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이 언제부터 스승에 대한 아름다움과 존경의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채 곤욕스러운 날이 되어버렸다. 카네이션 한 송이조차 기쁘게 주고받을 수 없게 된 것이 요즘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렇게 된 것은 물론 일부 부도덕한 교사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겠지만 부모와 우리 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듯 스승은 나라의 임금이나 나를 낳아주신 부모와 같았다. 그러나 가장(家長)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서 자연적으로 스승의 권위도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우리 독자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제자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교회현장에서 누군가의 스승이다. 목회자로, 장로로 그리고 교회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 현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어느 하나 애틋하지 않은 제자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다 귀한 제자들이고 사랑스러운 제자들이다.
스승이란 과연 무엇인가?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이다. 또한 스승은 운전기사와도 같다. 왜냐하면 운전기사를 믿고 승객이 탑승을 했는데 운전을 하는 기사가 어떻게 운전을 하느냐에 따라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고 때로는 탈선으로 인해 대형 사고를 일으켜 수많은 사상자(死傷者)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한 인간의 품성과 인격, 사고력이 바뀌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버린 시점에서 스승인 우리가 과연 제자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는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넓은 의미에서 모든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책임이 있기에 예의와 법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한탄만 하기에 앞서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지혜를 알려주고 있는지, 험악한 세상 속을 헤쳐 나갈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는지, 또한 혼자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려 베풀고 나누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일 할 자세를 가르치고 있는지 어른인 우리가 반성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기계적으로 정확하고 똑똑 해졌지만 안타깝게도 사회생활에 가장 기본적인 예의와 소통능력이 예전과 달리 상당히 부족해진 것은 그들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과연 아름다운 스승은 누구인가? 젊은이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고, 가르치는 사람이 참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승의 날이 이렇게 된 것은 학교 교사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이 시점에서 학교 교사 그리고 목회자들도 크게 반성하고 그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가장 큰 스승이기도 한 부모의 의식 변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다. 사회성의 부족은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잘못된 사회를 탓하기에 앞서 그 사회 속에 공존하고 있는 모든 부모들이 자식에게 바라는 것을 바꿔야 한다.
자식들이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좋은 성적과 일류대학, 1등이 되어야만 성공과 행복을 보장받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자식의 앞날을 그르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시대를 마감하고, 남의 행복이 동시에 나의 행복이 되는 사회상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지식에 앞서 남과 어울려 지내는 인간이 되는 법을 가정으로부터 먼저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권위를 회복하면서 스승의 권위도 함께 회복해야 한다.
TV에 나온 공익광고의 문구가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부모는 멀리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을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스승의 날을 한 달여 앞두고 우리만큼이라도 자신이 누군가의 진정한 스승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모든 이들이 누구인가에게 스승이 될 수 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바르거라 참되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라.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학교와 교회에서 ‘스승의 은혜’가 울려 퍼지면서 모두에게 축제의 날이 되는 스승의 날로의 회복을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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