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는 2000년 전에 온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베들레헴의 초라한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그의 탄생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은 메시야 대망을 하였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아니라 들판에서 야근하던 목동들이었고, ‘밖의 사람들’이었던 동방 박사이었고, 평생 과부로 지내면서 기댈 곳 없이 오직 성전에서 기도만 하였던 안나가 예수의 할례 때 목격하였다. 엄신형 목사(한기총 대표회장)는 “예수님은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실 구세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왕의 탄생을 알리는 환호성이나 신하들의 화려한 하례대신 그분은 조용하고 겸손한 베들레헴 시골의 한 마구간에 강림하셨고, 먼 동방의 박사와 들판에서 잠자던 목자들만이 지켜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예수는 하나님의 본체이셨기에 영광 보좌에 있으셔야 하는데, 직접 인간의 몸을 입고 내려 오신 것이다. 그의 출생 날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에수 탄생의 날짜에 대하여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동방교회에서는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지키기 전에 1월 6일을 크리스마스로 지켰다. 고대 로마에 있었던 ‘동지날’ 대축제 명절인 12월 25일을 주장하는 설도 있다. 로마 주교는 기독교와 이교도를 정복했다는 것을 기념하여 이교의 축제일인 동지를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채택하게 되었다는 설이다. 본격적인 성탄축하 예배는 379년 12월 25일 콘스탄티노플에서 시작했다. 크리스마스란 용어는 'Christes Masse'(그리스도의 미사에배)라고 불려 오다가 중세 영국에 와서 두 말이 하나로 합쳐서 된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예수 탄생의 날짜는 분명하지 않다. 이 말은 그 날보다는 예수의 성육신 사건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날의 의미는 무엇일까? 권오성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2000년 전에 동방박사들이 주께서 탄생하신다는 약속 성취의 별을 확인하고 크게 기뻐하였듯이 아기 예수님께서 구원의 주님으로 오신다는 성탄 소식에 기뻐하고, 찬양을 드립니다. 성탄 절기는 예수님께서 암흑과 전쟁, 절망의 땅에 빛과 평화, 희망을 주고자 오셨음을 선포하고, 이 세상이 그 은총을 덧입는 때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이 날의 의미가 더 소중하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교회와 세상 사람들은 한 해를 보내면서 자신의 나이가 한 살 더 먹는 연말 분위기에 휩싸여 그 날짜에 놀이를 하는 것에 몰두한다. 오늘날의 성탄절은 주인공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다. 성탄절의 주인공은 산타클로스도 아니고, 루돌프 사슴코도 아니고, 인기 연예인도 아니고, 백화점의 진열장도 아니고, 향락업소의 주인도 아니다. 오늘날 성탄절에는 흥겹고 떠들썩함(merry)은 있는데, 그 안에 그리스도(Christ)는 없다. 성탄절에 물질신 ‘맘몬’만이 판을 친다.
한국에서 보릿고개를 넘기던 시절 물질이 늘 부족했는데도 성탄 이브 저녁이 되면 교회를 다니든 안 다니든 관계없이 많은 동네 사람들이 예배당에 모여서 어린 아이들의 성극이나 성탄축하노래를 들으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였다. 정말 성탄절은 온 동네의 축제날이었다. 이 당시에 분명히 성탄절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셨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Christmas’라는 글자가 무색하게 성탄카드에는 예수님은 사라지고 산타클로스와 루돌프 사슴, 연예인이나 동물, 또는 이상한 엽기적인 그림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성탄절을 전후해서 교회는 한산한데 스키장, 술집 등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성탄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이 실현되기 시작하고, 생명의 빛이 되시는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을 알리는 절기이다. 예수는 내려 오셨는데, 지교회가 비대해져서 교주처럼 된 일부 초대형교회의 목회자는 자꾸 올라가려고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엄신형 목사는 “성탄을 맞아 우리들은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동시에 어려워진 경제상황으로 늘어나는 빈곤층과 노숙자들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 가운데 고통 받고 부당하게 억눌린 이웃들을 향해 나눔과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아와 과부를 가장 먼저 배려했던 초대교회의 성도들처럼 교회가 먼저 낮은 자리로 내려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마음을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탄은 우리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그리고 가치 있는 인생임을 깨닫고 염려와 두려움을 극복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화려한 왕궁대신 소박한 구유에 누우셨던 예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성탄의 정신입니다. 배려와 나눔의 실천을 통해 기쁨과 감사를 모두가 누리는 넉넉한 성탄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로 어려워진 성탄절에 훈훈한 소식이 전하는 교회가 있다. 교단 총회장 전병일 목사가 시무하는 정읍교회는 성탄절에 가족 봉사대, 불우가정 도배, 쌀 천사포, 장학금 전달 등의 사랑 실천을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 화려한 조명 밑에서 자기만의 축제로 그칠 것이 아니라 예수처럼 낮은 곳에 임하여 눈물 짓는 이들에게 빛을 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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