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난과 함께 십자가 지는 한국교회의 고난주간 절실

4.19혁명과 고난주간

올해 고난주간은 4.19혁명 제51주년과 맞물려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 역사는 개나리,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에 유난히도 핏빛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수를 좇으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하는 것처럼 성결인들도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

고난주간 기간

춘분 후 보름이 지난 날을 부활절로 정한 교회력의 1주일 앞둔 주간을 고난 주간, 혹은 수난주간(The Holyweek)이라고 부른다. 요한복음 12장 1절에 “유월절 엿새 전에”라고 하였고, 12절에 “그 이튿날”이라고 하였는데, 유월절 닷새 전임을 알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월절에 죽으셨다. 유월절은 출애굽기 12장에서 이집트의 장자들은 모두 죽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장자들은 '무사하게 된' 사건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고난주간이라 함은 종려주일부터 시작해서 십자가에 달리셨던 금요일을 지나 무덤에 계셨던 토요일까지 계속된다. 예수의 입장에서 이 기간은 하나님으로서의 자존심을 다 버리고 가장 낮아지는 데까지 겸손하게 되셨던 기간이었다. 고난주간의 클라이막스는 금요일이다. 교회가 고난주간을 기념한 것은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만든 3세기 중엽부터라고 한다. 이 주간에 빵과 소금과 식물성의 식물과 물 이외에 일체의 육류음식을 금하고 토요일에는 금식을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재음미하고 오늘의 역사 속에서 조명해야 한다.
고난 주간의 행적을 되새겨 보자.

예수의 요일별 행적

첫째날은 종려주일로서 예루살렘성으로의 개선 장면이 나온다.
둘째날은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고, 성전을 깨끗하게 하셨다. 이렇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당시 예루살렘 성전의 사람들은 제사를 드리러 온 사람들을 보면서 장사가 되겠다 싶어서 멀리서 양을 메고 온 사람들의 양에게 부정 판정을 내리고, 자기들이 하청 준 목축업자들의 양을 사도록 강요하였다. 그래서 성전 안 뜰에는 제물을 팔려는 사람들로 그득하였고, 로마 화폐를 부정하다고 하여 성전 화폐로 바꾸라고 강조하여 환차익으로 성전 지도자들은 엄청난 부를 누렸다. 그래서 예수께서 성전의 장사꾼들을 모두 내어 쫓으셨다.
셋째날인 화요일에는 무화과 나무가 말랐고, 두 아들 비유와 악한 농부의 비유, 혼인잔치 비유를 말씀하셨다. 제사장들은 예수를 시기하여 납세와 부활, 계명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그래서 바리새인들을 공격하셨고, 차라리 과부의 렙돈을 강조하셨다. 이러한 과부는 왜 생겼을까? 제물을 사기 위하여 부채를 지고, 고리대금업자에게 시달려 더 이상 바칠 것도 없는 당시의 가난한 사람 중의 하나의 예물을 받으신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래서 예루살렘 멸망과 종말에 대한 경고를 하셨고, 그 비유로 열처녀 비유와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 비유를 말씀하셨다.
넷째날은 예수께서 베다니에서 쉬셨다.
다섯째날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고, 최후의 성만찬을 하셨다. 예수는 끝까지 섬김의 도를 가르쳐 주셨다. 성만찬 후 베드로의 부인을 예고 하셨다.
여섯째날은 수난의 날로서 예수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이 잔이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 와중에 수제자인 베드로가 닭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를 부인하였다. 닭 소리 나자 베드로는 깨달았다.
닭소리에도 깨달았는데 한국 교회는 민초들의 원망의 소리에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예수는 빌라도 앞에 서셨고, 가룟 유다는 죽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가상칠언, 즉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을 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그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옵니다.” (눅23:34),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게 될것이다.” (눅23:43), “여자여 보소서. 당신의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즉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마27:46), “내가 목마르다” (요19:28),  “다 이루었도다.” (요19:30)고 하시면서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께 맡기셨다.
기독교의 상징으로 되어있는 십자가는 바로 이 날 등장한다. 얼마나 끔직 했던지 법으로도 이 십자가가 처형을 극도로 제한하여 왔고 그것도 로마 자국민에게는 어떠한 죄이건 십자가 처형을  금지해 왔다고 한다. 그래서 로마 식민지 사람들은 그 잔인함과 끔직함을 직접  보고 들었기에 "십자가"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떨며 두려워했다고 한다. 약 250Kg이나 되는 엄청난 무게의 십자가를 지시고 가시다가 엎어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셨다. 우리 주님의 십자가 행렬은 처참했다. 넘어질 때 로마병정은 동물의 뼈가 박혀 있는 채찍을 휘둘러 예수의 등을 내리쳤다. 예수님의 몸에서는 살점이 뜯겨져 나가면서 피가 철철 넘쳐 흘렀다. 십자가는 가장 극악무도한 자만 죽이는 극형이었다.

역사 한복판에서 민족의 고난과 함께 해야 할 고난주간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예수의 심장을 가지고 우리 한국 교회를 바라본다.
성전 정화의 대상이었던 예루살렘 성전의 부를 축적하였던 종교 지도자들, 면죄부를 팔아서 건축헌금을 잔뜩 모아 엄청난 건설 공사를 하였던 중세 로마교회의 종교 지도자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과연 한국 교회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왔던 한국 역사에서 로마 황제 편이었는가? 강도 만난 사람들의 편이었는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부를 축적하며 건물을 자랑했던 종교지도자이었는가? 아니면 비록 멋들어진 교회 건물은 없었지만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만나려고 갈릴리 민중들과 버림받은 사마리아인들을 찾아 나서며 벽돌 보다는 생명에 초점을 맞추었던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었는가?
한국 교회는 뜨거운 광신은 있으나 깨어 있는 의식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의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이 결여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 히틀러 나치시대, 일제시대, 자유당, 4.19혁명 전야 상황이 다시 온다면 어느 길로 갈 것인가에 대해 심히 우려의 기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교회에게 고난 주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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