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학충돌 Ⅰ」에 이어 두 번째 책 「신학충돌 Ⅱ」가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옹호하는 일부 진보진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기독교사상연구원장)가 또다시 WCC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최 교수가 지난해 썼던 「신학충돌 Ⅰ」이 ‘기독교와 WCC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이번 책은 ‘한국교회와 WCC’를 부제로 올해 초 한기총-NCCK 등 사이의 ‘공동선언문’ 사태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WCC를 분석하고, 그간 발표했던 WCC에 대한 견해를 다시 짚어주면서 구체적으로 복음적 관점에서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최덕성 교수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WCC신학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부산 총회에서 선포될 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만 봐도 선교론·구원론·교회론이 담겨 있고, 특히 WCC 신앙직제위원회의 모든 문서는 명백히 신학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종교다원주의는 현대판 자유주의 신학으로, WCC는 7곳의 공식문서에서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며 “이번 부산총회에서 선포될 새로운 선교-전도 선언서에서도 ‘하나님의 구원하는 은총에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면서 종교다원주의를 선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기독교 밖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 최 교수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 이 모·박 모 교수가 발간해 보급 중인 소책자 「바로알자」에 대해 “「신학충돌 Ⅱ」이 사실 그 책보다 먼저 나왔지만, 그들 주장의 허구성이 모두 담겨 있다”며 “한 마디로 「바로알자」는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박 모 교수의 「바로알자」는 “WCC가 자유주의 신학과 무관하고 편협하지 않은 온전한 신학을 추구하며, 사회선교만 하지 않고 통전적 선교를 하고 있고, 이중의미의 언어세계가 아니며, 자유주의 신학 일변도 단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책이 제시하는 핵심 요지는 사실 ‘공동선언문’의 4대 신학 조항-종교다원주의와 혼합주의 반대, 용공주의와 인본주의 및 동성애 반대, 개종전도 금지주의 반대, 정확무오한 성경관 지지-과 일치하는데, (NCCK측이) 이를 파기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최 교수는 “공동선언문 파기 당시, WCC 진영의 주요 명분은 ‘WCC 신학과 불일치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제 와 특정인이 다원주의가 아니라고 한다 해서 그 사실이 바뀌겠느냐”며 “그 본질이 정치적 합의였긴 했지만, 공동선언문 파기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것은 보수와 진보 한국교회가 전혀 하나될 수 없는 각각의 집안이라는 점, 하나는 ‘역사적 기독교’이지만 다른 하나는 ‘신종 기독교’ ‘WCC적 기독교’라는 점”이라고도 했다.
또 WCC 진영이 가장 강력하게 반발했던 ‘개종전도 금지주의’에 대해서도 “「바로알자」는 WCC가 결코 개종전도 금지주의를 선포한 적이 없다는데 그들의 1997년 문서 ‘Towards Common Witness’를 보면 이를 선포하고 있고, 그 핵심은 로마가톨릭교회 및 정교회의 미신적 신앙 습속을 비난하지 말고 개신교회의 구원관 곧 이신칭의를 더 우월한 교리라 주장하지도 말라는 것”이라며 “로마가톨릭·정교회 선점 지역에서도 복음 전도 대신 ‘하나님의 선교’만 하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가톨릭과 정교회에만 적용되던 ‘개종전도 금지’는 점차 확대돼, 이번 부산총회에서 선포될 ‘선교-전도 선언문’에서는 ‘이웃 종교인들’, 즉 불교나 이슬람교 같은 타 종교인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진실하고 정확한 정보와 신뢰에 기초를 둔 신앙고백 공동체로, 고의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거짓 증거를 하는 기독교 운동은 하나님 앞에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를 편찬한 WCC 한국준비위원회의 행보는 여러 측면에서 일제 말기와 해방 후 친일파 목사들을 연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신학충돌 Ⅱ」, 본문과현장사이 | 501쪽 |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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