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13대 총장, 명예교수

Ⅵ. 구약의 자료 문제

3. 다신론(Polytheism: 多神論)

다신론적 문화의 특징은 수많은 신들과 다양한 귀신들과 유령의 세력에 의한 영향력을 믿는 신앙이 지배한다. 그래서 정령숭배와 깊이 관련이 되어 신격화한 것이다.

4. 일신론(Henotheism: 一神論)

이는 다른 나라의 신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어느 하나의 신을 최고의 신으로 숭배하거나, 오직 하나의 국가신(National god)을 인정하고 믿는 신앙 형태이다. 즉, 여러 신들 중에서 하나의 신(神)만을 택하여 섬기는 신앙을 말한다.

5. 유일신론(Monotheism: 唯一神論)

이는 다른 어떤 형태의 신적 존재를 거부 및 부정하고 오직 유일한 하나님만을 섬기는 신앙을 말한다. 신(God), 즉 하나님은 오직 한 분밖에 없다는 가장 발달된 신앙을 말한다. 구약의 계속된 최고의 신관은 바로 윤리적 유일신관(E thical Monotheism)이다. 오직 야웨 한 분만이 유일하게 하나님이라는 사상이다. 이 유일신 신앙은 플라톤의 철학적 일신론과 더불어 고등종교의 터전을 닦았다.

종교사학파는 구약의 종교도 이런 일반 종교의 진화과정을 그대로 겪어서 유일신 사상의 종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종교의 이런 발생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한 종교의 근본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사학적 방법으로 성숙하게 자란 역사주의는 구약의 통일성을 마지막 파멸로 이끌었다.

이 가설로 인해 비평적 사람들은 이스라엘 초기 전승을 회의적으로 봐서 성서의 전승은 역사상의 회고담이고, 바로 역사적 사건들을 반영하는 신빙성에 그들은 확신을 갖지 못한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을 신화의 인물로 설명하고 실재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유목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조상들의 실제 신앙은 정령숭배(Animism), 혹은 다령숭배(多齡崇拜: Polydaemonism)라 보기도 한다. 이런 무모한 오류에 빠져들어 구약종교의 계시나 독특성을 뭉개버리는 큰 범죄를 저질렀다. 이러한 종교사학파의 이성적 비평 연구는 이스라엘 역사 연구를 헤겔의 변증법적인 철학의 바탕과 다윈의 진화론적 설명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스라엘 신앙의 본질인 하나님 계시의 기록으로 구약성서를 이해함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성과 계시, 인식과 고백, 역사와 신앙의 한계선을 밝히지 못한 것으로 보겠다. 실로 구약 종교사의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이스라엘 종교가 일반 종교의 영향을 받아 가면서도 그 특수성을 확인해 나온 오랜 투쟁의 결과이다.

그래서 성서 전승에 대한 새롭고 공감적인 평가와 함께 긍정적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세기 역사주의에 도전적 반응으로 고고학(Archaeology)과 언어학(Philology), 그리고 인류학(Anthropology)의 학문적 경향이 벨하우젠의 문서설을 흔들어 놓았다. 벨하우젠 학설의 취약점은 고대 중동 문화에 대한 무지의 결과로 본다. 벨하우젠 당시는 시리아, 팔레스타인의 고대 중동 문학의 고고학적 판독과 해석이 아직도 초보적 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고고학적 고찰이 이스라엘의 기원시대에 빛을 던져 주었다. 그래서 벨하우젠 학파가 문서의 편집연대를 아주 후대로 잡고 그 역사성을 부인한 것이 한낱 추측과 잘못된 가설임이 판명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이스라엘의 기원시대와 같은 동시대적 문헌들을 놀랍게도 수만점이나 갖고 있다. 이런 고고학적 발굴과 판독에 언어학, 인류학이 발전을 가져와 주전 제2 천년기 초기가 소상하게 밝혀짐에 따라, 창세기 족장기사는 후대의 시대 상황을 반영키는커녕, 바로 그 이야기들이 배경으로 삼고 있는 시대와 일치하는 게 분명하다고 존 브라이트(John Bright)는 밝히고 있다. 성서고고학의 최고 권위자인 올브라이트(W.F. Albright)도 고고학과 고대 근동의 자료들은 P문서(제사법전) 전승이 훨씬 오래되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본다.

한편, 학문적인 새로운 연구 방법인 양식비평(Form Criticism)과 구약신학의 새로운 학문적 반응이 벨하우젠 이론에 제동을 걸게 된다. 양식비평은 문서로 기록되기 전의 구전(口傳) 단계를 추적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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