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이 창조적으로 ‘삶에 융합되는 일’ 시급

기독교문화의 현주소와 변혁의 길

기독교문화의 부재로 우리사회 속에서 정직과 순결정신 미흡

교회가 일상의 삶이 복음에 입각한 역동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기독교문화의 현실 반성해야

한국사회에 과연 기독교문화가 존재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교회 안에 들어오면, 기독교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으나, 정작 세상의 빛으로 존재하는 기독교문화를 내세울 것이 없다. 기독교 인구가 1천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네 다섯 명 중 한 사람이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타 종교국과 비교해 더 정직하지도 못하고, 순결하지도 못하다는 것은, 기독교문화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한 증거가 된다. 문화는 삶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향락문화로 대변되는 밤 문화가 매우 발달되어 있어, 외국 남자들이 앞다투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대중문화의 강력한 도전은 의식있는 기독교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상 대중문화와 적당히 결탁된 그리스도인들이 융통성있는 사람들로 인정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는 대중문화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예술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고 있다. 대중문화는 현실도피적이며, 맹목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문화적 현상을, 성경적으로 해석하려는 안목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 또한 세상을 리드하지 못하다보니, 도리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갈등이 있다.

대중문화, 성경적 가치관 해체

「대중문화와 성경적 세계관」의 저자인 최재호목사(대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적 갈등을 느끼는 이유는, 대중문화를 생상, 유통시키는 쾌락적이고, 황금 만능주의적 가치관이 끊임없이 성경적 가치관을 해체시키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다”면서, “대중문화에 숨겨진 이데올로기가 성경적 가치관을 해체시키고, 그리스도인들을 비복음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최목사는 “실제적으로 기독교인들 앞에 던져진 문제는 대중문화를 접하고 소비하면서 겪게 되는 문화적, 혹은 가치관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목사는 또 “기독교인들이 대중문화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이해를 통해서 그 뒤에 숨겨진 세속적인 이데올로기를 분석하고 해체시키지 못한다면, 대중문화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내부에 있는 성경적인 가치관을 해체시키고, 성경에 기초한 복음적인 가치관을 비복음화 시킬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한 최목사는 “대중 문화적 현상 뒤에 숨어 있는 세계관에 대한 통찰력이 없으면, 입으로는 성경적인 믿음을 고백하지만, 실제 삶의 현장에서는 시대의 가치관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목사는 “성경적 가치관을 갖고 살아간다는 것은, 이 시대의 문화적 현상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행동을 가능케 하는 이데올로기적 배경을 성경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의 자살도 심각한 수위

기독교인들의 자살도 심각한 수위를 넘고 있다. 고 안재환씨(탤런트)의 경우,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다. 영화배우 최진실씨도 마찬가지이다. 반 틸에 의하면 성경적 최고의 선은 하나님의 나라이다. 그에 의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성취된 계획’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나라를 궁극적으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하나님의 뜻이 됨과 동시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행동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그 분께 맡기며 살아가는 것이 바른 인생관이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는 바른 기독인의 인생관이 아니다. 이 모두가 바른 기독교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결과이다.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은 이제 기독교문화 정착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다.

복음주의자들 사회문화운동 앞장

일찍이 영국의 웨슬리는 사회변혁에 선두에 섰다. 아울러 복음주의자들의 영향과 지도하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사회운동 가운데 노예제 폐지, 수형제도의 개혁, 노동조건의 향상 등을 들 수 있다. 그들은 구약성경을 읽다가 노예제도는 죄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기독교문화관」의 저자인 로버트 E. 웨버 박사(휘튼대학 교수)는 “바른 복음주의는 사회적 관심과 거리가 멀지 않다”면서, “오히려 사회적 관심이 기독교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조은식교수(숭실대 교양특성화대)는 “우리사회에 기독교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문제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성경적인 관점을 사회에 제시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과거 우리사회는 기독교의 정신이 리드했던 점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조교수는 “리챠드 니이버의 입장 중, 비기독교문화를 부정적 배타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변혁적이며 포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교수는 특히 “기독교인들이 정교분리 원칙을 근거로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여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잘못 된 것이다”면서 “무관심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또한 조교수는 “기독교인들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문화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젊은이들의 문화를 수용하지 못한 결과이다”고 말했다. 특히 조교수는 “젊은이들과의 문화적 단절은 전도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갖고 오기 때문에 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태화교수(안양대학교)는 “생명성이 있는 복음이 삶과 연결되고, 삶에 다가가도록 적용해야 한다”면서, “다양하게 적용할 때 기독교문화가 육성되고 발전할 수 잇을 것이다”고 말했다. 추교수는 “CCM 가수를 키우고, 뮤지컬을 만드는 등 외형적인 것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복음이 창조적으로 삶에 융합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추교수는 “목회자들도 예전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일상의 삶이 복음에 입각한 역동성을 갖도록 하는 일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준교수(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는 “기독교문화관(세계관)은 삶이다”면서, “어떤 문화관을 선택하느냐가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그 결정은 궁극적인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성경이 말하는 문화관을 바로 이해하고 그렇게 믿음으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이 만들어낸 또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갈 것인가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은호목사(문화법인 사무국장, 안양대 겸임교수)는 “교회가 문화를 전도의 도구나 교회 이미지 쇄신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면서, “문화의 도구화 차원을 넘어 문화를 나누고 소통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생명사랑과 하나님의 평화란 복음의 가치를 소통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신학적 연구작업 필요성 대두

김영한교수(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장)는 “기독교문화에 대한 개혁신학적인 연구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뉴 에이지, 종교다원주의, 가이야이론(생태론적 신비주의) 등 현대문화를 통해서 도전하는 세속적인 문화관을 이론적으로 바로 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실천적인 측면에서 “교회와 교계단체들이 기독교세계관에 입각한 문화운동을 적극적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젊은이들과의 대화를 비롯 기독교세계관 교육 및 문화학교 프로그램 활성화 등을 예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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