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해방은 하나님의 선물, 분단의 죄 회개해야

지난 8월 11일, 전국 각 지역별 기독교연합회에서는 광복절 기념 연합예배를 드렸다. 또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 단체들도 연합 예배를 드리거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4시에 하남시기독교연합회(회장 고대근 목사)는 하남교회에서 광복절 기념 연합예배를 갖기도 했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조헌정 목사)도 이날, 종로 2가 보신각 앞에서 평화통일남북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를 드렸다. 〈사진참조〉
이번 8월 15일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광복 된지 68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햇수는 고인이 된 부친 고 양용주 목사(청파중앙교회·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의 향년 춘추와 같다.
이제 한 사람의 인생이 마쳐질 정도로 세월이 지난 광복절에 대해 교회사적 시각에서 되돌아 봐야 한다.

일제 강점기의 치욕

지난 1910년 8월 23일과 29일에 우리 민족이 일본의 강압에 의해서 한일합방에 조인함으로 그때부터 나라 잃은 백성이 됐다. 이후 해방되기까지 36년간 주권 없는 민족이 되었다. 이 나라의 국권, 즉 통치권과 국토, 그리고 국민의 권리 등이 송두리째 일본에게 넘어간 것이다. 36년간의 식민지 통치 하에서 우리나라는 정치적 자유를 완전히 상실했다. 그래서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신앙 등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완전히 박탈 당했다.
또한 우리 민족 고유의 역사와 언어 및 우리의 이름까지 빼앗기는 노예 상태가 됐다. 일본 군국주의의 세계 패권주의 망상은 날로 득세하기 시작하여 저들은 마침내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말았다. 일본이 이른바 대동아 전쟁을 일으킨 후 이 땅과 이 나라 백성은 완전히 전쟁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 우리의 누이들은 정신대로 끌려가서 성 노예가 되었고, 건강한 청년들은 전쟁터로 끌려가 총알받이가 되거나 일본 본토로 끌려가 탄광 노동자로 강제 노역을 하였다.

일제 통치에 대한 신학적 의미

그리스도인은 이 민족의 해방을 신학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일반 세상의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의 군국주의 압제 아래에서의 자유와 해방이지만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의 ‘천조태신’, 이른바 ‘태양신의 아들’ 숭배에서 해방을 받은 신앙의 자유이다. 일제는 한국 기독교에 일본의 토착적인 미신종교에서 유래한 신도(神道, the shinto)를 내세워 신앙적 압제를 가했다. 이 ‘가미’란 말은 ‘신’을 의미한다. 그 수가 너무 많아서 무한이고, 일반적으로 8만으로 추산되는 많은 신을 모신다. 이 신, 즉 가미는 ‘영(靈)’인데 만물은 다 영을 가졌다고 하므로, 실제로 신도는 범신론적인 자연숭배였다.
일제는 이 땅 전역에 신사를 짓고, 우리 백성들의 마음을 빼앗아 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한국 백성에게 강요한 신사참배다. 매일 학교에 등교할 때와 하교할 때 동쪽에 만들어 놓은 동산 가운데 ‘신사’ 앞에 가서 두 손을 모으고 세 번 합장하고 절을 하는 신사참배를 하게 했다.
결국 그리스도인은 일제 때, 민족적이며 신앙적인 이중 수난을 겸하여 받은 셈이다.
일제 때, 교회의 목사들에게는 강단에서 추방령을 내리고, 함구령, 금족령을 내렸다. 설교의 내용을 녹취하여 감시하였고, 주일예배 시간을 제한하고, 주일 근로 동원으로 예배를 방해했다. 나중에는 목사가 교회 앞에 행할 설교와 찬송까지 간섭을 하였다. 예컨대, 민족 해방 사상이 담긴 출애굽기 설교를 못하게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강단에서 민족에 대한 문제 보다는 개인의 축복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경향이 생겼다.
그런데 끝까지 항쟁하는 교회 지도자들은 투옥을 시키고, 국외로 추방을 시켰다.
결국 1945년 8월 1일, 한국에 있는 여러 교파들을 통폐합하여 ‘일본 기독교 조선교단’으로 묶었다.
성경에서도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기라는 기간이 있었는데 모진 고난에도 신앙을 지킨 남은 자가 있었다. 다니엘의 세친구가 풀무 불에 떠밀려 들어간 것과 다니엘이 사자 굴에 떠밀려 들어간 것만 봐도 얼마나 탄압이 심했는가를 알 수 있다.
우리 민족도 일제 강점기라는 과정이 있었기에 순교자의 축복이 있었던 것이다. 폭정을 당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 해방의 가치와 감격을 모른다.

일제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신학적 분석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라는 관점으로 역사를 보아야 한다.
성경에서도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이 분단이 되어 서로 질시하고 있던 중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먼저 패망 당해 포로로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했고, 남유다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다. 바벨론에 끌려가 포로 생활을 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금을 버드나무 꼭대기에 걸어두고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포로 생활이 끝나고 돌아 올 때 이들은 다시 수금을 켰다.
유대 민족이 B.C586년 바벨론에 잡혀가서 70년 동안 포로 생활 하다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고레스 왕에 의하여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 올 때, 너무 기뻐서 해방의 감격을 노래했다. 이때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리실 때 우리가 꿈꾸는 것 같았도다.”라고 하였다.
이 말의 의미는 유대 민족의 해방이 인간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행하신 대역사의 사건이었다는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그 백성들로 하여금 포로 생활을 겪게 하신 것도, 이들을 불 속에 들어가 없어질 불순물이 아니라 더욱더 깨끗하게 정련될 금으로 보셨기 때문이었다.
우리 한국 백성들도 이들과 같은 심정이었다. 바로 8월 15일은 하나님이 이 땅에 해방을 주시던 날이다. 그래서 이 땅의 그리스도인이 마치 꿈꾸는 것 같았다. 저들의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저들의 혀에는 찬양이 가득 차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위하여 행하신 대사(大事)였다. 일본은 8월 18일에 민족과 교회의 지도자들을 무수히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8월 15일에 해방되게 하심으로 하나님이 배후에서 역사를 운전하고 계심을 보여 주셨다. 1945년 8월 18일을 기하여 한국 전역에 산재하는 기독 신자들을 진멸 할 계획을 세워 놓고 은밀히 진행 중이었음이 해방 이후 저들의 비밀문서에서 드러나고 말았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 땅에 그루터기를 남겨 주시기 위하여, 택자를 위하여 환난의 날들을 감하사 3일전에 일본을 심판하고 항복하도록 역사를 주장하셨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이 보는 역사이다.

일제로부터의 해방, 광복의 의미

한국의 일제로부터의 광복은 우리 민족 자력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외세에 의해 주어진 광복이었다. 따라서 각자가 지지하는 나라와 이념에 따라 분열되어 심한 다툼이 일어났고, 심지어 6.25 전쟁까지 일어났다.
이제 우리의 광복에 대해 철학적 개념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광복’과 ‘해방’이라는 말은 무엇인가를 잃어 버렸었다는 말인데, 광복(光復)이란 말은 ‘빼앗긴 국권을 다시 찾는 것’을 뜻하고, 해방은 자기가 주체가 되어 만들어 나갈 때 이루어지는 것이지, 누가 쥐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해방 후 우리는 ‘분단’이라는 죄를 짓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앙금이 해결되지 않은 채 억지웃음을 짓는 것처럼 섬뜩한 표정은 없을 것이다. 이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 통일’이라는 제2의 광복절을 만들기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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