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의 혈루 근원이 마르듯이 우리 속에서
흘러나오는 더러운 것들이 멈춰져야 한다

서울 보훈병원이나 대전 신탄진에 있는 보훈병원을 가보면 6.25전쟁이나 월남 전쟁에 참여했던 상이군인들이 평생을 병원에서 보내는 것을 본다. 가끔 그 사람들을 위문을 하고 예배에 참여 할 때면 휠체어에 앉아 예배드리는 내내 흐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예배드리는 모습을 본다. 기나긴 세월, 가족도 없이 외로움에 지쳐있고 수 십 년 전의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고통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가슴이 아프다. 
마가복음 5장을 보면 12년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고통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여성은 생리기간이 있는데 문제는 생리기간을 지나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피가 흐르는 것을 혈루증, 유출 병이라고 불렀다.(레위기 15:19-33) 혈루증은 불결한 것으로 누구든지 접촉하면 물건이든 사람이든 다 부정하고 더럽다고 규정했다. 자신의 몸에서 그치지 않는 피가 12년간 흘렀으니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을까? 하지만 왜 이런 병에 걸렸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서 혈루증으로 판명된 그녀를 가까이 하기는 어려웠다. 그녀에게 몸이 닿았거나 손을 잡으면 부정하게 되고 불결하게 되었기에 그녀는 가족과 결별되어야 했고, 그녀는 이혼을 당해야 했다. 그는 홀로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인생이었다. 또한 그녀가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에게 치료를 받았지만 자기의 재산 전부를 다 탕진하고 말았다고 기록한다. 의사였던 누가는 12년의 혈루증이 공식적인 그녀의 진료기록이었음을 누가복음 8장에서 밝히고 있다.
인간의 가치와 자존감은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고 살아야 할 이유마저 없어진 항상 추운겨울이었다. 끊임없이 흐르는 피, 그것은 율법이 정한대로 부정한 것이고 그로인한 냄새 그것은 더러움 자체였다. 그런데 마가복음 7장을 보면 꼭 이렇게 12년을 혈루 증을 앓는 여인만 더러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 속에 있는 악한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막7:21-23)고 했다. 여기 더러운 것은 더러운 영에 대한 말씀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한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더러운 영’이 위협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게 만드는 영, 타인을 내 욕망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영, 교권을 잡고 나와 우리집단만 계속 누리려는 더러운 영이 우리들의 마음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예수님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여기 12년의 혈루 증을 앓고 있는 여인 앞에서 우리 자신을 통찰해 보아야 한다. 나는 지난 12년 동안 내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무엇인가? 12년 동안 직분을 가지고 교회를 섬기면서 내 안에서 흘러나온 것은 무엇인가? 12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내속에서 흘러나온 것이 거룩한 영들에 속한 것인지 아니면 더러운 영에 속한 것인가? 여기 12년 동안 혈루 증을 앓던 여인은 절망의 끝에서 사회와 자신이 속한 공동체 그리고 종교적으로 피해자였음에 틀림없다. 지긋지긋한 삶 자체였다.
그런데 그 여인이 예수님을 만날 때 12년의 혈루 근원이 말랐고 흘러나오는 더러운 것들이 멈춰졌다. 혈루증이 즉시 그쳤다고 의사였던 누가는 누가복음 8:44에 기록하고 있다. 이 여인이 얼마나 기뻤을까? 얼마나 감격했을까?
주님은 그녀에게 “딸아!”라고 말씀하셨다. 이 소리는 12년의 저주가 끊어지고 부끄러움과 한 맺힌 서러움과 고통과 눈물이 일시에 끝이 나고 새로운 신분을 허락하시는 주님의 선언이다. “딸아!” 주님은 그녀에게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 찌어다.” 그녀를 묶어놓았던 12년의 저주와 쇠사슬에서 자유와 기쁨을 얻었고 그녀는 구원을 얻었다.
여러분은 지난 12년 동안 누구를 붙잡았는가? 무엇을 붙잡았는가? 내가 어려울 때 내가 힘들 때 내가 일어설 수 없을 만큼 자존심이 상하고 괴로울 때 내가 붙잡았던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돈을 붙잡고, 지식을 붙잡고, 명예를 붙잡고, 쾌락을 붙잡는다. 기독교 신앙이란 눈앞의 문제해결이 주제가 아니다. 전 인생을 걸어도 후회가 없고 죽어도 여한이 없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은혜이고 축복이다. 
우리도 주님을 만나고자 하는 열정이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 여기 인간다움의 절실한 마지막 표현은 주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교단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12년의 혈루 근원이 마르듯이 우리 속에서 흘러나오는 더러운 것들이 멈춰져야 한다.
우리 모든 교단인 들이 주님을 올바로 만날 때 교단은 더러운 과거의 구습에서 새롭게 혁신될 것이다. 혁신의 깃발을 높이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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