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은행 총재 자리는 백인의 전유물이자 유색인종의 금단지역으로 여겨졌던 것이고 전통적으로 아이엠에프 총재 자리가 유럽인인데 반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인이 독점해왔는데 이번에 미국 국적이지만 이민 1.5세대인 한국계가 발탁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김용 총재의 임명이 특히나 백인 사회에서 대단히 호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 용 총재를 세계은행의 총재로 추천한 오바마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김 용 다트머스 대학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로 추천하는 것은 그가 성장과정에서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봉사를 포함한 자기 희생적인 활동을 많이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빛을 발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이 시대의 리더십의 화두가 되었다. 김 용 총재의 태도와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그런 삶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왔던 그의 인격을 드러낸다.
문화일보의 워싱턴 특파원 천영식이 문화일보 2012년 4월 20일자에 그려낸 김 용 총재의 모습에서 나는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김용 총재의 리더십을 읽을 수 있었다.
「워싱턴에선 19-20일 세계은행 총재가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춘계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재무장관들이 속속 입국하고 있고, 대부분 김용 차기 총재와 면담을 희망하고 있다. 한국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마찬가지. 박 장관은 IMF·WB 회의 참석차 들른 길에 김용 차기 총재와 별도 면담을 바랐다. 하지만 김용은 없었다.
그의 임기는 7월1일부터 시작된다. 지금의 세계은행 총재는 엄연히 로버트 졸릭이다. 현 총재가 있는데,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예 회의기간 동안 워싱턴에 들르지 않겠다고 했다.
김용 차기 총재가 선임된 다음 17일 이뤄진 박 장관과 전화통화 내용.
(박)“이번에 워싱턴에 가면 한번 만나뵐 수 있겠지요.”
(김)“이번 회의는 졸릭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입니다. 차기 총재가 현 총재에게 누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워싱턴에 가지 않습니다.”
박 장관은 김용을 만날 수 없었지만, 마음만은 뿌듯했다. 한국계 세계은행 총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워싱턴을 들르는 한국 재무장관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기분이다. 더욱이 이 같은 마음 씀씀이가 박 장관에게는 상당한 호감으로 작용했다.」
나는 이 상황과 우리 교단의 상황을 비교해 본다. 지금의 교단 상황의 혼란 양상은 바로 이런 리더십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2011년 5월 제105년차 총회에서 송윤기 전 총무는 재신임에 실패했다. 그가 재신임에 실패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어쨌든 결과는 결과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자신의 몫이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억울한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리고 그 민주주의의 대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교단 정치에서 표결의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법리 논쟁으로 따지면 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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