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호 목사
사장·천광교회

찬바람이 뺨을 스쳐가는 상쾌한 겨울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은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 <성결인신문>이 태동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4개월간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한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고마운 분들, 내 인생에 소중한 분들의 얼굴들이다. 아니 우리 주님께서도 귀중하게 기억하시는 분들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때론 햄버거로 아침을 대신하고 시간을 맞추려고 밤낮없이 창간되는 신문을 위해 고생했던 동지들이다. 모두가 한국교회를 생각하고 교단의 앞
날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였다.
작년에는 바른선거 운동을 펼친다고 안식년 휴가도 잊은 채 정신을 잃고 이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전화하며 1천명 서명운동을 하여 1370여명의 목사님, 장로님들의 서명을 받았다. 우리교단은 그래도 깨끗함을 회복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운동이었다. 그 결과 2008년 총회 임원선거는 한두 후보를 제외하고는 자제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몇 분들로부터 선거풍토가 조금은 나아졌다는 전화도 받았다. 참 보람된 격려였다. 바른선거에 서명하신 분들이 앞으
로도 부정한 금품이나 거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 운동은 계속하여 진행할 것이고, 선거제도 개선 방안도 병행해야 실효를 거둘 것이다.

 이런 모든 일들은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난 이런 시간들이 고귀한 낭비라고 평가해본다.

 그때 함께 서명운동에 동참해준 본 교회 당회원들과 인천서지방회 장로님들 그리고 박영남 전 전국장로회장님, 김승훈목사, 정삼열목사, 전국지방회 회장들이 여기에 적극 동참해 주었음을 잊지 않고 있다. 특별히 직전총회장이신 백장흠 목사님의 적극적인 지원은 고무적인 것이었다. 한우리교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선거풍토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도록 배려해 주신 일을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옳은 일, 바른 일을 누가 거부 하겠는가! 난 이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새벽 문득 난 왜 이런 일에 시간을 보내고 분주하게 사나? 취미인가? 바보인가? 너만 의인이냐? 이해득실을 좀 계산하며 살아라 그렇게 한다고 변한 게 무엇이고, 네 자신이 얻은 것은 무엇이냐? 내 자아의 한 구석에서 속삭임이 들려 왔다.
그러나 곧 “그래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내 신앙 양심이 최소한 침묵의 죄를 면하려고 그러는 거야 그만 조용히 해… ”

내 독백은 속에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었다. 이것은 현실에 안주하라는 현실주의와 그래도 신앙양심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식지 않은 내 작은 정의가 갈등하고 고민하는 대화였다.
2008년 한해를 보내며 이제 3호 <성결인신문>이 발행되는 시점에서
더욱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제발 <성결인신문>이 총회가 성결해지고, 바로가고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데 적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그리고 <성결인신문>의 모든 임원, 위원, 이사, 직원들이 끝까지 한국교회를 진정 사랑하고 성결인의 긍지를 높여주어 화합과 부흥에 기여해 주길 소원한다.
작년과 올해는 내 일생에 잊을 수 없는 해였다고 스스로 자위하며, 한해가 저물어 가는 캘린더를 바라보며 남은 날수를 아쉬운 마음으로 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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