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 혹은 자기의 주장을 타인에게 말이나 글로 표현하고자 할 때에 다음의 두 가지 방법 중의 한 가지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하나는 연역적인 방법(deductive method)이요, 다른 하나는 귀납적인 방법(inductive method)입니다. 연역적인 방법이라 함은 자기가 주장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으로써 그 구조상 서론-본론-결론이라는 형식을 갖게 되며, 서론에서는 주장 하는 바 논지(thesis statement)가 있고, 본론에서는 서론의 논지를 설득력 있게 풀어 나가는 형식입니다. 설교로 설명하자면 소위 말하는 ‘삼대지 설교’(three points sermon)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역적인 방법은 학교나 연구기관 등에서 논문이나 이에 준하는 논술적인 글들을 쓸 때에 주로 사용되어 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귀납적인 방법은 어떤 생각과 사상 등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경험되어 지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문학적 장르가 곧 소설, 영화, 연극, 드라마 등 이지요. 이야기 서두에 핵심적인 주제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적인 일들로부터 시작하여 결론을 향해 나아가는 움직임(movement)이 바로 귀납적 방법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좀 지나친 표현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설교자들은 ‘무엇’을 전할 것인가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왔습니다. 그래서 본문을 선택하고, 선택한 본문을 주석하고, 강해하고, 많은 연구를 해서 청중에게 전달해 왔습니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현대 설교학에서, 특히 미국의 현대 설교학에서는 ‘무엇’을 전할 것인가와 더불어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현대 설교학은 프래드 크래독(Fred B. Craddock)이라는 설교학자의 우산 아래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40여 년 전 그가 저술한 As One without Authority[김운용 역, 귀납적 설교의 이론과 실제 - 권위 없는 자처럼, 예배와 설교 아카데미]는 이 분야에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설교는 ‘무엇’을 전할 것인가와 함께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크래독은 연역적 방법인 ‘3대지 설교’를 “청중으로 하여금 세 봉우리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여행을 하게하며 . . . 세 편의 작은 설교들을 접착제로 엉성하게 붙여 놓은 것과 같다.”라고 말하면서 설교자들이 설교의 내용을 담는 설교의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여 적용할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설교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설교자를 통해 메시지가 청중에게 전달되어 변화를 일으키고 무엇인가 행동하게 하는 것이라면 ‘귀납적인 방법의 설교’가 더욱 더 효과적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청중 앞에 서서 설교를 함으로 청중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경험하게 하며, 은혜 중에 새로운 결단을 하고 변화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야 하는 설교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설교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합니다. 마가복음 저자는 예수께서 설교하실 때에 “백성이 즐겁게 듣더라.”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설교자로서 내가 청중을 향해 설교 할 때마다 청중에게 즐겁게 들려지는 설교를 할 수는 없을까? 설교자는 ‘무엇’을 전할 것인가와 함께 ‘어떻게’ 전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크래독은 말합니다. “방법이 메시지입니다.”(The method is the message.)

/인천중앙교회 담임목사, 서울신학대학교 설교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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