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 목사(임마누엘교회)

“백약(百藥)이 무효(無效)”. 백 가지 약이 있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락한 세상, 죄악의 광포한 회리바람에 중심을 잃고 휘둘리는 이 세대를 어떻게 하면 온전하게 진리 안에서 세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목회자의 기도 제목일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이스라엘 민족의 공동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유월절 절기를 지키고 정결예식을 거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산을 출발하여 광야에서 푸념하고, 여러 형태의 불평과 불만을 드러내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데스바네아에서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반항과 배도는 극에 달했습니다. 고라의 반란 사건을 포함해서 심지어 모세까지도 절망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고라의 반란 사건으로 인해 죽음의 흑암으로 뒤덮였던 진 안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죽은 시체를 만지는 자는 부정해진다는 원칙에 따라 진영은 부정해졌고, 오염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정결은 모두 무효화 되었으며, 그 결과는 죽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죽음을 두고 보실 수만은 없었던 하나님은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셨는데 그것은 ‘붉은 암송아지’로 드려지는 제의였습니다.

이 제의는 아마 그들에게도 매우 생소했을 것입니다. 붉은 암송아지를 드리는 제의는 일찍이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붉은 암송아지의 제의는 3가지 특징이 있었는데, 첫째로 붉은 암송아지의 제물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하나님께 번제를 드릴 때 사용하는 일반적인 제물 중 하나인 암송아지와는 구별되었습니다. 번제 때 사용하는 암송아지는 히브리어로 ‘에글라’(창 15:9; 신 11:3)입니다. 그런데 민수기 19장에서 하나님이 언급하신 ‘붉은 암송아지’는 ‘파라’(민 19:2)이며, 이 용어는 구약 전체에서 단 한 번밖에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붉은 암송아지 제의’는 지금까지 그들이 제물로 사용한 적이 없었던 제물이 되는 셈입니다. 둘째, 일반적인 제의 때 사용하는 제물은 모두 ‘진영 안 성막’에서 드려져야 했던 반면, ‘붉은 암송아지’의 제의는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진영 밖’에서 드려야 했습니다.

세 번째는 붉은 암송아지를 도살 후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태운 후 그 재를 깨끗한 생수에 섞어서 정화수를 만듭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마다 이 정화수를 가지고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이에게 뿌림으로써 거룩하게 하였습니다. 구구절절한 설명을 생략해도 우리는 ‘붉은 암송아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음을 금방 눈치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가 되시는 예수께서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심으로써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기 때문입니다(히 9:12, 28). 이 뿐 아니라 예수께서는 영문 밖에서 십자가형을 받으심으로써 나무에서 저주 가운데 돌아가셨습니다(히 13:13). 그렇습니다. 고라의 부정으로 인해 더럽혀진 이스라엘의 진영은 우리 인간의 절대 타락성을 상징합니다. 인간의 절대 타락성에서 비롯되는 모든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구약의 수많은 사건들은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요, 종착역입니다.

목회를 하다보니 대부분의 성도들이 매우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중에 경제적인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해 있는 요소입니다. 현대 사회는 과거보다 더욱더 경제적인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가도 ‘돈’ 이야기이며, 모든 문제의 중심에는 ‘돈’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입니다. 사단은 자꾸 사람들을 속입니다. 돈을 많이 소유할수록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고 유혹합니다. 삶의 고통의 문제는 좋은 직장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생각지 못하게 일어난 오늘의 문제와 오랜 기도에도 풀리지 않는 상황과 환경에 처할 때 정말 예수님이 이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가져다줍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귀결된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질문 앞에서, 어떤 도전 앞에서도 대답할 말은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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