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열 장로(정읍교회 원로, 기성 증경부총회장, 현 평신도대학원 원장)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신앙생활을 하면서 누구를 만나 함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것으로 성공된 삶으로나 실패된 삶으로, 인생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무엘상에 나타난 사울이 인생의 가치변화에는 신앙인들에게 적용되는 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사울은 스스로 왕이 되고자 하여 왕이 된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이 사울과 함께하셨고 하나님의 선택으로 선지자 사무엘에게 계시함으로 왕으로 세워졌다. 사울이 왕이 되기 전과 왕이 된 직후에는 순종의 삶과 맡겨진 일에 성실한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함으로 사무엘을 만나게 되었다. 사울의 성격과 인품은 온유하고, 정직하고, 겸손하였으며, 절제할 줄 알고 인내심과 애국심도 많았고, 정적을 보복하지 않았으며, 관대하고,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그가 왕으로 세움을 받아 하나님이 함께 하실 때는 블레셋 전투를 비롯한 아말렉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었고,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데 탁월한 공을 세웠다. 이러한 사울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게 된다. 블레셋 침공으로 위협을 느낀 나머지 제사장이 드릴 수 있는 번제를 사무엘 제사장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다는 이유로 성급하게 제사장 자격이 없는 자신이 직접 드린 만큼 이기적인 상황윤리에 빠져든 경솔한 사람이 됐다.

사울은 하나님이 함께하셨기 때문에 왕이 되었다. 그럼에도 위험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하였다. 자신을 더 내세운 나머지 하나님의 뜻에 맞추지 않고, 자기 뜻대로,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제사장만이 할 수 있는 번제를 내가 왕이니 내가 스스로 번제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행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하나님은 사울에게 아말렉 전쟁에서 전리품을 남기지 말고, 진멸하라는 명령을 하셨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전리품을 남기게 되었다. 이것은 그가 극도로 교만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고 본다. 이로인해 하나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셨다. 사무엘은 사울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지켰더라면 이스라엘 위에 왕의 나라를 영원히 세우셨을 것이거늘”이라고 사울의 불순종을 아쉬워했다.

또한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하나님 말씀 경청)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고 하면서 “왕이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렸다.” 사울을 왕에서 폐위시키는 당위성으로 경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울은 자기 사위인 다윗을 시기 질투하여 죽이려고 하였으며 블레셋 전투에서 패전으로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최후의 생애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처럼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 사울은 왕으로서 위상과 인격과 인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러나 사울이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기 욕망과 교만에 빠졌을 때 하나님은 그를 아낌없이 버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은 인생 최고의 만남이며 축복이다. 그러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면서 각자에게 맡겨진 사명과 직분 또한 하나님의 선택과 명령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사명과 직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처럼 소중하고 귀한 일은 없다. 그러기에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이 후회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필자를 비롯한 일부가 주님의 맡겨진 사명과 직분을 하나님의 뜻에 따르지 않고, 자기중심에 사로잡혀 자기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등 본분을 몰각하고, 이기적인 생각에 치우치는 상황들은 없었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어렵고, 힘들고, 위협에 처할 수도 있다. 그때마다 내 생각과 내 의지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강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를 힘입기 위해 기도하는 신실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하나님이 ‘함께할 때와 함께하지 않을 때’ 인생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깊이 깨달아 내 삶과 내 인생 최고의 가치가 되는 신앙생활의 교훈으로 적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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