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람들의 발목에 잡혀 구습에 매일 것인가?

서울신대가 새 총장 취임을 앞두고 설레는 분위기다. 교단 안팎에서는 오는 8월 31일, 서울신대에서 총장 취임식을 하는 유석성 교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이유는 20여년 간의 교단의 역사와 맞물려 20여년간 서울신대도 하나의 집단 흐름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3의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숨통을 터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학교 관계자들의 여망을 안고 10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새 총장이 취임하게 된다. 지난 1911년 성서학원으로 출발한 서울신대가 오는 2011년이면 창립 100주년을 맞게 된다. 그러면 새 총장은 누구이고, 새 총장의 당면과제는 무엇일까?

세계적 신학자의 수제자

유석성 신임 총장(서울신대)은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독일 튀빙겐대에서 세계적인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의 논문 지도를 받아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한국기독교윤리학회와 한국사회윤리학회, 그리고 한국본회퍼학회 등에서 회장직을 맡았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유석성 신임 총장은 널리 알려져 있는 학자이다.

그래서 고난을 당하는 자의 편에 섰던 몰트만은 1975년 출간된 ‘희망의 신학’에서 그리스도에 대해 “시험을 당하고, 붙잡히고, 고문당하고, 로마인의 십자가에 달려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는 그리스도”라며 “그리스도교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것과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영을 체험하는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몰트만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히틀러 나치 체제의 폭정 아래 고난 받던 그리스도인의 삶을 믿음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하나의 위대한 희망”으로 표현했다. 따라서 로마서 15장 13절을 근거로 “희망의 하나님”을 고백했다.

한편 몰트만은 1975년 3월에 처음으로 한국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는 한신대에서 “민중의 투쟁 속에서의 희망” 이라는 주제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후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한국 보수교회로부터 미움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후 몰트만은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여 지난 2000년 조용기 목사의 초청으로 ‘성령과 교회’에 관한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 폭넓은 신학자의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러한 신학적 맥락을 갖고 있는 유석성 교수이기에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발해야 할 서울신대의 개혁될 부분을 많이 수술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서명파

유석성 신임 총장은 비서명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명파의 역사는 지난 1992학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에 언론을 떠들썩하게 하던 사건이 서울신대 입학시혐지 도난사건이었다.

이때 전임 조종남 학장의 연임을 반대하던 부류가 소위 서명파이다. 총장 연임 건을 두고 이사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서명파 교수들이 추천한 강근환 교수와 비서명파 교수측이 추천한 송기식 교수(야간신학교) 등 2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강 교수가 11표를 얻어 10대 학장으로 선출됐다. 서울신대는 곧바로 교육부에 강 교수를 10대 학장으로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강근환 학장 체제 이후 서명파가 20년간 학교를 주도 해 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유석성 신임 총장은 비서명파로 알려져 제3의 새로운 이미지로 모든 교수와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까지도 아우를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제2창학인가? 제2개혁인가?

비서명파인 유석성 신임 총장은 서울신대를 기독교명문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출마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유 총장에게는 취임하자마자 배수진을 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정익 이사장과 목창균 직전 총장이 지난 3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반계열과 신학계열의 분리를 통한 제2의 창학”을 선포한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 기자회견이 보도되자마자 서울신대 총학생회(회장 강문규)는 반발하여 지난 4월 6일, 서울신대 성결인의 집에서 1천여명의 학생이 모여 학생총회를 열었다. 총회 결과,‘학생자치 100주년 발전위원회’를 발족키로 했다.

한편 이 이사장과 목 전 총장의 의견과는 달리 지난 2009년 10월 1일자 서울신대학보에 게재된 ‘100인의 선택’ 기사에서는 정반대의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기에서 “우리 학교가 종합대학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반대가 84%, 찬성이 고작 16%로 나타났다. 반대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100년의 역사를 한 번에 뒤집어 버리는 일”이라며 “우리 학교가 신학교가 아니었으면 이 학교를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신학교인게 어때서?”라는 반문까지 나왔다.

이미 유 총장은 “학과를 재정비하고 영어교육을 강화하겠다”며 “취업지원센터와 학술원을 신설하겠다”고 공약을 했다. 또한 “인사와 행정의 공정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100주년 기념 비전에 대해 대학 구성원들과의 협의와 동의 과정을 거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유 총장이 얼마나 큰 개혁의 발걸음을 내딛느냐에 대해 시선들이 모아지고 있다.

교단의 요구 수용 여부, 초미의 관심

학문적 태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학자와 교단의 요구가 사뭇 다를 수 있다.

학교의 영성문제에 대해 박현모 목사(대신교회)는 “서울신대와 신학대학원은 중요한 목회자 양성기관이라서 목회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강해지려면 영성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1학년 때와 졸업 학년 때는 필히 기숙사 생활을 하며 기도 생활과 자기 결단의 시간을 갖는 영성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팔연 목사(총회장)는 “신학생들이 목회자가 되면 목회에 열심을 내고, 뜨거운 영성을 가지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교회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목회자들이 많이 배출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교단적 요구와 학문적인 영역에서의 학교 운영과 조화를 이뤄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사회 문제

학교의 발전은 곧 이사진의 구성과도 직결된다. 많은 대학에서 이사진이 바뀌면서 많은 투자를 하여 대학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발 맞춰 지난 2008년 4월 7일 개최한 제102년차 총회 임원회에서는 ‘월 일백만원 이상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할 수 있는 자’를 이사로 파송키로 했다. 따라서 이사 한 명당 월 1백만원이면 일 년에 1천2백만원의 장학기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월 일백만원이상의 장학기금을 납부하기로 한 기본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퍼져가고 있다.

또한 총회에서 서울신대에 지원한 지원금이 잘 입금되고 있는지, 이정익 이사장이 제103년차 총회 때 대의원들에게 “약 150억 원의 기금을 가지고 있다.”며 “이 150억원 속에는 새로 들어간 이사들의 약 13억 원의 약속금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대로 이사들의 약속금 13억원 들어갔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전입금은 목적금이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단 한 푼도 사용할 수 없으므로 100% 서울신대로 전입시켜야 하는 지원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는 건물을 짓는데 건축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사회에서 일부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의하여 매각 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자, 신임 총장

유석성 신임 총장은 “종교개혁 모토 중 ‘항상 개혁되어져야 한다’는 것이 있다. 개신교회에 개혁하려는 정신이 없으면 개신교의 특징이 사라진 것”이라며 “학교도 항상 새로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100년이 되는 대학이 별로 없다. 따라서 이번 100주년을 맞아 학교의 대수술 개혁이 이루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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