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상여
전국 시대 조나라 혜문왕 때에 왕에게 옥벽(玉璧) 하나가 생겼습니다. ‘화씨의 벽’이라는 이 옥은 아주 크고 아름다운 보물이었습니다. 조나라가 대단한 보물을 건졌다는 소식을 들은 이웃 진나라 왕이 시비를 걸었습니다. “내가 15개 도시를 줄 테니 그 옥이랑 바꾸자.” 조나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거절하면 진나라가 당장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 같은 기세였습니다. 그러자 인상여라는 신하가 나서서 자기가 옥을 가져갔다가 상처 하나 없이 다시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하여 인상여는 옥벽을 들고 진나라로 갔습니다.
진나라 왕은 인상여가 들고 온 옥벽을 손에 들고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인상여가 약속한 15개 도시를 달라 말하자, “나중에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인상여가 “아쉽게도 그 옥벽에는 한 가지 흠이 있습니다. 제가 가르쳐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다시 옥벽을 받아들었습니다. 그러더니 궁궐기둥에 벽을 대고 서서 옥벽을 높이 치켜들고 누구든 다가오면 바닥에 던져 깨뜨려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옥벽을 갖고 싶었던 진나라 왕은 할 수 없이 3일 후에 다시 만나자고 하고 인상여를 돌려보냈습니다. 인상여는 그 길로 사람을 시켜 옥벽을 다시 조나라로 보냈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진나라가 펄쩍 뛰었지만 자신들이 먼저 약속을 깼으니 뭐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어서 그냥 인상여를 무사히 돌려보냈습니다.

2. 염파 장군
인상여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공을 세워 높은 벼슬에 올랐습니다. 그때 조나라에는 염파 장군이라는 노장군이 있었습니다. 평생 조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충신인데, 문제는 인상여의 벼슬이 염파 장군보다도 높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염파 장군이 마음이 상해서 인상여의 욕을 하고 다녔습니다. 인상여는 말과 잔머리로 높은 벼슬에 올랐다고 한 번 만나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이를 갈았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인상여는 염파 장군을 피해 다녔습니다. 보다 못한 부하들이 따졌습니다. “대감은 왜 벼슬도 더 낮은 염파 장군을 무서워합니까?” 그러자 인상여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초강대국 진나라 왕 앞에서도 겁먹지 않고 임무를 잘 처리하고 온 사람이다. 하물며 염파 장군을 두려워하겠느냐? 다만 나라의 두 기둥인 염파 장군과 내가 반목하면 국력이 약해지고 결국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라의 일은 중요하고 내 개인적인 체면과 자존심은 사소해서 피해 다니는 것이다.”

3. 만족할 수 없는 존재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을 천하보다 존귀한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인간에게는 하나님만이 채우실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상대방에게 만족함을 누리고자 한다면 시험에 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도 바울이나 베드로가 교단의 수장이 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인간은 천하보다 큰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천하를 얻어도 만족하지 못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우리들은 이웃들에게 만족하지 못한다고 그들을 우리의 원수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원수는 이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무너뜨리는 악한 영들입니다. 악한 영들은 신앙인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싸움의 대상을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마땅히 사랑해야 될 가족끼리 분쟁하고 교회 리더십들끼리 분쟁하는 것을 악한 영들은 더욱 좋아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악의 영들에 대함이라고 하였습니다.
몰트만은 빈곤의 대안은 부가 아니라 공동체라고 하였습니다. 6.25전쟁을 겪은 당시처럼 가난을 공동으로 짊어지면서 서로를 보듬어 안고 서로를 위해 살아간다면 가난 가운데서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보면서 만족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힘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손잡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교단도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주고 감싸주고 나아갈 때에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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