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주 목사
인천중앙교회 담임목사
서울신학대학교 설교학 겸임교수

설교에서의‘이야기’재발견

 미국의 현대 설교학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예수님 설교의 재발견’내지‘이야기식 설교의 재발견’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70년대 미국의 현대 설교학자들은 앞 다투어 교회사를 통한 지금까지의 설교를 다시 분석 연구하며, 성서적인 설교의 모형을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성서적인 설교는 무엇인가?”“예수님의 설교는 무엇인가?”그리고“우리 설교자가 따라야 할 설교의 원형은 무엇인가?”등등 이러한 물음들은 미국 현대 설교학자들의 물음이기도 했고, 현대 우리 시대 설교자들에게도 동일한 물음임에 틀림없습니다.

 예수님 설교의 특징은 두 말할 나위없이“비유”(Parable)라고 특징지어 말할 수 있습니다.‘비유’란 한 마디로 어느 하나를 다른 것 옆에 놓고 비교함으로 그것을 좀 더 정확히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비유는 이미 사용되어오고 있는 일반적인 진리로부터 숨은 영적 진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 또는 인간의 주위 환경과 같은 세상의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 영적 교훈을 주기 위해 사용된 것입니다.

 미국의 현대 설교학자들은 예수님의 설교가 이러한‘비유설교’였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비유, 혹은 비유설교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 설교를 분석해 보면 대략 크게 3가지 형태의 비유로 말씀하셨음을 발견케 됩니다. 즉,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고 또 생활 가운데 흔히 경험되어지는 이야기를 가지고 진리를 설명하는‘실체화의 비유’가 있고,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하는‘실사 이야기체 비유’가 있으며, 그리고 우리가 본받을 만한 모범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설명해 나가는‘모범적 예화체의 비유’등으로 분류되어질 수있을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경험되어지는 이야기를 가지고 설교했던 예수님의 비유는‘씨 뿌리는 비유, 누룩의 비유, 가라지 비유, 겨자씨의 비유, 잃은 양의 비유’등 수 없이 많이 발견되어지고, 과거에 일어났던 실제적 사건을 가지고 설교했던 예수님의 비유는 대표적으로‘무너진 망대의 비유’를 뽑을 것이며, 그리고 모범적인 이야기 비유는‘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등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시기를 좋아하셨고, 성경은 이러한 사실을“예수께서 이러한 많은 비유로 저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대로 말씀을 가르치시되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 . . (마가 4: 33,34a)”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설교는 비유 설교요, 비유는 이야기요, 그러므로 예수님의 설교는 이야기식 설교로 규정지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미국의 현대 설교학은 어쩌면 그 동안 잊혀졌던, 아니 너무나 오랫동안 무시되어왔던‘예수님의 이야기식 비유설교의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스토리(이야기)는 우리의 인류 역사와 함께 있어왔고, 우리 인간사 그 자체가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영화나 연극, 드라마, 소설 등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또 듣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우리의 삶 그 자체가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는 우리의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고 오래토록 기억되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스토리는 평생 잊혀 지지 않고 기억되어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이러한 경험들을 하게 되는데, 특별히 기억력이 특출하게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보고서 다른 사람에게 순서 하나도 바뀌지 않고 리얼하게 그 영화의 줄거리와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것이 스토리의 파워가 아닐까요?

 미국의 현대 설교학자들이 설교의 원형을 찾고자 할 때에 예수님의 이야기식 비유 설교를 재발견하고 이야기식 설교를 설교의 원형으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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