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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권하는 사람들 / 전북지방회 독서클럽아타나시우스·피넬로피 로슨의 ‘말씀의 성육신에 관하여’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4.06.27 10:15
  • 호수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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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준 목사(모현교회)

“성자의 성육신 의미와 이유, 변증적인 형태로 서술”

고전과 원전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지만 그것을 직접 대하기는 그에 대한 해설서를 접하는 것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고전을 조금이라도 접해보면 사람들이 왜 원조를 그토록 찾아가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고전은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과 본질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말씀의 성육신에 관하여’는 기독교의 고전으로서 4대 교부 중의 하나로 불리우는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우스 저작이다.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주교 알렉산드로스의 비서로서 니케아 제1차 공의회에 참석했고, 거기에서 성부와 성자의 동일성을 부정한 아리우스파에 대항함으로써 명성을 얻게 되었다. 성부와 성자의 동일성, 성자의 성육신에 관하여 특히 두드러진 교부였고, 아리우스파로 인하여 5번이나 주교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의 원제는 <De Incarnatione Verbi Dei>이며, 아타나시우스의 ‘이교도 논박’에 이은 두 번째 부분으로 아마도 알렉산드리아의 주교가 된 직후인 328~335년경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책의 대략은 다음과 같다. 1장은 성자의 성육신에 대하여 창세기를 배경으로 창조와 타락에 결부시켜 설명한다. 성부와 더불어 성부의 말씀이신 성자는 만물을 창조하셨고, 인간의 타락과 그로 인한 사망과 부패를 제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하여 친히 인간의 몸을 취하여 나타나셨다. 성자의 이러한 성육신은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전적인 사랑과 열심에서 기인한 것임을 말한다. 2~3장에서는 말씀이신 성자의 성육신 의미와 이유를 변증적인 형태로 서술한다. 흥미로운 것은 변증적인 설명은 자칫 논리적인 방식에 치우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아타나시우스의 변증은 오히려 매우 호소적인 자세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의 외침으로 읽혀진다는 것이다. 4~5장에서는 신성을 가지신 성자가 왜 십자가에서 몸을 가지고 죽으셔야 했으며, 왜 사흘 만에 부활해야만 했는지를 설명한다. 6~8장에서는 이러한 성자의 성육신과 신성에 대한 일체의 복음에 대하여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에게 변증한다. 9장은 전체적인 그의 결론이자 후대의 그리스도인 후배(마카리우스)들을 향한 권면이다.

이 책은 하나님께서 창조주로서 만물을 창조하시고 새롭게 하시는 그분의 신성이 매우 큰 축이자 기본적인 틀로서 작용하고 있다. 성자의 성육신 또한 이러한 창조주로서의 재창조하심과 연결되어 있다는 논리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인간의 타락과 그들이 사망과 부패에 머무르게 된 상황은 하나님께 견딜 수 없는 일인데, 그것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 그리고 은혜로우심과 결부돼 있다. 만물을 창조하시고 새롭게 하시는 창조주의 이러한 모습은 자신이 창조하신 만물과 인간을 대신하여 스스로 고난을 받으심으로 인간의 구원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다. 그럼에도 인간은 지속해서 부패와 사망에 머무르며 하나님을 거부한다. 아타나시우스는 하나님을 거부하는 인간에게 있는 하나님의 형상에 주목한다.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이 직접 오심(성육신)으로 말미암아 그들에게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신 성자는 하나님에 대한 앎을 가지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깨어진 형상들에게 오셨고, 하나님의 가시적인 역사를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인식하도록 깨우치신다. 그리고 아타나시우스의 성육신과 그리스도 신성의 극치는 부활에 대하여 설명하는 부분에서 드러난다. 본래 ‘썩지 않음’ 가운데 있던 인간은 죄로 인한 타락으로 ‘썩을 수밖에 없음’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내려온 ‘썩지 않는 생명의 말씀’이 ‘썩을 것 안에 들어가’ 그 ‘썩어짐을 돌이키게 만든 것’이 바로 부활이다. 아타나시우스는 이 땅에 계셨던 육신 되신 그리스도, 그리고 그의 부활하심이 모두 그가 참 하나님이심과 결부된 것임을 밝히고, 그것에 대하여 부정하는 이들에게 성경과 만물을 근거로 변증해나간다.

이 책을 읽으며, 마치 바울의 글을 읽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복음에 대한 저자의 열정이 전해지는 것 같았고, 그 복음의 열정을 명쾌한 논리로 일관되게 풀어내는 것을 보며 시원함을 맛보았다. 기독교 변증가로도 유명한 C. S. 루이스가 이 책을 걸작이라 부른 것에 동감하게 된다. 이 책의 내용은 매우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타나시우스는 굵고 큰 흐름으로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그로 인한 구원에 대하여 전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흐름이 절대로 흩어지지 않고 매우 일목요연하게 연결되어 흐른다는 것이다. 오늘날 접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본질적인 복음의 메시지들과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현대의 목회자들이 가까이 두고 수시로 읽어 익혀도 전혀 아깝지 않을 고전임을 확신한다.

아타나시우스, ‘말씀의 성육신에 관한여’, ·피넬로피 로슨·오현미 번역, 서울: 죠이북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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