든 회무를 마쳤다. 이번 총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총회엔 전 세계 140개국 기독교 지도자 3천여명과 국내 참가자 4천 5백여명, 그리고 당일 등록 참가자까지 모두 1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기록됐다. 따라서 전에 9차까지 치러진 총회 이후 가장 큰 규모로 행사가 치러졌다.
또한 이번 총회는 1961년 인도에서 제3차 총회 개최 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린 총회여서 의미가 있었다.
본인이 본지에 입사하고 WCC와 NCC 출입 기자로 배정 받은 후 제일 큰 행사를 맞이 하면서 양극단의 반대 입장이 대립된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WCC 총회 반대 대규모 집회 열려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보수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 시위가 총회 내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WCC 제10차 부산총회가 한국교회에 남긴 것’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한국교회는 역사적으로 WCC에 대한 트라우마(trauma)가 있다”며 “1959년 WCC로 인하여 한국교회가 분열하였고, 그 이후 한국교회는 걷잡을 수 없는 분열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WCC가 과거에 보여준 행태에서, ‘종교다원주의’ ‘종교혼합주의’‘용공주의’ 의 모습이 깃들여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WCC 총회가 한국에서 다시 열리려면, 수백 년은 걸릴 것이기에 더 이상 한국에서의 WCC 총회 개최 때문에 한국교회가 다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WCC 총회 여섯째날 이후

지난 11월 4일에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2개 ‘마당 워크숍’ 시간에 다양한 에큐메니컬 주제들이 제기됐다.
이날 단연 탑 뉴스는 장상(74·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회장으로 선출된 사건이었다. WCC 회장은 각 대륙별로 1명씩 모두 8명이며, 장 신임회장은 아시아지역을 대표하게 됐다. 임기는 차기 총회 전까지 7~8년 동안이다.
총회의 주요 회무 중에 새로운 중앙위원을 선출하는 순서가 있다. 중앙위원은 총 150명으로 구성된다. 중앙위원은 여성 50명, 청년 25명, 평신도 50명, 정교회 25명으로 구성된다. 한국교회에서는 WCC 회원교회인 통합, 감리교, 기장, 성공회 4개 교단에서 파송한 2명이 중앙위원으로 선출된다.
한편 이날 오후 ‘군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존엄과 정의’를 주제로 ‘마당워크숍’이 벡스코 컨벤션홀 208호에서 열렸다. 충격적인 역사적 사실을 접한 외국인 참가자들은 경악을 했다.
또한 4일 발표된 WCC의 선교선언 ‘함께 생명을 향하여’는 선교의 대상을 인간뿐 아니라 창조세계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선교선언은 2008년부터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신학위원회 국장과 WCC 전도담당 국장과 간사 등이 공동으로 작업해 사실상 WCC와 WEA가 공유하는 선교선언이 됐다.
이와 함께 WEA 신학위원장인 토마스 셔마허 목사는 4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WCC 전체회의에서 “WEA와 WCC는 서로 예의를 다하고 친절하게 대화하는 관계”라고 밝혔다. WEA는 내년 10월 한국에서 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WCC 연속 행사 및 마무리

WCC 총회 기간 중 6일간 ‘주제별 전체회의’로 모여 다양한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이 시간에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생명을 살리는 증언으로 부름 받음’ 등 다채로운 주제로 오늘날 교회와 에큐메니컬 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쟁점들에 대해 다뤘다.
어쨌든 선교 역사가 130년 밖에 되지 않은 한국교회가 WCC 총회를 유치해 수천년의 기독교 역사를 가진 서구교회들과 공동의 선교 사명을 천명한 것을 보면, 한국교회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수많은 WCC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응집력도 대단해 어느쪽으로든지 한국교회가 크게 성장했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jwyang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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