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십일 년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모(歲暮)인 세(歲)밑이 다가왔다. 세모가 다가오자 다양한 디자인의 캘린더(calender)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해의 캘린더를 받아든 직장인들은 캘린더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공통적으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직장인들은 세모인 세밑이 다가오면 대체적으로 휴일관계, 임금인상관계, 승진관계, 이 세 가지 문제에 대하여 기대와 실망, 희망과 절망, 성취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감정은 매년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분위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떤 사람은 심할 경우 거의 반년 동안이나 지속된다고 한다.
이 세 가지 문제 중  문제는 임금인상에 관한 것이다. 직장인들은 누구나 임금인상과 승진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내년에는 임금이 얼마(%)나 인상될 것인가? 누가 승진될 것인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다고 한다. 승진 문제는 승진 대상자인 당사자에 국한 되는 문제이지만, 임금인상 문제는 직장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임금인상 문제가 더욱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자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적으로 임금이 동결되는 경우는 회사의 경영이 불안정하거나 부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임금이 동결되지만, 근무자들의 사기가 저하되어, 자연 근무의욕이 상실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품질저하와 생산 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회사의 경영은 더욱 불안정하고 부실하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경영자들은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다른 분야에서 절약과 긴축을 할지언정, 또는 빚에 빚을 질지언정, 임금은 절대 동결하지 아니하고, 어떤 명분으로든지 임금을 인상하여 근무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준다. 이럴 경우 근무자들은 경영자 못지않게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어려움에도 임금이 인상이 되면 감동을 받고, 신바람이 나서 애사심이 넘쳐나게 되고, 열심히 창의적으로 직무에 임하게 되므로 품질개선과 생산능력 상승으로 결국 회사의 경영은 되살아나게 된다는 것이다.
전쟁에서 군사들의 사기는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사 경영의 성공도 근무자들의 사기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기는 전쟁이나 회사경영 뿐만 아니라 교회의 부흥과 성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목회자나 교회 관리자들은 하나님이 아니고 역시 일반 직장인과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목회자의 사기는 교회부흥과 성장의 지름길

목회자와 교회 관리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은 전투력을 잃어버린 병사와 조금도 다름이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신자들의 의식수준은 목회자에게 영력만 있으면, 교회가 부흥되고 발전되는 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다고 해도, 기도만 열심히 하고, 성경을 깊이 연구하면 저절로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는 줄로 알고 있다. 목회자들은 경제적인 면에서만은 성자나 천사의 수준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자신들의 임금이 인상되지 아니하면 서운하고 섭섭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사기가 저하되고 근무의욕을 상실하면서도 목회자와 교회 관리인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예외로 생각하여 목회자나 교회 관리인들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나 목회자들과 교회 관리인들도 세상의 불신자들이나 신자들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서를 조명하여 보면 목회자의 영력은 경제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서에는 이와 같은 메시지가 분명하게 담겨져 있다. 그러나 이를 깨닫는 독자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구약성서에서 그 대표적인 실례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구약성서 열왕기상 19장에 의하면 엘리야가 종교적, 정치적으로 몰려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자 두려워 급히 일어나 정신없이 유다의 브엘세바로 도망한다. 엘리야는 이세벨의 권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명을 부지하기 위하여 도망친 것이다. 드디어 브엘세바에 도착한 엘리야는 자신의 사환을 그 곳에 남겨 둔다. 그리고 엘리야는 홀로 광야로 하룻길을 더 걸어가다가 체력의 한계에 부딪친다. 더 이상 도망할 기력을 상실한 엘리야는 로뎀나무 아래 주저앉아 죽기를 원하여 하나님에게 “여호와여! 지금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내 생명을 거둬 주십시오. 나는 내 조상보다 나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라고 기도를 한다.
그 기도 후 하나님은 금방 불에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천사에게 내어 주면서 엘리야에게 보내신다. 천사는 이 빵과 물을 엘리야에게 먹이고 또 먹이기를 반복한다.
엘리야는 천사를 통하여 음식을 받아먹고 기력을 회복하고 힘을 얻어 밤낮 사십 일 동안을 더 걸어가 하나님의 산인 호렙 산에 도착하게 된다. 그 후 엘리야는 하나님께서 주신 예언자로서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후 하나님 나라로 승천한다. 하나님은 엘리야가 정신적으로 절망에 빠져 있고, 육체적으로는 체력에 한계에 부딪쳤으며, 경제적으로는 굶주림에 빠져 있을 때 엘리야에게 “금식기도 하라. 철야기도 하라. 회개하라. 믿음으로 대처 하라.”는 말씀을 일체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엘리야로 하여금 식물의 힘에 의하여 여호와의 산 호렙에 이르게 하셨다고 성서에 확실하게 기록해 놓은 것이다. 왜 이 사실을 성서에 기록해 놓았을까? 이는 예언자들의 영력과 체력 및 기력의 원천은 식물의 힘 곧 경제력이라는 비밀을 알려주시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식물의 힘 곧 임금인상과 같은 경제력이 중요한 만큼 목회자에게 있어서 경제력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신약성서 사도행전 9장에 의하면 기독교 신앙과 교회의 초석을 마련한 사도 바울의 경우도 엘리야와 마찬 가지였다. 
사울은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 자신의 그 어마어마한 신분과 시력을 잃어버렸으니 그는 얼마나 절망을 했겠는가? 예수님은 절망에 뼈져 있는 사울에게 아나니아를 보내시어 시력을 다시 회복하게 하신다. 시력을 회복한 사울은 다시 희망을 갖게 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세례를 받고, 음식을 먹으므로 힘을 얻었다고 성서에 기록해 놓았다. 여기서 말한 식물은 경제력이 아니면 무엇인가? 사도 바울 같은 사람도 식물에 힘 곧 경제력에 의하여 복음전도의 사명의 길을 걸어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이다.

경제력은 곧 영력의 한 부분

이는 복음전도자에게도 예언자인 엘리야와 같이 식물의 힘의 원천인 경제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하여 성서에 기록해 놓았을 것이다. 사도행전 2장 44-47과 4장 32-35절에 보면 믿는 사람들이 밭과 집을 팔아 사도들 앞에 두므로 교회는 무서운 박해 속에서도 이 경제력과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눈부신 부흥과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므로 목회자에게 있어서 경제력은 목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는 견인차와 같고, 목회에 대한 사기를 진작시켜주는 원동력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 하나님의 메시지인 것이다.
우리 집은 삼대 째, 목사와 장로를 배출한 가문이다. 할아버지는 장로로 교회를 섬겼고, 아버지는 목사님으로 목회를 하셨다. 아버지는 4남 1녀를 두셨는데, 두 아들은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고 있고, 아들 둘과 사위는 장로가 되어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있다. 아버지는 평생 세 교회를 섬기셨는데, 마지막 은퇴하신 교회에서는 15년 동안 목회하셨다.
아버지가 섬기신 교회는 장년부가 약 2백여 명 정도 모이는 교회였다. 아버지가 새로 부임한 교회에서는 10년 동안 계속하여 단 한 차례도 아버지의 생활비를 올려준 일이 없었다. 교회의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그러나 전국장로회 및 남전도회 찬조금등 다른 부분은 과감하게 지원했다. 재정사용의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었다. 천주교에서는 성당을 건축하기 전에 사제관부터 건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아버지의 생활비는 약 2백여 명이 모인 다른 교회의 부목사의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그 교회는 예우를 잘해 드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지나치게 기대했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단 한 번도 생활비가 적다고 말씀하시거나 생활비를 올려주지 않았다고 서운하거나 섭섭한 감정을 표현하신 일이 없으셨다. 아버지는 오히려 “목회자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하여도 남지 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도 모자라지 않는 법이란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이지. 그러니 우리 모두 감사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자주자주 말씀해 주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목회에 대한 의욕을 점점 상실하셨다. 신자들은 아버지의 노쇠현상이라고 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아버지와 가족들은 매우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교회의 재정은 예전과 같았음에도 부임하신지 11년째 되는 해부터 은퇴하실 때까지 매년 생활비를 올려주셨다. 아버지는 마치 보약을 잡수신 것처럼 의욕적으로 목회에 임하셨고, 교회는 활기를 회복하고 점점 부흥하고 성장하여 갔다. 

사례비·생활비와 교회 부흥성장과의 함수관계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기회만 있으시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교회의 부흥과 성도들의 축복은 목회자들의 경제력과 정비례 하는 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너희들은 신앙생활을 모범적으로 잘하여 반드시 장로가 되어야 하며, 앞으로 장로가 되거든, 교회가 재정적으로 아무리 힘이 들고 어려워도 그걸 구실로 삼아 목회자의 생활비를 동결시키지 말고 가능한대로 다른 교회보다 더 나은 예우를 해드리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 재정이 넉넉하지 못하여도 매년 최소한 물가상승률 만큼은 예우를 잘 해드려야 한다. 너희들 개인 돈으로 목회자들을 예우해 드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으로 예우해 드린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목회자에게 예우해 주는 것만큼 너희들은 복을 받을 것이다.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교회의 관리자들에 대한 임금도 마찬가지임을 명심하여라. 교회의 재정은 목회자와 관리자들에게 예우한 것만큼만 하나님이 복을 주시는 것이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실제적인 사례들을 제시해 주시곤 하셨다.
그리하여 나는 장로가 된 후에 목회자에게 예우를 잘 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 뒤돌아보거나 주변을 살펴보면 나와 같은 의식을 가지고 계신 장로님들은 대체적으로 윤택한 삶으로 변화되는 사실을 볼 수 있으나 의도적으로 목회자의 예우에 대하여 인색하신 분들은 이 모양 저 모양의 재앙들이 계속하여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떤 분은 공개적으로는 목회자의 예우를 잘 해드려야 한다고 입으로 떠들기는 하면서도 입 서비스뿐이었고, 뒷전에서는 은밀하게 장로들 개개인에게는 예우를 해 주지 못하도록 지능적으로 방해하고 반대하는 분들이 있었다. 장로는 주인이고, 담임 목회자는 고용사장이라고 서슴없이 교육 시키는 정치장로들도 있었다. 이런 장로들을 대할 때마다 이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몸이 오싹해 짐을 느끼게 된다. 이들은 짐승이 아니면 악마의 사주를 받고 있는 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짐승은 자기 배만 부르면 그만이다. 동료가 배가 고파도 관심이 없다. 동료나 주인에 대하여 전혀 배려할 줄 모를 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한 인지(認知) 의식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제 각 교회마다 사무총회 준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교회마다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진심으로 원하고, 모든 교인들이 여호와 하나님께 복을 받기를 원한다면 교회를 섬기는 분들에 대한 임금에 대하여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10년 동안이나 목회자는 물론 교회의 모든 관리자들에게 단 한 푼도 임금을 인상한 사실이 없게 철저하게 인색한 분들의 마음속에는 짐승의 영이 지배하였거나 아니면 악마의 영이 지배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런 짐승의 영과 악마의 영이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내 몸을 쳐서, 주 앞에 복종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한번 마음을 열어놓고 깊이 생각해 보자. 내가 다닌 직장에서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임금이 인상되지 않았다면 무슨 의욕을 가지고 직무에 열심을 낼 수 있겠는가? 무슨 재미가 있고, 어떤 맛이 있어 직장생활에 활력이 넘치겠는가? 만약 있다면 이는 거짓말쟁이이거나 아니면 특별한 은사의 사람일 것이다. 10년 동안이나 임금을 동결한 회사가 있다면 현상 유지는 고사하고 망하지 아니한 것이 기적 중에 기적인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목회자나 교회 관리인들도 사람이므로 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나는 생각하면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신바람이 나면 몸을 돌보지 않고,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맡은 일에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직무나 임무에 전념하게 된다. 교회를 섬기는 분들도 이렇게 신바람이 나서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일하게 하는 분위기가 될 때 교회는 눈부신 부흥성장과 축복을 누리는 교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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