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과 좌절에 몸부림치던 나에게 예수님이 오시자, 꿈이 생겼고 꿈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힘이 솟아났다. 온통 어둡고 우울하기만 했던 바다가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꿈의 바다로 보였다. 나의 환경 대신에 예수님이 보였기 때문이다. 한번은 나지막한 산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내 기도에 응답하시고 내 기도가 하늘로 직접 올라가는 뜨거운 체험을 했다. 그러한 체험 후에 나는 산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기도에서 받은 힘과 희열로 혼자 웃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하나님, 목사님이 되고 싶습니다. 반드시 나를 목사님이 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섬들을 선교 차 방문하는 미국선교사님을 볼 때면, 혹시라도 껌이나 초콜릿 같은 무엇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곁을 어슬렁거렸다. 미국 선교사님을 볼 때, 너무 위대하게 보였고 풍족하게 보였다. 저 분들이 살고 있는 미국 땅은 어떤 곳일까?

미국으로 가고 싶어요!

나도 미국이라는 곳을 한번 가보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에 가고 싶은 꿈도 가져봤다. 환경은 절망적인데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예수님을 절대적으로 믿고 기도했기에 가질 수 있는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당시에는 성경책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구할 수 있는 돈도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 권의 쪽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등이 한권으로 되어 있는 성경책. 아마 현재는 없을 듯)를 무료로 구할 수 있었다. 쪽복음서의 말씀을 읽다가 예수님 제자인 베드로가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 잡는 어부라는 말씀에 마음이 끌렸다. 내 아버지도 고기 잡는 어부고 나는 어부의 아들. 이렇게 베드로와 동질감을 갖게 되자 베드로가 너무 좋아졌다. 어부 베드로가 고기 잡던 갈릴리 바다가 궁금했다. 한번 꼭 그곳에 가보고 싶었다. 후에 서울에서 목회하던 중, 1986년 연세대 신학대학원에서 주최한 성서지리연구 세미나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초대 일곱 교회가 시작된 터키와 그리스를 찾아 갔으며 이집트부터 시작하여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 북단부터 남까지 전 지역의 성지와 성서지리를 배울 수 있었다.

꿈에 그리던 성지순례!

그중에서 특히 갈릴리 지역을 갔을 땐 흥분과 감동에 가슴이 뛰었다. 갈릴리 바다를 바라볼 때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 갈릴리 바다!! 꿈에도 그리던 갈릴리 바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팔복산에 서서 베드로가 고기 잡던 갈릴리 바다를 바라보며 외쳤다. “베드로, 당신도 고기 잡던 무명의 어부가 사람 낚는 어부가 되었지요. 어부의 아들인 홍기춘이도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 여기에 왔습니다.” 서해 작은 섬 장자도에서 쪽복음을 읽으며 꿈을 꾸던 어부의 아들이 사람 낚는 목사가 되어 갈릴리 바다를 바라보며 감동과 흥분에 젖어 서있다니 꿈만 같았다. 요동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국의 작은 섬, 가난한 어부의 아들을 갈릴리 바다까지 인도하여 볼 수 있게 하신 은혜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나는 고기 잡던 어부 베드로가 사람 낚는 어부가 된 것을 생각하면서 베드로를 흠모하며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연단하신 후에

훗날 목사가 되어 생각했다. 어릴 적 굶주리고, 가난하고, 불행했던 모든 환경들을 통하여 하나님이 나를 세계를 누비며 선교하고 부흥회를 인도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신 것임을 깨닫고 감사했다. 굶주리고 가난하였던 덕에 지금은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는 은혜를 주셔서 전 세계 어디를 다니면서도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현대인들이 건강에 좋다고 즐기는 소금사우나를 나는 어릴 적부터 여름 내내 할 수 있었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 소금바다에 집어 넣으셔서 꺼내시고, 햇볕 쨍쨍 내리쬐는 바위에 조기새끼처럼 말리시므로 나를 건강하게 만드셨다. 그리하여 어떤 형편과 조건에서도 건강한 몸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하셨다. 그토록 많은 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다녀도 시차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각 나라에 도착하는 즉시, 바로 활동할 수 있는 건강의 은혜를 주셨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연단하여 훈련시키심으로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쓰시려고 준비시키신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