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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7.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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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크롬볼츠(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계획된 우연 이론’을 제안했다. ‘개인의 경력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우연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80%는 우연히 만난 사람이나 우연히 겪은 일을 통해 성공의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1884년 갑신정변의 날, 왕후의 외척이던 세도가 민영익이 자객의 칼에 여러 군데 자상을 입고 쓰려져 사경을 헤맬 때, 의사였던 호러스 알렌 선교사가 우리나라 최초의 외과수술을 통해 민영익을 살려냈다. 그 후, 선교사였던 알렌은 아무 핍박도 받지 않고 궁궐을 드나들었고,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병원 ‘광혜원’을 선물로 받았다. 우연에서 출발한 이 병원은 전국의 수많은 교회와 학교, 병원이 문을 여는 출발점이 됐다.

한편 삶으로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의 운명을 가른 포르투갈전서 박지성이 터뜨린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것이 이영표였고, 이탈리아와 벌인 16강전에서 117분 혈투 끝에 터진 안정환의 역전 헤딩골 역시 이영표가 올린 공이었다. 이영표는 골을 넣는 선수는 아니었는데도, “히딩크 감독님이 항상 ‘오늘 너 때문에 이겼다.’며 안아주셨어요. 욕심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경기에는 이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결정적 득점원 역할을 하는 선수가 한두 명은 꼭 필요해요. 하지만 나머지 8~9명은 정말 헌신해야 해요. ‘우리의 득점’을 위해 묵묵히 뛰는 선수가 많을수록 강한 팀이 되는 것이죠.”

사랑의 화신으로 살다 간 '남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의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에 이어 <부활(復活)>이 개봉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10년 뒤, 어린 제자들이 성장하며 벌어진 기적을 조명한 영화다. 불교신자인 구수환 감독이 남수단을 찾았더니, 작은 톤즈 마을 허름한 학교에서 6년 만에 국립대 의대생 57명이 의사가 되어 진료하면서 “어디 아프냐?”고 묻기 전에, 먼저 환자 손을 잡고 개인적인 얘기를 나눈 뒤 진료를 하고 있었다. 신부님의 삶을 그대로 사는 걸 보며, <부활(復活)>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톤즈 마을에서 예수를 보았다.’는 말에 “당신이 본 예수는 어떤 분이었느냐?”고 정진석 추기경의 물음에 그가 대답했다. “제가 본 예수님은 대단한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분은 제 마음에 있는 분이었습니다. 톤즈 성당은 여기처럼 으리으리하지 않습니다. 허름한 성당에 벽은 포를 맞아서 구멍이 뚫렸는데, 사람들이 성당만 들어오면 얼굴이 밝아지는 걸 봤습니다. 그게 바로 ‘예수의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정치 현실과 의료사태를 보며 이태석 신부와 이영표 선수의 삶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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