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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이 있었다고 부정적 시각으로 보시지는 말기 바란다. 왜냐하면 교단을 위한 논쟁은 그 자체로서 귀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타의 항존위원회도 사실 이런 모습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목회를 핑계삼아 시간이 없다고 이런 논쟁 자체를 회피하는 모습은 항존위원으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냥 목회만 열심히 하실 일이다.
어느 위원이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얘기하셨다. 목회하는데 바쁜 사람 이렇게 오랫 동안 회의로 잡아두면 어떻하냐고..... 나는 이렇게 답변드렸다. 그렇게 바쁘시면 선관위원 안하시면 되지요.... 사실 이번 회의는 2월 들어 처음하는 회의다. 한달에 한 번 회의에 5시간이나 할애했다고 불평을 한다는 것은 항존위원으로 뽑아준 총회에 대한 모욕이다. 나는 이번 회의를 위해 교통편으로 이동한 시간만 왕복 12시간이다. 항존위원회에서 열심히 토론하여 원칙을 세워나가는 것은 교단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고 생산적인 일이다. 괜히 얼굴만 디밀고 교통비만 받아가는 위원들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번 선관위 회의를 위해 나름대로 수십일을 할애하여 사례를 분석하고 스터디하여 준비하고 갔다. 사례를 분석하고 스터디하여 준비하고 간 사람이 이론적으로 강할 수 밖에 없다. 안그런가? 그런데 어느 분은 왜 선관위가 김명기 목사 위주로 끌려가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불만은 선관위의 다른 위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다른 위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 분들도 다 역량이 있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다. 다만, 그 분들은 내가 준비한 자료와 이론을 경청하시고 자신들의 의견도 말씀하시고 서로 토의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신 것이다. 선관위 흐름이 모두 김명기 위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고집만 피우는 것도 아니다. 나도 그 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분들의 의견이 합리적이면 아주 신속하게 수용한다. 나는 미련하게 고집을 피우지 않는다. 다만 준비된 이론으로 설득을 시킨다. 설득이 안되는 것은 나도 접는다. 이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이 아닌가? 반면에 그런 불만을 터트린 분은 내가 볼 때는 자기 의견이 수용되지 않는다고 찡찡대는 어린애 같다. 당신도 나처럼 수 십 일을 할애하여 자료 준비하고 이론으로 무장해서 다른 위원들을 설득시키면 되지 않겠는가
이번에 선관위에서 논의된 내용은 곧 총회장과 선관위원장의 이름으로 발표될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논의하지는 않겠다. 일단 전체 회의에서 5시간이나 되는 논쟁을 통해서 결론지어진 것은 선관위 전체의 공식적인 의견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발표에는 나오지 않는 뒷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 이번 선관위가 결정한 선거에 관한 중점사항은 우선 후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들어 있다. 우선 선거 공탁금을 대폭 하향조정하였다. 작년도의 경우 총회장 3천만원 부총회장 2천 5백만원 하던 공탁금을 총회장 2천만원 부총회장 1천 5백만원으로 1천만원씩?하향 조정하였다. 그리고 선거를 치루고도 남는 금액이 있다면 후보자들에게 1/n 으로 나누어서 반환하기로 하였다.
그 분은 (선거는 한 철인데) 후보자들에게 공탁금을 많이 받아서 교회 개척기금으로 하면 좋지 않겠냐고 하셨지만 나는 강력히 반대하였다. 선관위는 선관위이지 교회 개척위원회나 교회 확장위원회가 아니다. 아마 그 분은 교회확장위원회가 선관위 업무에 관여한다면 가장 먼저 펄쩍 뛸 것이다. 선관위는 남의 일 타령하지 말고 자기 일이나 잘하면 된다. 헌연위가 선관위 업무에 관여하는 것도 그렇다. 당신들 일이나 잘해라. 선관위가 헌연위의 업무에 관여한다면 아마 칼을 들고 달려들지도 모른다.
또한 후보자들은 교단의 일체의 행사에 마이크 잡고 인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기부금의 경우에는 과거 3년 이상 지속적으로 했다면, 여기서 3년 이상이란 말 그대로 3년 이상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하자면 적어도 2009년부터 2011년 까지 3년 즉 3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기부해왔던 것만 인정하기로 했다. 위원 중 한 분이 그 동안 수십년간 총동문회에서 관례적으로 찬조를 받아왔는데 그렇게 되면 총동문회가 피해를 입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셨지만, 사실 이렇게 강조점을 둔 것은 바로 그러한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총회를 코 앞에 두고 무슨 교단적 행사가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하다못해 뻔뻔스럽게 비윤리적인 행태를 자행했던 무슨 축구단체도 총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행사를 갖고 후보자들을 전부 불러서 인사 시키고 봉투를 받아낸다. 자발적인 찬조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자발적’이라고 이름하고 내용은 ‘강제적’이라고 이해한다. 축구는 봄에 차는 것보다 가을에 차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 천고마비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축구단체가 대대적인 공차기 대회를 여는 기간은 사순절 기간이다. 축구단체는 좋은 말할 때 가을로 행사를 옮겨라. 이번에 이런 행사에 가서 돈봉투 내미는 후보자는 바로 아웃이다. 이것이 이번 선관위의 결정이다. 후보자들이... 뭐... 어쩌고 저쩌고.... 천만에 정상적인 후보자들은 쾌재를 부를 일이다. 억지로 봉투내고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당신은 그런가? 그렇다면 훌륭하다. 그러나 선거철에 하지 말고 평소에 그렇게 하시라.
특히 논쟁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후보자들의 학위 기재 사항에 관한 것이었다.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학위 기재 문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자진 검증하여 이력서에 기재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대한민국 교육법상 인정되지 않는 학위는 기재하지 않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문제는 과거에 자신의 저서에 대한민국 교육법상 인정되지 않는 학위를 나열한 경우 제3자가 신고하여 타격을 입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논란 끝에 선관위는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 기재되지 않는 사항은 자격시비를 하지 않기로 하되 제3자의 신고가 있을 경우에는 그 학위는 대한민국 교육법상 인정되지 않는 학위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 물론 거기서 야기되는 문제는 당연히 당사자의 몫이다.
그 분은 이 점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계셨다. 자신도 미국의 모 신학교에서 속성과정을 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왜 이런 것이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자신은 당연히 한국연구재단에 학위등록을 할 수 있지만, 필요를 느끼지 못해 등록을 안 한 것 뿐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미국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으셨으면 논문을 영어로 쓰셨냐고 여쭈었다. 한국어로 쓰시고 영어로 요약본을 실었다고 하셨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나도 한국의 대학원에서 석사논문 쓰는데 한국어로 논문쓰고 영어로 요약본 실었습니다. 한국의 석사 논문도 다 그렇게 씁니다. 영어 요약본 쓴 것 특별한 거 아닙니다. 그런데 왜 목사님께서 그렇게 관심이 많으시지요.
그 분 대답이 과거에 좋은 줄 알고 다들 그렇게 했고 저서에도 다 그렇게 썼는데 이제 와서 문제 삼으면 지울 수도 없고 어떡하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국교회가 다 인정하는데 그걸 문제 삼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문의하였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인가요? 그리고 사례를 들었다.
2002년도 김대중 정부 시절에 우리 역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탄생하였다. 장 상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한국의 교계와 학계에 두루 알려진 시니어 그룹 학자였다. 그러나 청문회에 통과하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낙마하였다. 총리로 나오지 않았다면 그런 일도 없고 학자로서 명예스럽게 은퇴했을 것이다. 이 때 논란이 된 것이 그 분이 이력서에 기재한 ‘프린스턴 대학교 신학대학원 철학박사’ 라는 한 줄 때문이었다. 그 분은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 신학대학원 철학박사’가 아니라 프린스턴 대학교 옆에 자리잡고 있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철학박사’였던 것이다. 주소를 보면 프린스턴 대학은 Princeton, New Jersey 08544 이고, 프린스턴 신학대학은 Princeton, NJ 08542 이다. 정말로 옆에 붙어 있다.
지도자가 될 사람은 이력서 한 줄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수십명이 같이 건너면 빨간 신호등에 건너도 되는 것인가? 수십명이 같이 간다고 해도 빨간 신호등에 건너면 교통위반이 된다. 한국교회가 다 인정한다고? 누가? 우리 한 번 툭 까놓고 얘기해보자 한국교회에서 목사들이 너도 나도 철딱서니 없이 신자들 헌금으로 외화 퍼주고 외국 가서 속성으로 학위받고 와서 신자들에게 폼 잰 것 아닌가? 그리고 그 학위를 바탕으로 큰 교회로 트랜스 하는데 그리고 교단의 공직을 차지하는데 한 껏 써먹은 것 아니신가? 우리 지역에서 지방신학교 나온 목사님들 중에도 이런 학위 받으신 분 3분이나 계신다. 설교하실 때 3줄 띠들어간 박사학위 가운 입으시고 설교하신다.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그러나 나는 가박을 받아서 자기 목회나 하겠다는 사람들을 시비하고 싶지는 않다. 단, 교단의 지도자가 되겠다거나 교단의 공직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뭐 플러는 어쩌고 저쩌고... 한국교회 유명 목사님들이 다 받으시고..... 웃긴다. 플러니 뭐니 패턴은 다 똑같다. 대한민국 교육법이 인정하지 않는 학위를 받고 폼 쟀던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기는커녕 남들이 다 같이 빨간 신호등 건넜으니 인정해 달란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한국교회의 병폐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가박 가지고 자신의 목회나 열심히 하는 분들은 시비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교단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들이나 교단의 공직을 맡겠다는 분들은 심사숙고 하시라. 장상 총리를 기억하시라. 그것이 역사다. 혹시 아는가 한 10년 쯤 지나면 다시 가박들의 전성시대가 올지.... 이런 희망이라도 가지고 가만히 계시라.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가박들의 전성시대는 아니다. 이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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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환 목사의 목회에세이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