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목사(흑석중앙교회)

우리가 살다 보면 참으로 부득이할 때가 많습니다. 부득이한 경우니깐 용납하고 그냥 대충 대강 적당히 넘어갑니다.

우리는 얼마 전 팬데믹을 보내면서 ‘부득이 삶’이 너무나 익숙해졌고 당연해졌습니다. 교회와 신앙도 ‘부득이 삶’에 대해 관대합니다. 그러면 마지못해 어쩔 수 없는 ‘부득이 삶’이 정말 괜찮을까?

본문의 말씀을 보면 ‘부득이 삶’이 얼마나 신앙의 큰 걸림돌이 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울 왕은 ‘부득이 삶’ 때문에 하나님의 영이 떠나가고 그 이후 철저히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부득이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러면 왜 사울이 ‘부득이 삶’을 살았을까요? 사울은 보이는 것 때문에 ‘부득이 삶’을 살았습니다.

사울은 무엇을 보았습니까? 사울은 두려움 속에 흩어지는 백성들을 보았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백성의 숫자는 600명이었지만 블레셋의 군사는 해변의 모래처럼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사울은 조급해졌습니다. 사무엘 선지자를 더 기다리지 못하고 번제를 드렸습니다. 보는 것과 기다림은 모두 믿음과 연결됩니다. 사울의 눈에는 사람들이 보였고 하나님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찾아왔고 결국 내 생각대로 부득이 번제를 드리다 하나님의 영이 떠나가는 결과를 맞게 되었습니다.

사울의 눈에는 사람만 보이고 하나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사울이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이 바로 인본주의입니다. 인본주의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사울은 하나님보다 사람을 잃을까 봐 ‘부득이 삶’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 ‘부득이 삶’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바로 핑계입니다. 성경을 보면 많은 핑계들이 나옵니다.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아론은 ‘백성들이 와서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달라고 하기에 마지못하여 어쩔 수 없이 만들었다’고 핑계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강하게 요구하여 마지못하여 어쩔 수 없이 사형을 명했다’고 핑계했습니다.

선악과 열매를 먹은 아담은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주므로 내가 마지못하여 어쩔 수 없이 먹었다’고 핑계했고, 하와는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마지못하여 어쩔 수 없이 먹었다’고 핑계했습니다.

이처럼 ‘부득이 삶’의 본질이 핑계라면 그 핑계의 본질은 ‘죄’입니다.

최근 한국교회는 ‘부득이 삶’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부득이하여 인본주의와 상대주의 그리고 세속주의와 물량주의 용납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하여 교회 세습도 용납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득이 삶’을 멈춰야 합니다.

부득이하여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부득이하여 이단들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부득이 삶’을 멈추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마치 사울처럼 하나님의 영이 떠나가고 신앙은 철저히 무너져 망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소망이 있습니다. 회복할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을 다시 회복할 방법은 ‘부득불 삶’입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16절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내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다’

바울은 ‘부득불 삶’이 곧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자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이 말한 ‘부득불 할 일’이라는 말은 헬라어 ‘아낭케’라는 단어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억지로’라는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복음을 자랑하는 것이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억지로라도 진 것처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인 ‘부득불 삶’이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늘 ‘부득불 삶’을 살았습니다. 복음을 자랑하고 또 자신의 약한 것을 자랑했습니다.

왜 약한 것을 자랑했을까요? 바울은 ‘내가 낮아지면 주님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이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부득불 삶’의 본질은 곧 ‘사랑’입니다.

여러분은 여전히 ‘부득이 삶’으로 살아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잃어버린 하나님의 영을 회복하는 ‘부득불 삶’을 살아가시겠습니까? 여러분이 복음을 위해 ‘부득불 삶’을 살아가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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