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교회세습이라는 부끄러운 행위에 참여, 방관, 동조한 죄를 회개하고, 이런 부끄러운 관행이 제거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입장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의 실천 명칭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대표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사진)은 지난 9월 3일, “감리교단의 ‘교회세습 금지’ 입법추진을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지난 8월 27일, 감리교의 장정(교회법) 개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조항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에서 장정 제3편 ‘조직과 행정법’ 부분에 ‘교회 담임자 파송 제한’ 규정을 신설해, ‘부모와 자녀가 연속해서 한 교회를 담임할 수 없다’,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를 그 자녀가 담임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
세습 금지 대상엔 장인·장모와 사위·며느리 사이도 포함시켰다.
이 개정안은 감리교단의 많은 대형교회들의 교회세습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자체 정화 안이라는 분석이 있다.
사실 감리교 뿐 아니라 다른 교단의 중대형교회들도 이와 비슷하게 자녀에게 교회를 세습해 줌으로써 사회에 비난이 되어 왔다.
이를 반성하기 위해 지난 6월, 장로교 합동교단의 충현교회 원로목사 김창인 목사가 자신이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한 것에 대해서 잘못을 고백하는 등 자성의 움직임이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교회들이 세습의 유혹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에 대해 샬롬나비는 이 성명서에서 “세습이란 한 개인이 자녀에게 자신의 사유재산을 물려주는 일인데, 교회에 ‘세습’이라는 합당하지 못한 말이 붙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영한 명예교수는 교회세습을 반대하는 신학적, 성경적, 윤리적 근거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먼저, 교회 세습은 교회의 사유화로서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머리라는 성경의 진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교회의 주인은 목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이다.
목회자가 교회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교회세습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닌 자신의 사유재산으로 보는 지극히 반(反)성경적이고 반(反)신학적인 행위이다.
세습을 하는 이유는 “평생 피와 땀과 기도로 내가 이만큼 키웠으니 내 것이며 내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인데, 이러한 발상은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준다면 그는 목회를 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장사나 사업을 한 것과 다름이 없다.
또한 김 교수는 교회세습이 바로 성경이 책망하고 있는 물욕과 권력욕과 혈육에 대한 잘못된 사랑의 소산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목회자는 세상의 물욕과 권력욕과 명예욕에 대해서 죽어야 하고 자기를 부인할 것을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본을 보여야 하는데, 오늘날 일부 목회자들은 자기부인과 십자가를 지는 삶에 대한 성경의 진리를 가르치면서도 실제로는 성경의 진리에 거슬러 행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이를 본받아 성도들 역시 말씀을 머리로는 동의하나 세상 욕망을 버리지 않고 살게 될 우려가 있다. 이로 인해 개신교는 세상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목회자는 자신의 본분으로 돌아가 정직하게 모든 세속적 욕망을 회개하고 세습의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더 나아가 김 교수는 “교회세습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교회의 윤리적 책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나비행동은 중지를 모아 교회세습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세습을 금지하는 조항을 확정한 감리교단 장정개정위원회의 결정을 적극 환영하며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개정안이 입법의회에서 결의되어 모든 감리교회에서 실제로 시행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모범을 따라 다른 교단도 교회세습금지 조항을 교단 법에 삽입하여 입법추진하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늘어가고 있다.

기독교헤럴드  admin@evanholy.co.kr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