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장신대, 사립대 중 첫 ‘반값 등록금’ 실현

사립대 수입 3/4 등록금 의존 ‘심각’…

‘건물’ 보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마인드를 갖춰야

4년제 사립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신학대학이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부산장신대학교(총장 최무열 박사)는 지난 8월 말까지 206개 교회와 2938명의 교인들의 기부로 4억6400만원의 학교 발전기금을 모아 명년 신입생부터 입학금을 제외한 등록금 310만원 중 절반만 부과키로 했고, 기숙사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게다가 차상위 계층 학생은 기존 국가장학금도 받아 등록금을 납부하고도 돈이 남을 수도 있게 됐다.

이러한 사례는 비싼 등록금 문제를 신학대학 혹은 기독교대학이 앞장서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서 그 의미가 크다.

비싼 못된 등록금=교회에 악영향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세계적으로 비싼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자녀를 둔 학부모 교인들의 헌금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미자립 작은교회 목회자 자녀들의 경우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강원동지방회의 A목사의 경우, 두 자녀를 4년간 학자금 대출로만 교육시킨 사례도 있다. 대출 상환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그 자녀는 부채를 상환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될 수도 있는 사정이다.

그러므로 반값 등록금 실현 문제는 곧 한국교회 청년들의 기도 제목이기도 하다.

장로 집권 시대, 반값 등록금 실현해야

현재 집권 대통령은 이명박 장로(소망교회)이며, 집권당 대표도 황우여 장로(충무성결교회)이기에 반값 등록금 실현은 기독교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전도의 길이 열리는 셈이다.

또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해야 할 이유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장로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약속은 일개 대통령 후보로서의 약속이 아니라 기독교 장로 신분으로 약속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제9계명을 어기는 셈이 된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지난 8월 23일, 대학생 토론회에 참석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황우여 장로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어 거는 기대가 크다.

이처럼 황 장로가 노력할 때, 범 교단적으로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이다.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고교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72.5%에 이르러 대학들이 등록금을 비싸게 받아도 학생 수급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립대 재정 수입의 4분의 3이 등록금일 정도로 등록금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사학 재단이 대학에 내놓는 전입금은 9.5%이고, 기부금은 4.1%일 정도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은 채 학생들 등록금을 받아 학교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대학 재정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152개 일반 사립대 운영수입이 13조5918억3166만원인데, 74.6%가 등록금 수입 10조1433억8141만9000원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선 대학 등록금 의존비율이 4분의 1 안팎인 것과 비교해 볼 때, 말도 안 되는 한국 대학 상황이다.

지난 해 11월, 감사원은 ‘대학재정 운용실대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학들이 등록금을 낮출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신학·기독교대학부터 ‘반값 등록금’ 실시

국내 대학의 87%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교육 기관이다. 그런데 사학 재단을 설립자의 사유재산으로 착각해 족벌 운영하면서 많은 비리 사건이 터졌다. 이 사학들이 교육 마인드 보다는 장사 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등록금을 계속 올려 왔던 것이다. 이 등록금으로 건물을 지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자세는 기독교적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기독교 정신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온 인류를 구원한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십자가의 죽음 후에 부활한 사건으로 인해 기독교가 탄생했다.

그러므로 신학대학과 기독교대학은 무한 경쟁 사회에 휘말려 자본을 축적하기 보다는 스스로 비우고, 낮아져 학생들을 섬기는 자세로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

이제 신학대학과 기독교대학, 그리고 한국교회가 ‘건물’ 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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