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승리 전후로 불거진 총무 관사 문제, 조카를 동원한 치졸한 선거운동 등의 감춰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 후보자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돌아섰다. 송 후보자가 S 장로에게 머리를 숙였다는 사실이 동영상을 통해서 사실로 확인되고, 결국 개혁을 바란 지지자들이 이탈하므로써 엄청난 표차이가 났다는 것도 알려졌다. 문제는 표 대결에서 승리한 우 후보자의 태도이다.
우 후보자는 총무 관사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와 직,간접적으로 연루가 됐든지 안됐든지 결과적으로 선거에 도움을 받은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총무 관사 문제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유감을 표명하거나 나서서 공식적으로 심경을 표현한 적이 없다. 오히려 우 후보자야말로 총무 관사문제와 지금 연관이 되어 있다. 임원회의 2억 7천만 원 관사 매입 결정에 대해서 우 후보자는 3억이상의 비용으로 관사를 얻었다. 이사비용은 당연하지만 청소비용까지 총회 예산으로 처리했다. 이뿐만 아니라 우 후보자는 6월에도 월급을 받았고, 심지어 상여금까지 받았다. 총무 업무 파악팀이란 비공식적인 단체도 총회에서 보란듯이 경비를 받아갔다.
선거 전과 후가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은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로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건강까지 훼손당했고, 연일 인터넷에서 중죄인으로 매도당했다. 그런데 지금 당선자는 총무의 결재도 받지 않고 예산을 집행했고, 더군다나 임원회의 결정과 다른 금액으로 얻었으며, 자질구레한 청소비까지 포함시켜서 예산을 써도 누구 하나 말 할 사람이 없다. 그래도 우 후보자는 뭐가 문제인지, 지금 교단인의 정서가 어떤지 신경도 쓰지 않고, 알 생각도 하지 않는다.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나서서 협의한 사항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우 후보자의 입장표명이 중요했으리라 여겨진다. 이미 원인무효로 드러나 104년차 선관위의 후광과 거짓 사실을 유포한 논객들과 언론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기에 두려울 바가 없었는지 자기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나서지 않았다.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애써서 마련한 교단의 정상화와 선거정국의 종결이란 바람에 우 후보자는 티끌만큼도 일조하지 않았다. 자기의 일을 풀어주려는 총회장단의 노고를 콧바람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우 후보자는 정면대결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총무가 총무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바타 같다. 모든 일은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총무는 보이지 않으며, 그 옆과 뒤의 흐물거리는 권력의 주구들만이 가명으로 밤새도록 지껄인다. 신기하게 그 다음날 총무는 그대로 행한다.
우 총무 당선자의 이런 일련의 모든 행동은 결국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송 총무를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게 했고, 결국 대충 넘어가리라 생각했던 교단의 선거정국은 선거가 끝난지 석 달째인 지금까지도 정리가 되지 않고 있으며, 총회장단의 교단 정상화와 비정치적인 목회중심의 교단운용이란 꿈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이 모든 핵심에 우 총무 당선자가 있다. 태풍의 눈은 맑고 쾌청하고 잔잔하듯이 우 총무 당선자와 그 주위 몇 사람 외에는 교단은 심각한 선거정국의 회오리 속에 아직도 갇혀 있다.
우 총무 당선자와 주변인들은 심각한 착각과 망상 속에서 남가일몽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자기들이 꿈꾸는 유토피아, 신세계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총무라는 이름표를 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총무라는 일감을 알고,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아바타 놀이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총무 아바타와 총무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태풍이 아무리 거세도 영원한 태풍은 없다. 본인들은 편안하고 결국 교단만 힘이 들고 혼란에 빠질 것 같은 ‘우총무 당선자 태풍’도 곧 있으면 소멸될 것이다. 교단은 이제 법대로 정상화되면 되고, 잘못은 바로 잡으면 되고, 일을 하면 되고, 사람은 또다시 세우면 된다. 그때에도 이런식의 총무 아바타 놀이를 할 수 있을지, 내 일이 아니니 나는 모르쇠로 일관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삼포릉자의 말처럼 ‘길은 여기에’, 방법은 아직 있다. 그때가 너무 늦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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