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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63>디토합니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7.09 15:05
  • 호수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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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취미가 다르고 서로 다른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각자의 취향은 서로 다르다. 심지어 점심 메뉴를 고를 때도 서로 다른 취향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동의를 얻기란 참으로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이나 가치관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특히 현대 사회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도심 속에서의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공동체 안에서 무언가를 함께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들은 점점 사라지고, 공동체에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가기 보다는 개인에게 삶의 방향이 맞추어져 있는 추세이다.

물론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가치관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와 다른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공동체에서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사회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통의 성질’을 함께 공유한다. 다시 말해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도 있고, 의견이 잘 맞을 때도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이 함께 공유하고 그것에 동의하는 과정에서 ‘공통의 감각’이 생겨나는데, 이를 ‘공통감’이라고 부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작품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미적인 공통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작품을 보면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작품을 보고 감탄하는 데, 비록 서로 다른 취향이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해도 모두가 ‘같은’ 생각을 어느 정도는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공통적인 성질을 ‘공통감’이라고 부른다.

한 송이의 장미를 보거나 길에 피어있는 개나리를 보면 사람들은 ‘아름답다’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공통적인 감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공통의 감각, 즉 공통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도, 분명 각자의 사람들이 저마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감각은 각자에게 존재한다.

철학자 칸트는 미적 공통감에 대해 말한다.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일치되는 형태로서 공감하는 형식이 존재하고, 아름다운 대상을 볼 때, 모든 사람들이 그 대상을 ‘아름답다’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바로 공통감의 작용으로 인해 생겨난 것이라고 했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구조 속에서 파편화 되어 있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하고 동의를 얻어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인들이 “누군가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다시 말하거나 또는 나와 동일한 생각을 가진다”고 말할 때, ‘디토합니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디토는 라틴어 ‘dicto’에서 유래되었다. 후에 이 말은 영어로 ‘ditto’라고 쓰인다. 이 말은 ‘되풀이하다’라는 의미로서 현대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조어이다. 서로 다른 취미와 개성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복잡한 도심의 삶에서 ‘함께’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운명 공동체에서 공통의 성질 즉 공통감은 많은 영향을 준다.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해주면서 살아가는 노력들이 그 어느 시대보다 필요한 현대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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