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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선교사의 부룬디 선교편지 (8)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필자 가족 4명은 이틀에 걸친 긴 비행을 마치고, 2006년 1월 18일 부룬디 땅에 감격적으로 발을 내 딛게 되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는 않았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0.07.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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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전기의 소중함 새삼 깨달아 ”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필자 가족 4명은 이틀에 걸친 긴 비행을 마치고, 2006년 1월 18일 부룬디 땅에 감격적으로 발을 내 딛게 되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는 않았다.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챙겨보니, 캐리어 두 개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3년 전만해도 매번 단기팀이 올 때마다 짐 한 두 개가 없어지는 것은 예사였고, 찾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아프리카 여행자들은 짐 관리와 잠금장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여하튼 도착한 공항에서 짐 분실신고를 해야 하는데, 직원들과 의사소통 또한 되지 않는 것이었다. 부룬디는 벨기에 식민지의 영향으로 공용어로 불어와 현지어인 키룬디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공공기관들과 공식적인 문서에는 불어를 사용하고 있어 영어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1% 미만이다. 게다가, 마중 나오기로 했던 선임선교사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간신히 손짓 발짓으로 짐 분실신고를 하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선임선교사가 부랴부랴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오는 길에 폭우가 내려서 차가 물에 잠기고 시내 교통이 마비되어 길을 돌아서 오느라고 늦었다는 것이었다. 부룬디는 배수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우기 때 한 번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면 홍수가 나고, 도로가 전복되기도 한다.

선임 선교사의 도착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고,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우리의 처음 거처가 된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했다. 도착한 게스트 하우스는 아주 오래전에 스웨덴 선교사들이 쓰던 건물이었는데, 지금은 상당히 노후된 상태라서 시설 보수가 많이 필요한 곳이었다. 게다가, 양철로 만든 지붕이라 낮에는 한증막처럼 덥고, 밤 또한 낮의 열이 식지 않아서 계속 더웠다. 필자의 아내와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었는데, 찌는 듯 한 더위와 우기로 인한 높은 습도는 아토피 피부질환을 염증까지 일으킬 정도로 더욱 심하게 만들어 가족들이 잠을 잘 수 없는 상황까지 되었다.

그리고, 저녁 6시쯤 되어서 해가 질 때쯤이 되면 전기가 나가서 촛불을 켜고 밥을 빨리 먹고 잠자리에 들어야만 했고, 그렇게 나간 전기는 하루 이틀이 지나야 다시 들어오곤 했다. 컴컴한 공간에는 큰 바퀴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이름 모를 무는 곤충들, 한 쪽 벽면을 다 덮을 정도의 수 천 마리의 개미떼들의 출현 등으로 아프리카 삶의 일부분들을 맛보기 시작했다. 냉장고를 열면 냉장고 안에서 날파리들이 나오기까지 했다. 전기가 없다는 것이 생활에 그렇게 불편함을 주는 지 그 전까지는 이렇게 실감 있게 느끼며 살지 못했던 것 같다. 전기가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다음은 물 문제였는데, 그래도 도시 인근이라 수도시설이 되어 있어서 물이 나오기는 했지만, 물 또한 하루 이틀 걸러서 나오기 일쑤였다. 게다가, 수도꼭지 주변이 하얗게 부식될 정도로 석회질이 많은 석회수였다. 그래서 가끔씩 시내에 나가서 비싼 돈을 주고 물을 사서 먹어야 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자리에 누우면 인근야산에서 총소리와 대포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룬디는 당시 두 종족간의 갈등으로 내전 중이었는데, 낮에는 정부군이, 밤에는 반군이 활동하면서 주민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그것으로 활동비를 마련하고, 해가 지면 정부군과 반군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전투가 심해져서 전면전이 되면 그 지방의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 정처 없이 피난길에 오르는 상황들이 반복 되곤 했다.

이렇게 선교사로의 삶을 시작하면서 연애와 결혼이 다르듯이 여행자로 잠깐 머물며 스쳐 지나는 것과 선교사로서 그 안에 섞여서 함께 사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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