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기독교라 할 때 그것은 개신교를 말한다. 개신교는 중세의 가톨릭교회의 전통을 거부하고 개혁했던 종교개혁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통칭 기독교로 불리우는 개신교회는 태생적으로 개혁성을 안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계가 놀라는 성장과 함께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그 약점들이 발견 될 때마다 저마다 개혁의 목소리가 각종 매체들을 통해 나타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개신교 안에 많은 신문들이 발생되는 것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개신교회 안에서 발행되는 매체들이 그 본질적 정신을 따라 끊임없는 자기 갱신의 결실이라면 얼마나 좋으랴만 갱신이나 개혁의 정신은 실종되고 오히려 교권의 도구가 되거나 미운오리를 압살(?)하거나 실세를 가진 이들의 놀이마당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우리는 차제에 기독언론이 나아갈 길에 대하여 지극히 원론적인 논의를 통하여 함께 자성하는 길을 찾고자 한다.

신학자 라인홀드 니이버(Reinhold Niebuhr)는 인간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 둘째는 피조물로서의 인간, 그리고 셋째는 죄인으로서의 인간이다. 그의 독특한 윤리관과 신학은 그의 이 같은 인간 이해를 바탕에 깔고 있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교회에 대하여 니버는 인간의 문제를 출발점으로 하여 예리한 비판을 가한다. 마찬가지로 오늘의 한국교계에서 발행되는 각종 신문들 또한 나는 니버의 인간이해에 기초하여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신문은 날마다 고발과 정죄의 기사로 지면을 채운다. 이는 아마도 인간은 죄인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는 것 같다. 또 어떤 신문은 어떤 교단과 교회의 비전이나 계획을 지나치게 부풀려 보도함으로 신빙성을 잃기도 한다. 이는 인간의 능력을 과장하고 신격화하여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이런 교계신문은 본래의 사명인 개혁정신을 잃고 만다. 기독교가 끊임없이 개혁의 정신을 추구하지 않으면 이 땅에 세워진 많은 교회들은 방향을 잃고 표류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교계신문이 지향할 점은 정체성과 개혁성이라고 말하고자 한다.

종교개혁의 정신은 교회라는 조직의 권위에서 성서의 권위를 회복코자 함이었다. 그러므로 진정한 개혁은 성서의 권위에 복종하는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고 그것이 곧 교회의 정체성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오늘날 기독교는 성서해석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성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혼란이 일고 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교회일치라는 교회론에 의해 성서에서 다시 교회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교회의 정체성을 찾고, 거기에 접근하는 개혁정신을 따라 교회 언론이 발언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시대의 기독교 정체성은 무엇인가? 나는 이 시대에도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모세를 비롯하여 수많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듯이 “주여 말씀 하소서 우리가 듣겠나이다.”하는 교회가 될 때에 교회갱신의 방향이 정해진다.

오늘날처럼 학문적 방법이 발전한 시대에 성서해석학과 양식 비판을 시비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충고하건대 “나는 스스로 존재한다”고 선언하시는 그분은 인간과 신학자들의 비판의대상이 되지 않는다. 다만 그분은 말씀하시고 우리는 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 언론의 정체성은 언어유희나 선동적 조작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본다.

다음으로 우리는 개혁성에 대하여 말하려고 한다. 개혁이라고 할 때 두 가지 범주를 생각하게 된다. 하나는 그 정체성에 근거하여 부적절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발전을 위한 창조적 노력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속성상 갈등을 야기하기 쉽다. 교회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예컨대 깨끗한 선거를 하자고 하면 그것은 교단 발전을 저해하는 소극적 발상이라는 공격을 받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대립적으로 서로 공격하는 양상은 안타까운 일이다. 왜 성결교회 언론이 선거비용의 과다와 타락현실을 강하게 비판하지 못하는가? 성결이라는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만일 일정한 타락위에 교단발전이 가능한 것이라면 그 발전이 정말 발전인가? 하나님이 무너뜨릴 바벨탑은 아닌가?

우리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측면을 과장하여 교단이 문화적 패배주의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정체성과 개혁성이 조화를 이루기 원한다. 발상의 변화를 촉구해 마지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오늘의 교계 신문은 읽을거리가 없다. 너무 잡소리가 무성하다. 무게 있는 필자의 신학적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는 빠르게 변하는데 이 변화의 의미를 짚어주지도 않는다.

아! 누가 있어 우리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갈하랴!

인간의 제한성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그래도 우리가 이 시대에 교회를 섬기는 성결인의 긍지로 살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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